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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칭 전화인 줄"‥한국 민주주의 신뢰 송두리째 흔들렸다

"사칭 전화인 줄"‥한국 민주주의 신뢰 송두리째 흔들렸다
입력 2026-02-17 19:46 | 수정 2026-02-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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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2·3 내란은 우리 주변국들까지 충격에 빠뜨렸던,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국격을 추락시킨 참사였습니다.

    계엄이 선포됐다는 연락을 받은 주한미국대사가 '사칭 전화'를 의심할 정도였고, 세계는 한국이 40년 전 독재 시대로 후퇴한다며 경악했는데요.

    신재웅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바로 그날 밤 군대를 움직일 계획이었으면서, 아무 일 없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타국 대통령을 들러리 세웠습니다.

    밤 11시, 국회 앞 도로에 군용 차량이 등장하자 외신들은 경악했고, 이 충격적인 장면은 전세계로 타전됐습니다.

    [마이크 발레리오/CNN 기자 (2024년 12월 3일)]
    "두 대의 군용 차량이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를 보세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

    [라파엘 워버/AP통신 특파원 (2024년 12월 3일)]
    "이 사태는 1980년대에 끝난 한국의 과거 독재 역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동맹국 미국 역시 철저히 따돌렸습니다.

    당시 주한미국대사는 내란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사칭 전화가 아닌지 의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시아 민주주의의 한 축이자, 핵심 우방인 한국에서의 갑작스런 계엄 소식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겁니다.

    [필립 골드버그/전 주한미국대사]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깊은 실망감이 있었습니다."

    오랜 정치·군사적 파트너에게 뒤통수를 맞은 미국 행정부는 즉각적인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한미 핵 협의그룹 회의와 도상연습이 무기한 연기됐고, 미 국방장관 방한도 취소됐습니다.

    [베단트 파텔/미 국무부 부대변인 (2024년 12월 4일)]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미국은 이 사태를 중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다던 '가치 외교'의 결말은 신뢰의 상실이었고, 대통령의 어리석은 결단은 결국 몇 달간의 외교적 공백을 초래했습니다.

    동맹의 신뢰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곧 국격의 뿌리라는 어쩌면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가장 가혹한 방식으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 고지혁(LA) / 영상편집 :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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