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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인데‥아픈 '제2의 황유미'들

[소수의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인데‥아픈 '제2의 황유미'들
입력 2026-03-11 20:39 | 수정 2026-03-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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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 19주기가 얼마 전이었는데요.

    업계는 호황이라지만 일하다 병드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산재 인정도 여전히 막막하다는데요.

    <소수의견> 정한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삼성 반도체 기흥공장 협력업체 노동자였던 박종성 씨.

    2012년부터 10년 가까이 폐기물 처리를 맡았습니다.

    [박종성/전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찌꺼기를) 탁구 라켓 같은 걸로 인위적으로 떨구는 거야. 그때 분진이 쫙 올라오는 거 보면요, 엄청나요."

    4년 전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박종성/전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어지럽고 앞이 안 보이고 막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산업재해 인정과 별개로 박 씨는 삼성에서 치료비 일부를 지원받았습니다.

    삼성이 아픈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며 반도체 업무와 관련성 높은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겁니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해마다 1백여 명씩 지원받았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보상은 아닙니다.

    1994년 고3 때부터 20년 넘게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한 정향숙 씨.

    [정향숙/전 삼성전자 직원]
    "저희가 일했던 곳이 냄새가 좀 많이 심했었거든요. 코를 확 찌르는 듯한…"

    왼쪽 관자놀이부터 귀 아래까지 긴 상처가 보입니다.

    지난 2022년 뼈에 종양이 생기는 '거대세포종' 진단을 받고 수술 뒤 왼쪽 청력을 잃었습니다.

    1백만 명당 1명꼴로 생기는 희귀병인데 정 씨 공장에서만 환자 2명이 나왔습니다.

    정 씨는 보상받지 못했습니다.

    반도체 공정과 희귀병 사이 인과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정향숙/전 삼성전자 직원]
    "인정 받기가 진짜 힘든… 차라리 다치거나 눈에 보이는 게 보이는 사고면 그냥 그거는 되더라고요."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인정을 받는 것도 험난합니다.

    발병 원인을 당사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자료를 달라고 요청하더라도 사측은 버티기 일쑤입니다.

    삼성전자든, SK하이닉스든, 협력업체든 대부분 다 그렇다고 합니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화학물질 관련 자료는 영업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 겁니다.

    [이고은/노무사]
    "유족에게만 의학적 과학적 입증을 요구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구처럼 몰아가는 태도가 과연 임직원을 위한 것인지, 망인과 유족을 애도하는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숨진 지 19년.

    반도체 업계는 '백만닉스', '20만전자'로 대표되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아픈 노동자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소수의견>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정영진 / 영상편집: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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