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국에 온 23살 베트남 청년 뚜안 씨.
지난 10일, 그는 경기 이천의 한 공장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고향을 찾아 환하게 웃던 청년이 늦은 밤 홀로 근무를 하다가, 한 줌의 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차주혁 노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3년 만에 한국에서 돌아온 손자.
할머니는 몇 번이고 손자 얼굴을 확인합니다.
[응우옌 반 뚜안(지난달 15일, 고향 방문 당시)]
"<이게 누구야?> 저 왔어요. <누구라고?> 저라니까요. <세상에, 얘 좀 봐라.>"
23살 베트남 청년, 응우옌 반 뚜안.
반가움은 불과 한 달 뒤, 절규로 바뀌었습니다.
[故 뚜안 유해 귀환(지난 20일, 베트남 노이바이 국제공항)]
"뚜안아. 내 아들아. 내 아들아."
지난 10일 새벽, 경기도 이천의 한 자갈 가공 공장.
뚜안 씨는 가동 중인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러 기계 아래로 들어갔다가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위험한 야간작업이었지만 곁을 지키는 동료는 없었습니다.
[사고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아까 상황을 설명드렸잖아요. 한 분이 그만두셨다고. 원래는 2인 1조예요. <그런데 그날은 1명이었다는 거죠?> 그렇죠. 1명이… 저희가 그건 인정하는 부분이에요."
건설 현장에서 다친 아버지를 대신해 여덟 식구의 생계를 책임져 온 장남.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찾았던 한국은 그에게 희망의 땅이었습니다.
[쩐티 흐엉/故 뚜안 씨 이모]
"한국으로 떠날 때는 그렇게 건강하고 늠름했던 아이가, 이렇게 한 줌 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이 기막힌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왜 스물셋 청년이, 심야 시간에 위험한 기계 아래로 혼자 들어가야 했는지, 유족들은 우리 사회에 묻고 있습니다.
[응우옌 반 투/故 뚜안 씨 동생]
"저희 가족이 겪은 이 비극적인 일을, 한국에 있는 베트남 동포 그 누구도 다시는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올해 들어 일터에서 숨진 이주노동자는 확인된 사례만 13명입니다.
멈춰버린 벨트 아래 바스러진 한 청년의 꿈 앞에, 이제는 우리가 답할 차례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황주연 / 영상편집: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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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차주혁
"저 왔어요" 웃던 베트남 청년, 한 달 만에 '한 줌의 재'로
"저 왔어요" 웃던 베트남 청년, 한 달 만에 '한 줌의 재'로
입력
2026-03-29 20:24
|
수정 2026-03-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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