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노동자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 항소심에서 박순관 대표가 무려 11년이나 감형받자 사법부를 향한 비판이 거셉니다.
산재 사망을 줄이려고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어놨는데 이를 무력화했다는 겁니다.
기자의 눈, 강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유족 전부와 합의했다"는 게 핵심 감형 사유였습니다.
아리셀 박순관 대표는 덕분에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대폭 감형됐습니다.
재판부는 충분한 피해 회복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유족들은 모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리셀 참사' 피해자 유가족 (어제)]
"우리가 돈이 없고 권리 없고 사는 게 힘들어서 이런 판결을 내리는 건가요."
유족들이 재판부에 낸 의견서입니다.
"합의금을 제시하면서 처벌불원서를 종용하는 관행은 사람이 죽어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준다“며 "형식적 합의를 감형 사유로 삼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합의했다고 감형했습니다.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하며 걱정했던 상황입니다.
당시 재판부는 "막다른 길에 몰린 유족이 생계를 위해 합의하면 결국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가가 선처를 받는 악순환"을 경계했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은 아리셀 경영진의 방패가 됐습니다.
변호를 맡은 대형로펌 김앤장은 비상구를 층마다 설치할 의무가 없다는 논리를 만들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처참한 참사 현장은 스스로 그 모순을 드러냅니다.
화재는 층을 가리지 않습니다.
모순은 또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화재 이틀 전 폭발 사고를 언급하며 "제대로 매뉴얼을 만들고 준수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고 하면서도 "안전을 위한 조치를 완전히 방치하지 않았다"며 피고인 편을 들었습니다.
양대 노총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뒤로 한 법 기술과 말장난에 불과하다", "사람이 죽어도 사후 수습을 하면 책임은 줄어든다는 메시지만을 또렷이 남긴 최악의 판결"이라고 했습니다.
사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의 눈, 강은입니다.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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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강은
[기자의 눈] "23명 숨졌는데"‥법 무력화한 '아리셀 참사' 감형 판결
[기자의 눈] "23명 숨졌는데"‥법 무력화한 '아리셀 참사' 감형 판결
입력
2026-04-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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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4-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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