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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11년 만에 '두 줄 서기'?‥"바쁘면 걸을 수밖에"

[바로간다] 11년 만에 '두 줄 서기'?‥"바쁘면 걸을 수밖에"
입력 2026-05-07 20:31 | 수정 2026-05-0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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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조건희입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왼쪽을 비우고 한 줄로 서는 모습, 이제는 익숙하죠.

    그런데 정부가 11년 만에 다시 '두 줄 서기' 캠페인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줄 서기를 하면 사고 위험도 있고 부품 고장도 잦아서라는데요.

    두 줄 서기 하자고 계도 활동을 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해서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출근길 지하철 8호선 구리역.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민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오른쪽에 서 있거나 왼쪽으로 걷습니다.

    이런 '한 줄 서기'는 이제 상식입니다.

    [장금자]
    "두 줄로 서 본 적은 있는데 조금 미안하더라고."

    그런데 여기서는 두 줄로 서라고 합니다.

    길이가 65m, 국내에서 가장 길어 사고나면 크게 다치기 때문입니다.

    '두 줄로 가면 안전하다'는 글이 곳곳에 보이고, 방송도 쉬지 않고 나옵니다.

    "두 줄로 서서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잘 안 바뀝니다.

    역무원이 팻말을 들고 왼쪽을 막자 그제야 두 줄이 만들어집니다.

    [역무원]
    "욕하시는 분들도 계시대요. 밀치고도 가고… '내가 지각하면 뭐 당신이 책임질 거야?' 이런 사람도 있었대요."

    역사 사무실에서 이 팻말과 형광 조끼를 빌렸습니다.

    직접 안전 요원이 돼서 이 '두 줄 서기' 에스컬레이터에서 안내해 보겠습니다.

    2분가량 내려가는 동안 저를 앞질러 내려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 번은 제 뒤로 긴 줄이 생겼는데, 은근히 뒤통수가 따가웠습니다.

    [조문정]
    "다 막히게 되잖아요. 불편할 것 같아요. 급하게 급할 때는 빨리 가야 돼서."

    지난 30년간 에스컬레이터 타는 방식을 두고 정책은 왔다 갔다 했습니다.

    1998년 '바쁜 사람 배려하자'며 한 줄 서기가 시작됐습니다.

    안전 문제 등이 불거지자, 정부는 2007년 두 줄 서기를 하자고 했고, 호응이 없자 2015년 캠페인을 폐지했습니다.

    그러다 11년 만에 두 줄 서기를 재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자주 고장이 난다는 게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서 있는 오른쪽 부품 마모율이 왼쪽보다 95%, 약 두 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고장 나면 수리 비용이 많이 듭니다.

    고장은 또 사고로도 이어집니다.

    2023년 14명이 다친 수내역 사고, 같은 해 12명이 다친 경복궁역 사고는 '부품 마모'가 원인이었습니다.

    넘어짐 사고가 많은 것도 두 줄 서기 재추진 이유입니다.

    최근 10년간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3분의 2는 이용자 과실이었는데, 이 가운데 78%가 걸어가다 넘어진 사고였습니다.

    안전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강정옥]
    "원래 좌측통행이었다가 우측통행으로 바꿨잖아요. 그것도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익숙해졌거든요."

    반면 1분이 급한데 효율이 우선이라는 시민도 많습니다.

    [이윤서·유효린]
    "바쁜 사람 빨리 가야 되는데 그러면 또 비켜줘야 되고… 막히면 또 성격 안 좋은 사람은 화를 낼 것 같아요."

    지난 30년간 한 줄 서기는 몸에 밴 습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정책 전환의 이유와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못한다면 반발과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바로간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최대환 / 영상편집: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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