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재명 대통령이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연체채권 추심을 놓고, "돈놀이도 정도껏 하라"고 질타하자 상록수가 이제서야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장기 채무에 시달리던 11만 명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는데요.
이렇게 할 수 있는 일을, 왜 20년 동안 못 한 걸까요?
보도에 김민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기초생활수급자인 50대 김 모 씨.
IMF 금융위기 때 해고되고, 2000년대 초반엔 장사하다 망해 4천만 원을 빚졌습니다.
낮에는 봉제 일감을 받아 재봉틀을 돌리고, 자정부터 새벽까지 건물 청소를 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다 갚지 못했습니다.
20년 동안 원금에 이자까지 붙으면서 빚은 결국 1억 원대로 불었습니다.
[김 모 씨/50대 기초생활수급자(음성변조)]
"신용불량이 됐고 카드도 못 만들고 핸드폰도 못하고. 부모님 명의를 쓰고… 모든 일은 현찰을 받는 것만 했어요."
새 정부 들어 출범한 새도약기금을 통해 작년 말 절반인 2천만 원을 탕감받았지만, 나머지 채권 절반을 갖고 있는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는 탕감은커녕 20년 넘게 장기 추심을 이어왔습니다.
20여 년 전 아는 사람 보증을 섰다가 빚을 떠안게 된 70대 기초생활수급자.
원금 430만 원은 2천만 원대로 불어났습니다.
빨리 갚지 않으면 임대아파트 보증금에 가압류를 걸겠다는 등의 추심 편지를 오늘도 받았습니다.
[김 모 씨/70대 기초생활수급자(음성변조)]
"그 사람이 갚은 줄 알았더니 안 갚고,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무섭고 가슴이 떨렸죠."
'상록수'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신용불량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실상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대통령이 "원시적 약탈금융"이라며 강하게 질타하자, 이제서야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어제, 국무회의)]
"그거 뭐 죽을 때까지 (빚이) 10배, 20배 늘어나서 막 끝에까지 다 정말 집안에 콩나물 한 개 팔아서라도 다 갚아야 된다, 끝까지? 이게 국민적 도덕감정이 맞냐…"
미래가 보이지 않던 11만 명이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됐습니다.
[김 모 씨/50대 기초생활수급자(음성변조)]
"너무 기쁘긴 했어요. 얹혔던 게 내려가는 느낌의 가슴에 응어리 같은 게."
민간 배드뱅크뿐만 아니라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도 최소 7년이 넘는 장기 부실 채권을 4천9백억 원 넘게 갖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캠코의 오래된 채권 현황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승 / 영상편집: 박문경 / 자료제공: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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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김민형
430만 원 빚이 2천만 원이 돼 노후를 옥죄었다‥대통령 질타에 청산 절차
430만 원 빚이 2천만 원이 돼 노후를 옥죄었다‥대통령 질타에 청산 절차
입력
2026-05-13 20:34
|
수정 2026-05-1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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