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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반출됐던 문화유산 반세기 만에 귀환

미국으로 반출됐던 문화유산 반세기 만에 귀환
입력 2026-02-10 07:31 | 수정 2026-02-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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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과거 무분별하게 외국으로 빠져나갔던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정말 많죠.

    그런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일괄 등재된 귀한 책판본들이 기증을 통해 미국에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워싱턴 김재용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한눈에 봐도 수백 년이 넘은 듯한 목조 책판.

    18세기 정조시대 명재상이자 실학자인 번암, 체재공의 사상을 담은 번암집의 책판입니다.

    체제공은 정약용이 조선 후기의 '사직신', 즉 국가를 책임지는 대정치가로 유일하게 꼽았던 인물로 시전 상인들의 상업 독점권과 정경유착을 금지하는 정책, 이른바 '신해통공'을 추진하는 등 시대를 앞서간 개혁자입니다.

    번암집은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일괄 등재됐지만, 전체 천159점의 책판 가운데 불과 30%만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지난 70년대, 한 미국인이 한국 골동상인으로부터 구입한 번암집 한 점이 재미동포의 손을 거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책판을 구입한 미국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건데 사학을 전공한 여동생을 통해 그 진가를 알게 돼 기증을 택한 겁니다.

    [김은혜/번암집 책판 기증자]
    "깜짝 놀라고 그분의 그런 작품이 한국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미국에 나와 있다는 것에 되게 많이 놀랐죠."

    진품을 알아본 여동생은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김민혜/기증자 여동생(사학 전공)]
    "(인쇄를 위한 목판은) 그 위에 아무것도 칠을 해서는 안 되는 건데 판매를 위해서 금도장이 돼 있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죠."

    돌아오는 유산은 또 있습니다.

    조선 후기 의병장인 척암 김도화 선생과 유학의 거두, 우암 송시열 선생의 책판본으로, 역시 70년대 초 한국에서 일하던 미국인이 골동품 상인으로부터 구입했습니다.

    특히 척암 선생의 책판은 번암집처럼 세계기록유산에 '한국의 유교책판'이란 이름으로 일괄 등재된 유산입니다.

    문화유산재단의 추적으로 소재가 파악됐는데, 구입자의 손자는 흔쾌히 기증을 선택했습니다.

    [애런 팔라/구입자의 외손자(20대 대학생)]
    "저는 자발적으로 반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의 역사는 한국인들에게 속한 것이고, 문화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젊은 후손의 선의가 반갑지만 그만큼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과거 무분별하게 거래돼 빠져나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환수 절차를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허민/국가유산청장]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우리나라 국가유산들을 국가유산청은 끝까지 추적하고, 환수하고 그리고 기증받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 1949년 세계 최초로 대사관을 설치한 장소인 현 주미대사관 영사부 건물에 기념 동판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외교적 기틀을 마련한 역사성과 정체성을 각인시킨다는 취지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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