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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24회 하이라이트] 공무원 직원 '일거수 일투족' 사찰

[스트레이트 24회 하이라이트] 공무원 직원 '일거수 일투족' 사찰
입력 2018-10-15 11:06 | 수정 2018-10-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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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기자]

    양윤경 / yangyang@mbc.co.kr
    곽동건 / kwak@mbc.co.kr


    ◀ vcr 1 ▶

    "5월 14일 퇴근 후 주요 동향.
    19일 퇴근 후 주요 동향.
    6월 8일, 9일, 10일 퇴근 후 주요 동향"

    "동향 보고서"라고 쓰고
    "미행 보고서"라 읽어야 할 이 문건은
    한 인물을 약 40일 동안 감시하며 보고 들은
    사생활이 분 단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5월 14일 저녁 7시 50분
    무교동 1번지 유료주차장에 주차.

    10분 뒤 '000 김치찌개'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소주 1병을 겸한 식사.

    대화시 000가 000에게 존칭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음.
    식사대금 17,000천 원은 000가 계산."

    대화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에,
    계산할 땐 바로 뒤에 서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9일 저녁 7시 11분 0000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 000 차에 승차.

    4분 뒤, 000 호텔에 도착해 지하4층에 주차"

    표정이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관찰하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이후로도 한 달쯤 더 미행을 당합니다.

    "밤 10시 40분, 가게에서 병맥주 2병과
    과자 3봉지를 구입하였고 000가
    맥주 1병을 떨어뜨려 깨졌으며

    00아파트 000동 000호에서 음주.

    밤 11시 50분 '000 돼지껍데기' 부근에
    주차 후, 조수석의 000와 진한 키스."

    그림자처럼 곁에 붙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듣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6월 8일 밤 8시 49분부터
    000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차안에서 애정행각"

    "9시 50분 000의 엉덩이를 왼손으로 2회
    가볍게 치고 손을 흔들며 배웅"

    이쯤되면 이 보고서의 목적이 도대체 뭔지
    궁금해집니다.

    "9일 저녁 8시 20분부터 9시 15분까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차에서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껴안음.

    10일 저녁 6시 50분부터 '화덕00'
    신촌점에서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한 후

    10시 50분경 000빌딩 9층에서
    새벽 2시 40분까지 성관계."


    A4 7장에 걸쳐 한 인간을 발가벗기는
    이 보고서는 취재진이 입수한 '청와대 흥신소',
    공식 명칭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수사 증거 자료 가운데 가장 두꺼웠습니다.

    대남 침투 간첩이나 마약 밀매상을 따라붙는 듯
    치밀한 이 미행의 대상은 한 공무원이었습니다.

    이 공무원은 왜 미행을 당한 걸까.

    취재진은 미행의 배경을 당시 정치권에 들어온
    정보보고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 정치권 관계자 ▶
    "00공사 산하에 000 회사였거든요. 거기다가 이제 어떤 사람을 직원 하나를 자기네 편 하나를 박으려고 이제 승진시키는 어떤 자리에 해라(보내라) 그러니까 000사장인가가 너무 무리한 요구다, 그건 아니다.. 이제 (취직을 시키라는) 말을 안 듣지. 그러니까 이제 그놈을(사장을) 감찰을 시켜요."

    즉 권력 실세의 인사 청탁이 있었고,
    이 청탁이 실패하자
    청탁을 안 들어준 인물을 감찰하라고 시켰는데...

    ◀ 정치권 관계자 ▶
    "감찰을 시키는데 별 문제가 안 나오거든? 그게 무슨 말이냐, (감찰을) 더 철저히 해라(고 시켜서) 무려 5번 (감찰을) 해요. 그런데 그 결과 이제 별 문제 없으니까 이 자(담당자)가 별로 우리한테 협조를 안 한다, 그래서 그 (감찰 담당) 차장을 미행을 했어. 그 차장이 연애를 했어"

    감찰 결과가 깨끗하자
    이번엔 감찰을 담당했던 공무원의 사생활을 털었다는 얘깁니다.

    정부 공식 보고서에 사생활이 낱낱이 담긴
    그 공무원입니다.

    이 공무원은 보고서가 작성된 다음 달
    사직서를 제출하고 공직을 떠났습니다.

    사람이 밥 때가 되어 식당에 가
    김치찌개를 먹고 소주를 마시는 걸 몰래 보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그것을 무기로 생업을 그만 두게 한다.

    이명박 정부 공무원들이 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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