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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27회 Full] 청와대 캐비닛 문건 '포청천의 비밀공작'

[스트레이트 27회 Full] 청와대 캐비닛 문건 '포청천의 비밀공작'
입력 2018-11-05 11:19 | 수정 2018-11-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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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기자]

    나세웅 / salto@mbc.co.kr
    곽동건 / kwak@mbc.co.kr


    ◀김의성▶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주진우▶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김의성▶
    주진우 기자

    ◀주진우▶


    ◀김의성▶
    지난주 동안 저희 스트레이트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많은 소식들이 뉴스로 많이 터졌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국감장에서, 검찰에서, 법원에서 연일 스트레이트 보도 내용들이 결과를 맺고 있습니다.

    ◀김의성▶
    네, 지난여름에 저희가 보도해드렸던 직권을 남용해서 삼성의 불법파견을 봐준 혐의죠.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 그리고 권혁태 전 서울노동청장에 대해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주진우▶
    그때 기억나십니까. 우리 곽동건 기자가 그 무더운 한 여름에 정현옥 차관을 쫓아서 산을 막 올라가는데

    ◀김의성▶
    네, 곽동건 등산 사건이라고.

    ◀주진우▶
    네. 체력이 너무 저질이어 가지고 아주머니들과 각종 팬들이 보약 해먹이라고 난리였어요.

    ◀김의성▶
    아, 정말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곽동건▶
    아, 네. 그때 같이 등산하면서 정현옥 전 차관이 저희한테 계속 했던 얘기가 진실은 하늘이 안다. 이거였는데요. 이번에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을 때도 진실은 하늘이 알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김의성▶
    아니,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면 진실에 대해서 자기가 스스로 얘기를 하면 되지 그게 하늘이 알고 있다고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일입니까?

    ◀주진우▶
    노동부가, 우리 공무원이 죽어가는 노동자 편을 들어야 되는데 우리 노동자 편은 안 들고 삼성 편만 들었다. 이게 진실 아니었습니까?

    ◀김의성▶
    네, 이번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그간 소위 삼성보호부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었던 노동부도 자기 위상을 제대로 찾게 되지 않겠습니까?

    ◀주진우▶
    하지만 영장 발부는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최근에 법원이 공무원의 직권 남용 범위에 대해서 너무 까다롭게도 봅니다.

    ◀김의성▶
    이거는 최근에 양승태 사법농단 건과도 좀 관련이 있는 거죠?

    ◀주진우▶
    그렇습니다. 판사들이 사법농단 사건에서 직권 남용에 다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 판결이 무딘 건 아닌가. 이런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김의성▶
    네,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희 스트레이트도 이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서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김의성▶
    그리고 지난 30일에는 우리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최종판결이 나왔죠?


    ◀ 나세웅 ▶ 맞습니다. 따져보니까 소송을 시작한지 13년 8개월 만입니다.

    ◀주진우▶
    그 사이에 너무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어요.

    ◀나세웅▶
    네. 10월30일이었죠. 대법원이 일본 전범기업들이 강제징용,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된다. 1억 원씩을 배상해야 된다는 판결을 최종적으로 확정했습니다. 네. 그렇지만 최종 판결이 나왔다고, 그래서 뒤늦게 정의가 구현됐다고 만족하기에는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세 분의 소송 원고가 돌아가셔서 지금 살아계신 분은 이춘식 할아버지 한 분밖에 안 계신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이제 이것부터 시작이죠. 과연 누가 어떻게 재판을 미루고 정의를 지연시켰는지 이 부분이 앞으로 드러나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진우▶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아직 해결해야 될 판결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과 더불어서 위안부 할머니 판결이 남아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으로 고통 받는 피해자들의 한이 풀릴 때까지 저희 스트레이트는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김의성▶
    박근혜, 이명박. 지난 두 정권의 은밀한 비밀들이 숨겨져 있던 문건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청와대 케비넷 문건. 저희 스트레이트에서는 지난 10개월 동안 끈질기게 정보 공개를 요청한 끝에 이 베일에 싸인 케비넷 문건의 전체 목록을 입수했습니다.
    나세웅, 곽동건 기자. 두 기자가 이번에 이 문건들을 꼼꼼하게 분석했다고요.

    ◀주진우▶
    많이도 분석했습니다.

    ◀나세웅▶
    네, 그렇습니다. 너무 많다 보니까 이 양이 한 4,300여건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중에서 공개된 것만 1,200여건이라서 일단 그것부터 저희가 분석을 했고 추가로 비공개된 것도 좀 취재를 통해서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곽동건▶
    네, 특히 정보기관이 생산한 문건들이 아주 많았는데요. 오늘 먼저 단독으로 저희가 공개할 문건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이 국정농단에 어떻게 기여를 해왔는가. 이걸 볼 수 있는 문건입니다.
    ◀ END ▶


    ◀ <단독> 국정농단 찬양한 국정원 '정책정보' ▶

    잇딴 북한 미사일 도발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던 지난 2016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10박12일 아프리카 3국 순방에 나섭니다.

    전쟁 위기까지 거론되는 와중에
    너무 한가한 외교 일정 아니냔 거센 논란에도

    박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길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한국형 원조 사업,
    '코리아 에이드' 홍보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2016년 5월 아프리카연합(AU) 특별연설▶
    "보건, 음식, 문화 등의 기능을 담은 트럭이 여러 지역의 주민들을 찾아가 한국과 아프리카가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현지인들에게 진짜 필요한 현지 물품과 식품을 제공한다는 국제 원조의 기본 원칙과 달리

    코리아에이드는 아프리카 현지인들에게
    주로 비빔밥, 김치볶음, 양념치킨, 수정과
    같은 한식을 나눠주고..

    ◀2016년 5월 에티오피아 순방 당시▶
    "이게 에티오피아 국민들이 수정과 즐길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반응이 어땠어요?"

    K-Pop이나 보건위생 관련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2016년 5월 에티오피아 순방 당시▶
    "어떻게 저 영상은 재밌게 봤나요? 잘 따라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렵지 않을 텐데"

    이래서 사업초기부터
    국제 원조가 아니라 '한류 홍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6년 5월 케냐 순방 당시▶
    "어떠세요? 여기 한국음식 먹어보니까.."

    ◀한재광 대표 / 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
    "제일 첫 반응은 ‘아, 이런 엉터리 원조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신이다. 엉터리다. 졸속이다. 이벤트다"

    가령 미숫가루처럼 물에 타 먹는
    쌀가루 가공식품도 제공했는데,

    정작 식수조차 구하기 어려운 현지 주민들에겐 무용지물이었던 식입니다.

    ◀한재광 대표 / 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
    "물 자체가 깨끗하지 못하니까 현지에 맞지 않다. 우리 한국식 생각을 해서 쌀을 물에 풀어서 먹으면 사람들이 많이 먹지 않겠냐는 걸 만들었기 때문에 현지와 맞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는 이 무렵 작성돼
    박근혜 정부 캐비닛 속에 숨겨져 있던
    코리아에이드 관련 6개 문건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먼저 당시 외교부가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언론대응 문건

    ◀음성 대독▶
    3대 비판 요지.
    1. 순방용 1회성 행사.
    2.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 사업.
    3. 원조와는 무관한 한식 한류 홍보사업.

    당시 국내외 비판을 박근혜 외교부도 잘 알고 청와대에 보고한 겁니다.

    그런데 정작 국내외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국정원이 '정책 정보'라며 청와대에 올린
    문건을 보면, 그야말로 찬양 일색입니다.

    ◀음성 대독▶
    '대통령님 순방으로 코리아에이드가
    원조 사업의 최적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일각의 비판은 트집잡기 시도다'

    '새마을운동과 함께 대표적인 아프리카 지원 모델로 자리잡게 하자'

    이쯤 되면 첩보도 정보도 아닌,
    국정원의 아첨입니다.

    왜 그랬을까

    한 편의 촌극 같았던 코리아에이드의
    진짜 배후는 바로 최순실이었습니다.

    한식을 납품한 건 최순실의 미르 재단,

    각종 홍보 동영상은 차은택의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제작됐고,

    현지 태권도 시연도
    최순실의 K 스포츠 재단이 맡았습니다.

    2016년 51억원의 예산이 긴급 투입됐고
    이듬해엔 140억원까지 증액 편성됐습니다.

    최순실이 정부 예산으로 사업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아프리카 순방 홍보에 나섰던 겁니다.

    당시 국정원이 이를 몰랐을까.

    국정원 개혁위원회 조사 결과
    국정원은 이미 2014년부터 최순실과 미르재단 관련 첩보 보고서를 170차례나 작성했습니다.

    그런데도
    코리아에이드 관련 국정원 캐비닛 문건엔
    최순실의 최자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알고도 모른 척 한 겁니다.

    반면 최순실과 미르재단의 수상한 단서를
    첩보 보고했던 국정원 직원들은
    '유언비어 유포'나 '복장 불량' 등의 이유로
    국정원 본청에서 지부로 좌천됐습니다.

    국정원이 박근혜 정권 입맛에만 맞는
    아부성 허위 보고만 올리는 사이, 이 나라가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더욱 곪아갔던 겁니다.

    ◀ END ▶
    ◀ 스튜디오 2 ▶


    김의성
    네. 코리아에이드. 정말 지금 보니 어처구니없는 사업이네요. 밥 굶고 있는 사람들한테 가서 한국음식 맛있냐고 물어보고 그 아프리카의 사람들한테 한국 음식 맛있냐고 물어보고

    주진우
    떡볶이를 내놔요.

    김의성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입니까. 그런데 이 부끄러운 일을 또 잘했다고 찬양하는 국정원은 또 뭐고요. 국정원 참 무서운 조직인 줄 알았더니 이런 우스운 일도 많이 했네요.

    주진우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에는 이런 말이 통용됐습니다. 작전에 실패한 요원은 살아남아도 의전에 실패한 요원은 살아남을 수 없다.

    김의성
    국정원에서요.

    주진우
    네. 국정원에서 하는 일이 주로 이런 일이었습니다. 심기 관리. 이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도 했습니다.

    김의성
    그러니까 첩보는 틀어막고 아부만 장려했다. 이 얘기군요.

    곽동건
    네. 그런데 국정원 아부의 역사는 박근혜 정부 전에 이명박 정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제가 문건 하나 가져왔는데 대통령 라디오 연설 관련 반응이라고 돼 있죠.

    주진우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열심히 하셨습니다.

    김의성
    네.

    곽동건
    네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처음 시작한 날. 첫날에 만들어진 국정원 보고서입니다. 직접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냐면요. “적절한 시점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감성적이면서도 자신에 찬 어조로 국민들을 다독이셨다.”

    주진우
    다독여요?

    곽동건
    그리고 “이런 연설을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김의성
    이게 무슨 정보입니까. 이게.

    주진우
    이걸 보고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가장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정권이 끝날 때까지 라디오 연설을 가장 좋아하는 행사라고 자기가 몇 번이나 자신하고 그랬습니다.

    나세웅
    이런 걸 이제 정책 정보라고 하는데요.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국정원IO들, 그러니까 정보관들이 한 200명 됩니다. 그러니까 전국에서 각지에서 정보를 가져오는데 그것을 흔히 얘기하는 국익전략실, 분석관들이 분석해서 이 보고서를 만드는, 아주 질 높은 보고서라고 하는 게 바로 이런 내용이었던 겁니다.

    주진우
    국정원 정보라고 하면 대단할 것 같죠. 국정원이니까 정보에 대해서는 최고 클래스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김의성
    그냥 007가방 안에다 아부를 가득 넣어서 상납을 한 꼴이군요.

    주진우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확한 비판을 받으면요. 그분은 대답을 안 하시고 먼 산을 보세요. 근데 이명박 대통령은 비판을 받잖습니까. 그러면 화를 내거나 욕을 하십니다. 그래서 정책 보고, 정보 보고가 아니라 아부성 발언, 아부성 보고로 계속 흘러가게 된 것이죠.

    나세웅
    원하는 정보에 맞춰주게 되는 거죠.

    김의성 그렇죠.

    나세웅
    실제로 보고를 했던 정보관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런 정책보고를 아침마다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서 가방에 들고 가서 넣었다고 합니다.


    김의성
    직접 비서관이나 이렇게 전달되는게 아니라 민원실을 통해서 갔다고요?

    나세웅
    오히려 출입 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보안도 그렇고요. 그리고 기록도

    주진우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고 했겠죠, 네.

    곽동건
    그런데 케비닛 속에 드러난 국정원의 활동은 이게 다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케비닛 문건 목록을 살펴봤더니요. 공기업 사장, 언론사 논설위원, 그리고 야당 정치인들 이름이 아주 자주 등장을 하는데요.

    주진우
    다 민간인들이네요?

    곽동건
    네. 제목만 봐도 불법사찰이 굉장히 의심되는 그런 문건들이 많았습니다.

    나세웅
    국정원의 사찰은 공무원들, 공직에 계신 분들, 혹은 유명인들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설마 이런 데까지 볼까. 싶을 만큼 광범위한 사찰이 이루어졌습니다.

    ◀ END ▶

    ◀<단독> 국정원 동네사랑방까지 사찰▶

    초등학교 옆 작은 도서관.

    방과 후 아이들로 북적입니다.

    오늘은 화분에 함께 기른 벼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 S Y N ▶
    김현실 사서 / 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
    만져봤을 때 통통해야 돼. 딱딱해야 돼. 그래야 걔가 영근 거예요 //

    8살 채은이.

    봄에 볍씨를 심고, 커가는 과정을
    매일 관찰했습니다.


    ◀ S Y N ▶
    "2008년 5월 9일 수. 너 많이 자랐네. 너는 만져보니까 부드러워. 너는 귀여워. 달팽아

    7월 11일
    오늘은 너가 좀 까슬까슬 하기도 하고 보들보들 하기도 해. 꼭 손수건 같아. 너 네 뼘까지 컸네."

    도서관이지만,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 I N T ▶
    이채은 (8살)
    (어떤 게 제일 신기했어요?)
    엄청 빨리 자라는 게 신기했어요. //

    볏단을 묶는 건, 이웃 할머니가 도와줍니다.

    자연스럽게 동네 어른들과 교류하는 법도
    배웁니다.

    '가깝고 작은' 도서관이라서
    가능한 일입니다.

    ◀ I N T ▶정선화 관장 / 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
    “사실 이웃분이 다 키워주시고 저희는 모만 갖다 놓은 거예요. 프로그램도 도서관에서 짠 게 아니라 여기서 아이들이 하는 거 관찰해보고 또 자기들이 좋아하는 거 하고 싶다고 하면 저희들이 같이 따라가서 해주고. 그런 부분이 좀 공공 도서관이랑 다를 것 같아요 ”

    16년 전, 동화책 읽기 모임을 하던 주민들이 지역 교육 환경을 바꿔보자며 십시일반
    자비를 들이고 책을 기증받아 문을 열었습니다.

    ◀ I N T ▶
    김현실 사서 / 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
    “내 자식들은 좋은 책 읽는데 이 지역, 금천구가 좀 되게 열악한데 이 지역 애들은 그렇지 못한 거 같다. 그래서 우리 마을에 모두가 다 같이 책으로 좀 소통하고 행복하고 이 책을 통해서 꿈을 꿨으면 좋겠다.”

    이런 작은 도서관들은 전국 곳곳
    지역 주민들의 호응 속에 6천여 곳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청와대는 이런 작은 도서관의 확산마저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습니다.

    캐비닛 속 문서철, 정책현안 4번.

    2014년 11월 박근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이 정책 현안을 분석한 문건입니다.

    좌파 성향 단체가 작은 도서관에
    '불온 서적을 비치해 이념전파를
    획책하고 회합 장소로 이용한다'면서

    '좌파 활동공간으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립니다.


    작은 도서관이 좌파 아지트라는 겁니다.

    ◀ I N T ▶
    김현실 사서 / 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
    “우리가 책을 읽어서 좌파 성향이 강하다는, 그런 것 느껴봤나요? (책을 읽어서 뭐라고요?) 좌파. 놀랍지 않나요? 그런 거는 지금껏 못 들어 봤는데요.“

    무슨 근거일까.

    <스트레이트>가 처음 공개하는
    박근혜 청와대 캐비닛의 비밀 문건.

    박근혜 청와대가 왜 작은 도서관을
    못마땅해 했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습니다.

    ◀ S Y N ▶
    "광주 소꿉놀이도서관장(조동옥)은
    세월호 집회 참석 등 정부 비판.

    체 게바라 책이 8종류나 배치되어 있고
    '벤처야설' 등 정부 정책에 비판적 서적이
    즐비해"

    누군가 운영진의 평소 동향을 수집하고,
    소장 장서까지 살펴서 보고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입니다.

    사찰 정보의 출처는 국정원,
    이른바 IO, 정보관이 작성한 사찰 문건이었습다

    ◀ S Y N ▶
    김소영 /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검찰 진술 (음성 대독)
    “당시 조윤선 (정무) 수석님이 국정원 IO(정보관) 보고서를 주면서 ‘작은 도서관에 대한 실태 파악을 해보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얼마나 불온한 곳일까.

    이펙트) 안녕하세요?

    국정원이 '좌파 결집소'로 지목했던
    광주의 한 작은 도서관.

    동네 학부모들의 바느질 모임이 한창입니다.

    ◀ I N T ▶
    강미영 강사 / 소꿉놀이 작은 도서관
    “저희 한 4년? 5년 됐을 거예요. 처음 시작은 ‘인형 만들기’였는데요. 애들 필통, 뭐 이런 거 해주고 싶다고 해서 하다 보니까...
    엄마들끼리 갈 수 있는 데가 솔직히 많지 않잖아요. 근데 이렇게 사랑방처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요리 수업도 받고, 책을 읽고 맥주를 마시는 '책맥' 모임도 열립니다.

    이걸 국정원은 '좌파 회합'이라고 본 겁니다.

    '세월호 집회에 참석한 건 맞다'는 도서관장.


    그 마땅한 일을,
    국정원이 사찰하고 청와대에까지 보고했다는 사실에 어이없어 합니다.

    ◀ I N T ▶
    조동옥 관장 / 소꿉놀이 작은 도서관
    “세월호 (참사) 그때 당시에 제 딸이 고등학교 2학년이어서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한데요. 어느 누구든지 세월호 집회에 가슴 아파하시는 분들은, 부모들은 다 참여하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놀랍기도 하고 참 분노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체게바라 책이 8종이나 있다고
    국정원이 사찰했던 부산의 작은 도서관.

    실제론 체 게바라 평전 한 권뿐.

    도서관에 없다면 이상할 스테디셀러입니다.

    벤처 창업의 성공 비법을 다룬
    이 흔한 실용서마저 국정원은 불온 서적이라고 했습니다.

    사찰 내용조차 사실과 달랐던 겁니다.

    ◀ S Y N ▶박소희 이사장 / 어린이와 작은 도서관 협회
    “이런 이야기하니까 히틀러 생각나요. 불 지르고 책 못 읽게 하고 이랬던 그런 아주 유아적 발상이지 않을까. 도서관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는 거죠.”

    동네 사랑방 같은 작은 도서관마저
    엉뚱하게 사찰한 이 국정원 비밀 문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간 영역 사찰이
    얼마나 무차별적이면서도 왜곡됐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 I N T ▶
    박병석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작은 마을 도서관까지 정보기관이 사찰했다면 얼마나 많은 기관과 사람을 사찰했겠는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는 것이죠. 민주주의의 원칙 사생활 보호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불법적 행위입니다.“

    ◀ END ▶

    ◀스튜디오3 ▶
    김의성
    아니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습니까. 볍씨를 키우고 뜨개질을 하고 이런 공간인데 이런 공간을 무슨 좌파 결집소라고요? 자라나는 새싹들을 위한 너무나 소중한 공간인데 아이들 보기 참 미안합니다.

    주진우
    박근혜 정권 때는 책을 읽는 거를 일단 싫어했고요. 사람들이 모이는 걸 싫어했습니다. 그러니까 독서모임? 어우 굉장히 싫어했죠.

    나세웅
    도서관에 이런 책이 있으면 안 되니 당장 치우라는 지시가 내려가기도 합니다.

    김의성
    참, 국민들이 똑똑해지면은 정부를 비판하니까 똑똑해지는 걸 막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주진우
    일제시대의 시선이 머물러 있어요.

    김의성
    결론은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주진우
    독서는 마음의 양식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고요.

    김의성
    이 지역의 풀뿌리 공동체, 작은 도서관들도 이렇게 사찰을 당했는데 정치적인 반대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유력인사들은 도대체 어땠을까. 대략 짐작이 갑니다.

    곽동건
    특히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문건들에서요. 아주 심각할 정도의 사찰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의성
    아, 영포빌딩 문건이라면

    주진우
    이명박 대통령이 영포빌딩에 몰래 가져다 숨겨놓은 문건들입니다.

    김의성
    청와대 재직 시절에 가지고 있던 그 청와대 문건들을 가져간 거죠?

    주진우
    그렇습니다.

    김의성
    근데 이 검찰이 이 문건을 압수하자 자기들이 청와대에서 빼돌려놓고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달라고, 절대 공개하면 안 된다고 또 이렇게 적반하장 격으로 달려들었었죠.

    주진우
    그렇죠. 재판에서 계속 다퉜죠.

    나세웅
    종이 박스로만 한 16박스 된다니까 그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주진우
    거기에는 경찰, 기무사, 다른 정보 보고도 가득했습니다.

    곽동건
    네. 그리고 거기서 나온 문건들을 보다 보면요. 노무현 전 대통령 정보 보고 문건도 있었는데요. 퇴임 후에 노 대통령의 일상을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사찰한 정황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나세웅
    내용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사돈 집 결혼식에 몇 시에 참석을 했다. 그러고는 충주로 내려가서 고 강금원 회장과 같이 골프를 쳤다. 하루 잠을 잤다. 그 다음에는 다른 날에는 또 논산에 있는 젓갈시장에 가서 노사모 회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런 내용들. 그러니까 24시간 동안 미행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김의성
    도대체 퇴임한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사찰한 이유가 뭘까요. 이거 뭔가 약점을 잡아서 그걸 캐내서 이용하려고 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불행한 최후, 그 씨앗이 여기서부터 출발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나세웅
    특히 정치적으로 자신과 반대편에 선 인물, 날을 세운 인물들에 대해서는 극심한 수준의 사찰이 있었습니다. 서슬 퍼런 MB정권 초기, 기억하시죠. 그때 날을 세우면서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 중에 명진 스님 계시지 않습니까. 명진 스님도 막가파식 행태. 라고 지목 당하면서 국정원의 무차별적인 사찰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 END ▶



    ◀3.추적 ‘포청천’ 작전의 비밀 ▶

    인적 드문 월악산 자락.

    가을은 서둘러 속세로 물러가고
    산그늘에 숨은 암자에 겨울이 밀려옵니다.


    명진 스님을 만났습니다.

    ◀ S Y N ▶
    명진 스님 / 전 봉은사 주지
    “(안녕하십니까? 스님 안녕하세요?)
    아이고 이거 오랫동안 나다닌다고 집을 비워서 “

    “(불도 직접 지피시는 거예요?)
    불 지펴야지 안 얼어 죽으려면.“

    8년 전 서울 강남
    봉은사 주지 자리에서 쫓겨난 뒤
    여러 거처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 I N T ▶진 스님 / 전 봉은사 주지
    저희 같은 경우는 홀몸이니까. 해고가 무서울 것도 없고. 어디 가면 하루 세 때 밥 못 먹을 것도 아니고. 절에 그래도 아는 스님들이 많이 있으니까. 가면 잠재워주니까“


    이명박 대통령 시절,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정권의 '눈엣가시'였습니다.

    이명박 전대통령의 기독교 편향 논란이 일자, 사찰 상공에 애드벌룬을 띄워
    "이명박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내겁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엔
    "몰염치하고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3치' 정권"이라고 꼬집습니다.

    ◀ I N T ▶
    명진 스님 / 전 봉은사 주지
    “정권 차원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눈엣가시였던 것만큼은 사실이죠. 왜냐하면 강남이라는 데가 본인들의 어떻게 보면 밭이잖아요. 거기 이상한 중이 하나 들어와서 강력한 비판을 했으니까."

    2010년 7월
    국정원의 보복성 3단계 첩보 작전이 시작됩니다.

    1단계, 국정원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요약해 인사 카드를 만들고

    2단계, 법회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감시합니다.

    명진 스님이 1000일 동안
    매일 1000배를 하겠다며 외부 출입을 삼가자, 비서를 미행합니다.

    사찰을 도와줄 신도도 물색합니다.

    3단계, 악성 코드가 담긴 이메일을 보내
    PC 해킹을 시도합니다.

    미행 감시에 능숙한 내사팀과
    해킹 기술이 있는 사이버팀으로 구성된
    '대북공작' 전문가들이 투입됐습니다.

    이른바 '포청천 팀'입니다.

    “사찰 예산 중 실제 지출하지 않는 절반을
    '종북 좌파' 지원에 쓴다“는 게 ‘포청천’팀 투입 이유.

    하지만 당시 봉은사 회계 담당자는
    명진 스님 때 처음 사찰 재정을 공개하고
    집행 결정에도 신도들이 참여하도록 했기 때문에, 명진의 종북좌파 지원 첩보는
    사실이 아닌 음해라고 단언합니다.

    ◀ I N T ▶황찬익 / 전 봉은사 종무실장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연간 한 10억 가까이 (조계종) 총무원에 세금 내는 게 있어요. 그거 말고는 나머지 거의 다 (봉은사 내부 사업에) 그냥 쓴다고 보면 돼요. 와서 그냥 물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사안인데"

    작전 개시 넉 달 만인 2010년 11월,
    명진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의 석연찮은
    개입으로 봉은사에서 쫓겨나듯 물러납니다.


    ◀ I N T ▶명진 스님 / 전 봉은사 주지
    "코엑스에서 G20 국가 정상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봉은사에서 뭐 플래카드를 붙이든지 애드벌룬을 띄우면서 정부에 비판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거의 그렇게 할 거라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권력에서는."
    "(총무원) 자승 원장으로부터 특사 비슷하게 옵니다. 어느 스님이 찾아와서 ‘지금 당장 나가면 스님이 원하는 사람으로 다음 주지를 임명하겠다.’ ‘자지가 목숨을 걸고 약속 하겠다’라고 약속을 해서 그래 그러면 '내일 내가 나가지' 그랬더니 '지금 당장 나가라. 나가는 것 사진을 찍어서 자승 원장한테 갖다 보여줘야지 된다.'"

    이후에도 명진 스님에 대한
    ‘포청천’ 팀의 사찰과 국정원의 청와대 보고는 계속됐습니다.

    ◀ I N T ▶명진 스님 / 전 봉은사 주지
    “조직적으로 나에 대해서 사찰, 공작을 했다는 사실이 소름 끼치는 일이잖아요. 실제로 그랬다는 걸 문건으로 보니까. 이건 뭐 아주 오싹한 기분이 드는 거죠"
    ---

    지난 2011년 10월
    한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도착한 이메일.

    신규 사업의 허가 가능성을 묻는 내용입니다.

    흔한 민원성 내용이어서
    보좌관은 가볍게 읽고 넘겼지만,

    제 3의 장소에서 보좌관의 컴퓨터를 자신의 컴퓨터처럼 조작하며, 이 이메일을 유심히 훔쳐보는 또 다른 이가 있었습니다.

    역시 국정원 포청천팀.

    "김 보좌관님 노건호입니다"란 제목에
    흥미를 느낀 겁니다.

    해킹으로 이 이메일을 몰래 빼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요양사업을 추진한다는 첩보 보고를 올립니다.

    사실일까.

    ◀ S Y N ▶
    김00 / 국회의원 보좌관 (음성 변조)
    “이 친구는 지금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이고, 제 대학 동기죠. 개인적으로. (전혀 다른 동명이인인 거죠?) 정확히는 동명이인이죠”

    실제로 취재진이
    이메일에 언급된 업체 이름으로 등기를 떼보니 생년월일이 다른 동명이인이 맞습니다.

    2분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S Y N ▶김00 / 국회의원 보좌관 (음성 변조)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단지 상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일가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사찰을 했던 증거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엉터리 첩보활동 해프닝이라고 웃어넘기기엔 국정원이 입법부인 국회 컴퓨터를 해킹하고 상시적으로 사찰한 단적인 정황입니다.

    --

    2010년 8월, 이번엔
    야권 인사와 관련된 사업가 A씨를
    미행 감시하란 특명이 떨어집니다.

    ‘포청천’팀은
    사업가 A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를
    통신사로부터 실시간으로 받아내,
    이동 경로를 파악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의 신상까지 캐고,
    누구랑 자주 통화했는지
    통화 내역도 들여다봤습니다.

    사찰 20여일 만에
    가까이 지내는 여성을 발견하고 올린 보고서.

    제목은 "취약점 확인 결과".

    [이 여성과 여성의 아이로부터
    DNA 검체를 확보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사찰 대상 지인들의 생체 정보까지 수집해
    약점을 잡으려 했던 겁니다.

    도감청이 아니면 어려운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거의 그대로 받아 적은 보고서도 작성됐습니다.

    해킹에, 위치 추적, DNA 검사, 도감청까지,

    첩보 영화 같은 각종 간첩 수사 기법을 동원해 이명박 정권 국정원 포청천팀은 이렇게 무차별 불법 사찰을 벌였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지금도
    사실과도 다른 불법 사찰 정보들을
    왜 국정원이 수집하고 지금까지 보관해오고 있는 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 I N T ▶ 명진 스님 / 전 봉은사 주지
    “후일에 권력자들이 바뀌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자료로 남아있다는 건 굉장히 기분 나쁘죠. 그러니까 국정원도 직원들은 그대로거든요. ”

    ◀ END ▶

    ◀ 스튜디오 4 ▶

    김의성
    네, 이 불법사찰과 관련된 보도는 봐도봐도 정말 끔찍합니다. 근데 국정원 이 팀 이름이 포청천 팀이라고요? 포청천. 이 명 판관으로 유명한 중국의 실존 인물이잖아요.

    주진우
    갑자기 죄송하네요, 그분한테.

    김의성
    정의를 상징하는 이름을 내걸고 이 불법사찰, 이런 더러운 짓을 하고 있었다니. 참 포청천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주진우
    불법사찰을 당해보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김의성 그렇죠. 뭐 많이 당해보셨으니까.

    주진우
    동명이인까지 뒤졌다니. 참 굉장히 충격이네요.

    김의성
    그러면 아마 전국에 주진우 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불이익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한번 사과 한번 하시죠.

    주진우
    전국에 계시는 주진우 여러분. 죄송합니다. 죄송하네요.

    나세웅
    더 문제가 되는 건 이 같은 불법적인, 누가 봐도 그 성격이 불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사찰에 대북공작금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주진우
    돈이 많이 듭니다.

    김의성 그건 무슨 얘기에요? 대북공작금을 사용했다니?

    나세웅
    그러니까 간첩을 잡거나 공작을 할 때, 그때 쓰라고 국정원에게 본연의 임무를 하라고 준 돈을 빼돌려서 썼다는 건데요. 홍콩이나 태국 같은 곳에, 해외에 나가 있는 요원들이 사용하는 그런 가장 사업체들 있잖습니까. 그런 운영비를 빼돌렸다고 합니다.

    주진우
    블랙 요원이라고 정말 007처럼, 정말 영화처럼 간첩을 조사하고 그리고 중요한 정보를 사들이는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근데 거기에는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사실 국정원에서 해외에 위장 사업체, 위장 부동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고요. 임대수익도 상당합니다. 근데 그 돈을 가지고 국가를 위해서 써야 되는데 이걸 가지고 정적 감시용으로 쓴 거죠.

    김의성
    명진 스님은 결과적으로 사찰당한 내용이 이렇게 다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뭐 저를, 저 자신을 생각해보면, 만약에 제가 이런 사찰을 당했다. 아니면 다른 어떤 일반인들이 이런 사찰을 당했다. 내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어디에 모여 있는지, 이게 나중에 어떻게 쓰일지. 전혀 알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곽동건
    네, 맞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사찰을 당하고 있었다. 이것도 경악할 만한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사찰의 결과물인 보고서가 여전히 국정원 손에 있다. 라는 점이죠.

    나세웅
    그래서 피해자들이 ‘내 놔라 내 파일’ 이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의성
    ‘내 놔라 내 파일’ 운동이라고요?

    나세웅
    국정원의 사찰 문건들을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무실에 귤을 시켜 먹었다. 그리고 군것질거리를 사무실에서 너무 많이 가져가서 여직원이 싫어한다. 이런 평가까지 들어 있습니다.

    주진우 고급 정보네요. 고급 정보.

    곽동건
    네, 그래서 피해자들이 내 놔라 내 파일 운동을 통해서 이 국정원이 확보하고 있는 정보가 얼마나 내밀한 정보인지 확인을 하고 그리고 만약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그 내용들을 영구히 삭제해라. 완전히 없애 달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김의성
    아, 네. 중요한, 중요한 운동이네요, 이거.

    주진우
    하지만 국정원에서는 이에 대해서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뭐 사생활이 공개된다. 이런 얘기도 하고 있는데 사실 국정원의 개혁 작업은 지지부진 합니다. 서훈 원장님과 국정원 해외 파트에서 특별히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아직 국민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합니다. 서훈 원장님, 미치지 못합니다.
    제가 MBC에서 원세훈 원장 시절에 비판을 한 번 하자마자, 아침에 하자마자 점심 때 잘렸어요, MBC에서. 서훈 원장님, 국정원 개혁. 잘, 제대로 가고 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신경 써주십시오.

    김의성
    네. 자, 다시 케비넷 문건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앞서 공개한 문건은 반대 목소리를 냈던 개인들을 사찰로 제압하려고 했던 그런 문건들이었는데요. 지금 볼 내용들은 훨씬 더 황당한 내용이라고요?

    나세웅
    그러니까 개인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반대하는 사안이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는 어떻게 했을까요? 그럴 때는 뒤에서 공작하는 여론 공작이 있었습니다.
    ◀ END ▶



    ◀4. <단독> 이명박 청와대의 거짓말 공작▶
    경제대통령을 내세워 집권한 이명박 전 대통령.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조건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가 알려지면서, 취임 초부터
    대규모 촛불 집회에 맞닥뜨립니다.

    ◀ I N T ▶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기자회견 / 2008년 6월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서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촛불 민심이 가스나 전기, 수도 같은
    공공서비스 민영화에 대한 반대로까지 번지자, 이 전 대통령은 '애당초 생각지도 않았던 괴담'일 뿐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섭니다.

    ◀ I N T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기자회견 / 2008년 6월
    “요즘 여러 가지 이야기와 소문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스, 물, 전기 이런 것들이 전부 민영화 된다’ 이렇게 하는데 이것은 애초부터 민영화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정말 의도적인 뭐랄까 악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저는 생각되고.”

    거짓말이었습니다.

    이명박 청와대 캐비닛 속에서
    발견된 파일철입니다.

    공공기관 민영화 방안 문건이 꽂혀 있습니다.

    기자회견 두 달 전인 4월 16일.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회사 2개 내외를
    우선 민영화 하겠다고 돼 있습니다.

    가스부문 역시 민간 업체가
    단계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가스공사의 정부와 한전 지분을 매각할 것을 구체적으로 검토합니다.

    감사원과 검찰이 공기업 비리 수사 등으로
    민영화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법 개정 없이 팔 수 있는 건
    연말까지 팔겠다는 계획표도 짜놨습니다.

    아예 청와대 안에
    민영화 전담팀도 구성했습니다.

    박재완 정무수석비서관을 필두로 한 TF에
    민정, 치안, 고용노사비서관 같은
    사정 분야 비서관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겉으로는 부인했지만, 뒤로는 적극적으로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짓 촛불! 대한민국! (대한민국!)”

    고립된 청와대를 구하기 위해 나선 건,
    뉴라이트 계열 등 보수 단체들.

    대규모 맞불 집회와 기자회견을 이어갑니다.

    그 배후도 이명박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됩니다.

    공기업 선진화 TF 2차 회의 자료.

    보수단체를 이용해 언론광고를 내고
    진보단체의 집회에 대응한 무력화 전략을
    취하겠다고 돼 있습니다.

    실제 뉴라이트전국연합등은
    이 회의가 열린 지 일주일도 안 돼 대대적인 지면 광고를 냅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맞불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입니다.

    회의 자료에는 또 각 정부 부처별로
    인터넷팀을 가동해 24시간 대응체제를
    구축하자는 안이 제시됩니다.

    '신이 내린 직장' 같은 공기업에 대한
    부정적 사례들을 시리즈로 게재하자는
    구체적 내용까지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제안이 있은 지 일주일 뒤
    이번에는 국군 기무사가 대책을 내놓습니다.

    국정원 100명, 경찰청 최대 70명
    국방부 90명의 사이버 인력이 있다고 현황을 밝히면서, 정부 지지여론 확산을 위한
    ‘비노출 특수팀’을 두자고 제안합니다.

    민간인 댓글 부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쌍용차 사태부터 세월호까지.

    보수단체를 활용하고 국정원 경찰 기무사 등 댓글 부대를 동원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공작적 행태들이 바로 이 이명박 정권 초기 공기업 민영화를 위한 배후 공작에서부터 그 맹아가 싹튼 겁니다.

    ◀ I N T ▶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기자회견 / 2008년 6월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국민의 뜻을 받들도록 하겠습니다.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 END ▶

    ◀ 스튜디오 5 ▶

    ◀김의성▶
    반대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라니. 참, 진짜 거짓말을 잘하세요?

    ◀주진우▶
    눈앞에서 거짓말을 해서 제가 알고 갔는데도 당황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이렇게 거짓말하다 보니까 이명박 청와대에서도 거짓말하는 게 그냥 쉬운 일이었어요. 그냥 따라갔습니다.

    ◀나세웅▶
    2008년도 가을, 그러니까 10월, 11월경에 있었던 경제위기. 기억하실 겁니다. 그에 대해서 당시 정무수석실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검토했던 문건입니다. 내용을 보면요.
    “경제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노동계나 야당 좌파 등도 정부정책에 마구잡이식으로 딴지를 걸거나 길거리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러니까 추진하려던 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김의성▶
    아, 이건 정말 제 정신으로 볼 수가 없네요. 2008년, 소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에 전 세계가 공황에 빠질 위기에 처했고 우리 경제도 정말 국가의 존망이 걸릴만한 위기에 빠지지 않았습니까?

    ◀주진우▶
    대단히 큰 위기인데 기회라고 했잖습니까. 그러니까 반대파를 억누를 기회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 사람들한테는 경제위기기 때문에 돈을 벌 기회이기도 했다고 이명박 주변 사람들은 계속해서 주장했어요.

    ◀김의성▶
    국가경제위기, 혹은 국민들의 이 피폐한 삶, 이런 건 관심도 없었네요.

    ◀주진우▶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네.

    ◀김의성▶
    이 여러 문건들을 보다 보니까 말이죠.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흐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권력자에게는 아부, 반대파는 사찰, 국민 전체에게는 거짓말. 이런 식의 흐름. 박근혜 정부 때는 어땠나요.

    ◀곽동건▶
    네, 박근혜 정부 때도 예상하시는 것처럼 한술 더 떴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보수단체를 동원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극우 매체들을 꼼꼼하게 체크해서 정권에 우호적인 곳에 지원을 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한 정황을 저희가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 END ▶


    ◀ 5. <단독> 극우매체, 청와대가 체계적 관리 ▶

    남북 분단 70년이 되던
    지난 2015년 5월.

    경의선 육로 군사분계선
    북쪽에서 남쪽으로
    버스 한 대가 넘어옵니다.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내려온 이들은
    전 세계 15개국 여성 평화 운동가 30명.

    노벨 평화상 수상자 2명을 포함해
    미국의 유명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제안한 평화 행사인,
    '위민크로스 DMZ'입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 2015년 5월 ‘위민크로스 DMZ’ 명예 위원장▶
    "우리는 불가능하리라던 비무장지대 종단 여정을 평화와 화해 속에 이뤄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행사 전부터 관련 기사를 대서특필했고,

    행사 당일
    해외 유력 언론들의 관심도 컸습니다.

    ◀CNN 보도 / 2015년 5월 25일▶
    "누구든 평화를 요구한다는 것은 존경할 만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활동가들 중 어떤 이들은 특히 여성들이 나서는 것이 평화 구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알자지라 보도 / 2015년 5월 23일▶
    "위민크로스 활동가들이 평양을 통과해 남한으로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여정입니다."

    하지만 정작 국내 분위기는 좀 달랐습니다.

    보수 단체들이 현장에서
    '위장평화 쇼'라고 반대 집회를 여는가 하면

    ◀‘위민크로스 DMZ’ 반대 집회 참가자▶
    "너희는 당장 북한 김정은의 품으로 떠나라"

    보수 매체들도 비난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블루 투데이'라는 보수 매체는
    이 행사에 참여했던 재미교포 여성 운동가
    정연진씨를 악의적으로 겨냥한 기사를
    반복적으로 쏟아냈습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일어났던 행사장에 단순히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종북 덧칠을 씌우는 식입니다.

    ◀정연진 / '위민크로스 DMZ' 행사 참가자▶
    "어떠한 미팅에 갔는데 내 옆의 사람이 박근혜(전 대통령)를 굉장히 이렇게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하는 말을 했다. 근데 내가 웃었다. 뭐 그런 것까지 기사화가 되는 거예요.
    똑같은 기사를 계속 반복해서 내기 때문에 아, 이거는 정말 악의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법원은 최근 이 블루투데이의 종물몰이 기사 22건에 대해 모두 '허위 기사', 그러니까 가짜뉴스라며 당장 삭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평화 행사에 대한 종북몰이가 과연
    그들만의 뜻이었을까.

    박근혜 청와대 캐비닛 속 문서철.

    '정책현안', '비판 여성계의 DMZ 종단행사 차단 필요성 제기'라는 제목의 문건이 있습니다.

    누가 왜 작성했는지 비공개로 분류돼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박근혜 청와대가 이 평화운동을
    달갑게 보지 않았다는 분위기는 감지됩니다.

    스트레이트가 단독 확보한 또 다른 캐비닛 문건엔 문제의 매체 블루투데이가 직접 거론됩니다.

    '보수 온라인 매체 관련'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 13곳을
    중요도 상, 중, 하로 나눠놨습니다.

    그런데 중요도 '중'으로 분류된 매체들 가운데 '블루투데이'라는 이름이 선명합니다.

    ◀음성 대독▶
    "블루투데이의 경우 인지도는 낮으나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보이고 있어
    지원 시 효과는 클 것으로 사료됨"

    스트레이트 확인 결과
    실제로 이 블루투데이 측엔, 청와대의 지시로 위민크로스DMZ 행사가 있었던 2015년에만 1억2천5백만원이 지원되는 등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모두 2억원이 넘는
    전경련 돈이 들어갔습니다.

    종북몰이 가짜뉴스의 배후에 박근혜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정황입니다.

    청와대 지시로 가짜뉴스를 쓴 게 사실인 지, 블루투데이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주택가, 2층짜리 가정집.

    ◀블루투데이 주소지 거주자▶
    (블루투데이 기사 관련해서 좀 여쭤볼 게 있어서요)
    "지금 자리에 없어요"
    (여기가 그 블루투데이 사무실 아닌가요?)
    "여기 사무실 아니고 다 이사 갔어요"
    (여기가 사무실이 아닌가요?)
    "아유, 그 사무실이든 아니든 그게 문제가 아니고 명함 주시면 제가 연락하라고 그럴게요"
    (어떻게 드리죠?)
    "담벼락으로 주세요"
    (담벼락으로요?)
    "여기요, 저 손 내밀고 있어요"
    (근데 어떻게 아시는 관계세요?)
    "제가 나이가 많아서 아는 사람이 많아요"
    "저 스트레이트 봤는데, 스트레이트 저도 이거 MBC 보거든요. 근데 정말 황당한 뉴스, 여기 황당한 방송이에요. 이 스트레이트는요. 빨리 가세요. 이제요. 됐죠?"

    취재진은 명함을 전달하고,
    매체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블루투데이측은 아직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블루투데이와 함께
    박근혜 청와대가 중요도 '중'으로 분류하고
    거액을 지원한 또 다른 보수 매체.

    지금은 유튜브로 옮겨가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만 29만 명.

    역사적 사실 마저 부정하는 주장들을
    여전히 쏟아내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북한군은) 이렇게 시체 하나도 남기지 않는 철두철미한 방식으로 해서 광주 5.18을 휘젓고 자기들은 (북한으로) 넘어 갔습니다"

    이 밖에도 박근혜 청와대 지시로
    전경련 돈을 받았던 또 다른 단체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근거도 없는
    대통령 중병설, 치매설을 유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엄마방송’▶
    "그런데 저는 문재인 씨가 아, 이 인지능력
    제가 아는 뭐 우리가 일반적으로 치매를 앓으면 기억력이 둔화되지 않습니까? 혹시 그런 병을 앓고 있지 않나"

    ◀ END ▶


    ◀ STUDIO 6▶

    ◀김의성▶
    네, 마지막 화면에 너무나 주옥같은 분들이 나오셨네요.

    ◀주진우▶
    잘 계시네요.

    ◀김의성▶
    네. 근데 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중복으로 깎아내리다니. 이게 참 말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진우▶
    화해 협력. 박근혜 정부는 원치 않았어요.

    ◀김의성▶
    그러니까 이 국제적인 시선이 따가우니까 행사를 허가 안 할 수는 없어서 억지로 허가는 했지만 이 뭔가 판문점을 걸어 내려오는 이런 장면은 너무나 상징적인 장면이니까 이런 상징성은 부여하기가 싫었던 거 같아요, 그렇죠?

    ◀주진우▶
    어, 근데 문제는요. 박근혜 캐비넷 문건이나 영풍빌딩 문건 중에 1/3도 공개되지 못했다는 데 있어요.

    ◀김의성▶
    공개가, 공개된 것은 1/3. 그럼 나머지는 왜 공개하지 않는 거죠?

    ◀곽동건▶
    네, 국가 안보, 그리고 사생활 보호라는 이유로 대부분 문건들을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 상태로 묶어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주진우▶
    사실 박근혜, 이명박 때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들은 별로 없습니다.

    ◀김의성▶
    그럼 거의 대부분 사생활 문제라는 얘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곽동건▶
    네. 특히 얘기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사생활 보호라는 걸 보면 그 안에 얼마나 심각한 사생활 침해 문건, 사찰 문건들이 있을지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입니다.

    ◀주진우▶
    불법 사찰.

    ◀나세웅▶
    오히려 이런 문건들은 더 낱낱이 공개해야 된다. 당시 청와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알 수 있어야 된다. 국민들이. 이게 저희 입장입니다.


    ◀ 클로징 ▶

    ◀김의성▶
    네, 전 정권의 방대한 비밀 기록물들이죠. 버려지듯 내팽개쳐진 청와대 케비넷 문건, 그리고 영포빌딩 문건. 오늘은 그 속에 우리가 알아야 할 아주 작은 일부분들만 들춰 봤습니다. 아주 조금만 들여다봤을 뿐인데도 캐비넷 속에 지난 10년은 너무나도 어둡고 무서운 사찰과 공작의 시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주진우▶
    주 다시는 사찰과 공작의 시대로 역행하지 않도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스트레이트는 항상 깨어있겠습니다.

    ◀김의성▶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저희는 다음 시간에 인사드리겠습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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