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5시 뉴스
기자이미지 디지털뉴스제작팀

[스트레이트 53회 하이라이트] 동남아를 향한 YG

[스트레이트 53회 하이라이트] 동남아를 향한 YG
입력 2019-06-25 13:36 | 수정 2019-06-25 13:36
재생목록
    2017년 4월, YG 소속 가수 싸이가 태국 방콕의 무대에 올랐습니다.

    (오빤 강남 스타일)

    대형 쇼핑몰 쇼디씨의 개장을 축하하는 자리.

    싸이뿐 아니라 다른 한국 가수들도 동원됐습니다.

    구독자만 천 만 명이 넘는 싸이의 공식 유튜브 계정.

    뮤직비디오와 인터뷰만 싣는 이곳에 극히 이례적으로 광고물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바로 쇼핑몰 쇼디씨의 행사 홍보 동영상입니다.

    싸이 / 방콕 쇼디시 행사 홍보 동영상
    안녕하세요. 방콕. 저는 싸이입니다. 제가 갑니다. 제가 쇼디시 쇼핑몰 개장행사에 갑니다. 그럼 거기서 보아요.

    한국의 유명 가수들은 왜 태국의 쇼핑몰 홍보에 동원된 걸까.

    태국 방콕의 클럽 거리인 RCA 근처에 위치한 초대형 쇼핑몰 쇼디시는 한류와 K팝을 주제로 2017년 봄 문을 열었습니다.

    1만5천 제곱미터의 거대한 부지에 조성된 쇼핑몰 1층에는 한국 아이돌 가수를 테마로 한 카페, 한국어 간판의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가수 싸이의 이름을 내건 음식점도 있습니다.

    싸이 / 쇼디시 개장행사 (2017년 4월)
    한국의 매운맛과 태국의 매운맛을 잘 섞어봤습니다//

    방콕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쇼핑몰의 최상층.

    YG 리퍼블릭, YG 공화국으로 명명된 이곳은 빅뱅의 이름을 내건 카페, 삼거리 푸줏간 등 YG의 외식사업 브랜드들로 채워졌습니다.

    여기에 최정상 루프탑까지, 이 쇼핑몰의 알짜배기 공간은 YG가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랫쪽으론 대형 공연장까지 들어서 있습니다.

    고은상 기자 / 태국 쇼핑몰 쇼디시
    저기서 대형 공연들이 열리고 / 이제 한류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팬들이 이쪽에서 쇼핑하고 이런 YG 쪽의 음식점들 이런 것들 체험할 수 있게 / 케이팝들을 체험할 수 있게 조성된 곳이죠. 이곳이

    --
    YG는 쇼디시에 입점한 외식사업체 와이지 리퍼블릭의 홍보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소속 가수들을 참여시킨 건 물론이었고 소속 연예인을 직접 현지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승리 / 쇼디시 YG 리퍼블릭 매장 (2017년 12월)
    안녕하세요. 저는 방콕 쇼디시의 YG 리퍼블릭 한국 바비큐 매장 푸줏간에 있습니다 / 저희는 쇼디시 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곳이에요.

    YG의 해외 외식사업 브랜드 YG 리퍼블릭은 태국을 발판으로 넉 달 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도 진출했습니다.

    이때는 가수 승리와 승리의 단톡방 멤버들인 가수 정준영, 최종훈 씨 등까지 현지로 날아가 홍보전에 뛰어들었습니다.

    --

    공연 예술 기업 YG가 외식사업의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건 이유가 있을까.

    YG의 대표적인 수입원이었던 아이돌 그룹 빅뱅의 ‘위기’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설명.

    YG엔터 관계자
    빅뱅 멤버가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벌어들이는 수익이 YG 공연 수익의 ‘최대’ 80% 까지도 차지했습니다. 빅뱅의 수익이 회사 경영 지표와 직결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장된 YG에게 빅뱅은 가장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

    그런데 2017년 2월부터 빅뱅의 멤버들이 차례차례 입대하면서 돈줄이 막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따라 YG의 목표 주가를 낮추기도 했습니다.


    YG엔터 관계자
    빅뱅의 군 입대 이후 YG가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 당시 양현석 대표도 고민이 깊었고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돌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권 국가 진출이 중요하게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YG의 외식사업체 YG 푸즈는 태국에 대대적으로 진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현지에선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해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투자금보다 중요한 요인이 따로 있다고 증언합니다.


    사업 성공의 열쇠가 바로 상류층과의 인맥이라는 겁니다.

    태국 현지 사업가.
    공권력이 있는 사람들을 하이소(상류층)라고 이야기를 하죠. 그쪽하고 관계되어서 사업을 쉽게 풀어나가시는 분들도 꽤 계세요. 한국분들도.
    (최상위층 하이소들 접촉하는게 어떻게 보면 사업의 지름길일 수 있겠네요?)
    지름길이죠. 하이소들끼리 친구나 관계를 맺어서 사업을 하고 할 때 서로 많이 도와주더라고요. /////

    한국과 태국의 여러 사업에 관여했던 한 교민은, 한국 기업인들이 이런 ‘하이소’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접대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태국 교민
    한국에서 먼저 요청을 하죠. 날짜를 물어봐서 그 날짜가 맞으면 한국에 초청을 해서 호텔이나 그런 거 다 해드리고. 저녁때가 되니까 술을 마시러 가자면서.. 유흥업소라든지 그런 쪽으로 데려가셨던 다 인맥을 돈을 써가면서 만들거든요. //


    YG에서 동아시아 재력가들을 접촉하고 투자까지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던 인물은 가수 승리.

    그리고 또 한 사람 YG의 자회사인 연예기획사 YGX의 대표이사 김 모 씨.

    김 씨는 뛰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재력가들을 사실상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해외재력가들은 YG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외식사업 진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입니다.

    YG 측 관련 제보자
    요식업 하는 분들도 그렇고 워낙 그분들이 돈이 많으니까. (YGX 김 대표가) ‘YG에서 투자 이끌어내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아마 다 해주는 거 같았어요. 제가 보기에는 조 로우나 밥한테도 해달라면 다 해줬을 거예요. 그리고 동남아권 그런 사람들이 한국 여자를 되게 좋아해요

    김 씨가 특히 신경 썼다는 태국인 밥.

    YGX 김 대표는 수년 동안 밥이 한국에 올 때마다 수시로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15일, YG 승리의 클럽 버닝썬에서 밥이 가해자로 지목된 마약 의심 성폭행 사건이 발생합니다.

    피해 여성이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물에 기억을 잃었던 바로 그 술자리에 동석했던 사람 가운데는 YGX의 김 모 대표도 있었습니다.

    라타쿤 전 태국 부총리의 손자이자 전 방콕시장의 조카인 밥은, 거대 외식업 투자회사를 이끌고 있는 엄청난 재력가.

    YG가 각별하게 챙겼던 밥은 태국의 최상류층, 이른바 하이소입니다.


    태국인 밥 / 태국 TV프로그램 (2019년 3월)
    (하이소 밥, 당신을 하이소(상류층)라고 다들 부른다던데 맞나요?) 저는 제가 하이소(상류층)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방콕의 대규모 쇼핑몰 쇼디시 개발은 태국 등 동남아의 큰손들이 1조원을 투자한 대형 사업이었습니다.

    쇼디시 입점은 YG 측에게는 단순한 외식 사업 확장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음악,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한류문화 타운의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사업 계획의 일환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YG 푸즈가 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것은 2015년 말.

    YG 양현석 전 대표가 직접 나서 말레이시아의 재력가 조 로우, 태국 외식업계의 마당발이었던 밥을 유흥업소 등에서 이틀 동안 각별히 챙긴 시점은 그보다 1년 앞선 2014년 가을입니다.

    동남아 재력가들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당시 YG 측 실무자 김 모씨는, 과 3년 뒤인 2017년, YG의 자회사인 YGX 대표이사로 고속 승진했습니다.


    ◀ ST 4.▶

    김의성

    네. YG가 그토록 동남아권 사업 진출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면 이 인맥을 만드는 것이 절실하긴 했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주진우

    그림이 그려지네요. 네.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김의성

    네. 지금까지 취재해온 것만 봐도 이 단순한 의혹이라고만 얘기하기에는 정말 어려울 것 같은데요. 지금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고은상

    네. 제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싸이와 정 마담, 당시 그 자리에 참석했던 여성 등 관련자들을 불러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매매에 대해서는 모두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진우

    모른다고 하겠죠, 당연히.

    고은상

    네. 최근에는 양현석 씨가 마약사건까지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이 새롭게 불거지면서 경찰과 검찰 모두 YG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네. 하지만 양현석 씨는 스트레이트 취재진에게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만큼은 ‘조만간 경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될 걸로 알고 있다’고 전해 왔습니다.

    주진우

    경찰의 수사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죠?

    김의성

    네. 이번에야 말로 국민들의 의심을 지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버닝썬 사태 이후에 드러난 연예인들의 범죄 행각, 그리고 공권력과의 유착. YG는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철저히 파해쳐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