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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박덕흠 의원 일가 건설업체, 피감기관에서 400억 수주

[스트레이트] 박덕흠 의원 일가 건설업체, 피감기관에서 400억 수주
입력 2020-08-23 20:59 | 수정 2021-04-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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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MC ▶

    국정감사 받으면 피감기관들은 벌벌 떨잖아요. 제가 저 자리에 앉아있던 서울시 부시장이라면, 신기술 많이 쓰라는 국회의원의 한 마디도 상당히 신경쓰였겠네요. 그런데 그 신기술로 아들 회사가 돈을 벌었다?

    ◀ 박진준 기자 ▶

    신기술 쓰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비용을 아끼거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으면 쓰라고 돼있습니다. 그런데 보셨다시피, 건설업계에는 고만고만한 신기술 공법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꼭 그 공법밖에 방법이 없는 건지 검증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였습니다.

    ◀ 조승원MC ▶

    부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국회의원 아버지는 피감기관에 대해 지적을 하고, 건설업자 아들은 피감기관에서 공사를 따내고, 이건 이해충돌 아닌가요?

    ◀ 허일후MC ▶

    저런 잡음을 없애려면 간단한 방법이 있네요.

    ◀ 조승원MC ▶

    뭐죠?

    ◀ 허일후MC ▶

    박덕흠 의원이 다른 상임위로 옮기면 되잖아요.

    ◀ 박진준 기자 ▶

    제가 취재해보니 안 옮기실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조금 이따 보시죠. 지금까지 보신 기술 사용료는 사실 빙산의 일각입니다. 박덕흠 의원 가족들의 건설회사가 모두 5개인데요, 지금부터는 이 5개 회사가 피감기관에서 얼마나 공사를 따냈는지 보시겠습니다.

    박덕흠 의원, 원래 건설업자였습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중소 건설업체들의 이익단체인 전문건설협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2007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를 전문건설협회 워크숍에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당시 대선후보]
    "저는 여러분들 만나면 낯설지 않고 늘 가까운 감을 갖습니다."

    그러다 2012년 친박계에 줄을 대 공천을 받는데 성공했고, 국회의원으로 변신했습니다.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정치권에서 입지가 커졌습니다.

    건설업계에서의 영향력도 더 막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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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안위와 기재위를 거친 박덕흠 의원은 2015년 드디어 국회 국토위원이 됐습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갖고 있던 건설업체 5개의 지분들을 모두 백지신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회사들은 박 의원 가족 회사입니다.

    먼저 혜영건설, 박 의원이 백지 신탁한 지분은 농협 명의로 묶였지만, 형 박석흠 씨와, 아들이 대표로 있는 원하종합건설이 각각 17%, 1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파워개발, 역시 친형이 대표이사로 돼 있습니다.

    원하종합건설, 아들이 대표이사입니다.

    원하레저, 부인이 대표이사입니다.

    원화코퍼레이션, 박덕흠 의원이 최대주주였고, 백지신탁했습니다.

    이 5개 회사는 모두 서울 강남 역삼동에 있는 원하빌딩에 모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박 의원은 지금도 회장님으로 불립니다.

    (여기 회사들이 다 박덕흠 의원 관련된 회사들인가요? 의원님 오세요? 가끔?)
    "회장으로 알고 있어요, 회장."
    (그냥 회장으로?)
    "회장으로 알고 있는데 오신 적은 한 번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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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이트는 이 5개 회사의 서울시 수주 내역을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최근까지 모두 14건, 400억 원이 넘는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규모가 큰, 성산대교 북단 개선공사부터, 좀 작은 배수관 정비공사까지.

    매년 평균 두 건 정도입니다.

    모두 공개경쟁 입찰이긴 했습니다.

    이 시기 박 의원은 서울시를 감독하는 행정안전위를 거쳐, 서울시 건설공사를 감독하는 국토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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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2월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가 김용균 법을 합의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사망사고를 낸 회사에게 벌금을 최대 10억 원까지 물리는 법입니다.

    그런데 회의 시작 전, 국토위 소속이던 박덕흠 의원이 웬일인지 환노위 회의실로 급하게 찾아왔습니다.

    박 의원은 벌금이 너무 많다며 법안 수정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한정애/의원]
    "저희가 소위에 있었을 때 박덕흠 의원이 오셨다고 해서, 오시고 또 그런 얘기를 하신다고 하셔서, 다른 분도 아니고 본인이 사실 건설업과 관련이 된 분이신데 제가 그때도 그 얘기를 했어요. '이해당사자일 수도 있는데 오셔서 저렇게 하시는 것이 맞느냐, 아닌 것 같다.'라는 얘기를 했죠."

    사실상 건설업계의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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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의원은 지난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에 성공했습니다.

    벌써 3선 의원.

    그러나 이번에도 국회 국토위원회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김상철/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만약에 내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나의 가족이나 혹은 나의 친인척이 그 업계에 관련이 있다.'라고 한다면 사실은 회피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직무 연관성이라고 하는 것을 명확하게 거리를 두는 공직자들을 국민은 본 적이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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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전체 방송은 유튜브 스트레이트 채널, WAVVE, iMBC.com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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