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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4대강 사업 보가 홍수 피해 키웠다!

[스트레이트] 4대강 사업 보가 홍수 피해 키웠다!
입력 2020-08-30 21:12 | 수정 2021-04-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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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MC ▶

    용담댐은 심하네요. 홍수 대비하려고 제한 수위를 만들어놨다면 이건 웬만하면 지켜야 하는 거잖아요. 장마철 홍수 걱정보다 물 확보 못 할까봐 미리 안 빼놨다는 얘기잖아요.

    ◀ 김민욱 기자 ▶

    이것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환경부나 수자원공사 입장도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몇 년간은 마른장마가 이어졌는데요. 올해 갑자기 이렇게 기록적 폭우가 쏟아질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 허일후 MC ▶

    어떻게 보면 이건 뭐 기후 변화의 비극이라고도 좀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자, 일단 매뉴얼대로 했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매뉴얼이 이미 몇십 년이 됐고요. 또 이번 같은 상황에서 전혀 피해를 줄이는데 역할을 못했다면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는 거 아닙니까?

    ◀ 김민욱 기자 ▶

    그래서 왜 피해가 발생했는지 누구 책임인지 분명한 조사가 뒤따라야합니다. 그래야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겠죠.

    ◀ 조승원 MC ▶

    지금까지 취재한걸 보니 4대강 사업 안 해서 홍수피해가 커졌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 허일후 MC ▶

    네, 사실 이 4대강 사업의 핵심이라고 그렇다면 이제 또 보 건설인데 자 그렇다면 이제 보를 건설한 곳들이 있어요. 영산강, 낙동강 이 쪽은 좀 어땠습니까? 피해가 없었나요?

    ◀ 김민욱 기자 ▶

    아뇨, 피해가 컸습니다. 오히려 4대강 사업 때 만든 보들이 피해를 키웠다는 곳들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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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평야가 거대한 흙탕물 호수로 변했습니다.

    구급차가 들어올 길도 끊겼습니다.

    환자 이송은 고무 보트로 해야 했습니다.

    이 지역은 그렇게 나흘 동안 황톳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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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의 흔적은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둑이 터진 곳 주변은 논과 벼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나주에서만 축구장 1300개 크기에 달하는 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렇게 피해가 커진 건 문평천 제방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문평천은 영산강 지천입니다.

    [최낙선/영산강 재자연화 시민행동]
    "영산강 본류에 수위가 높아졌을 때 그 물들이 문평천으로 지금 역류해서 와서 가장 약한 부분이 터지지 않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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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평천 제방은 왜 터졌을까?

    제방이 터진 곳에서 1킬로미터를 내려가면, 문평천은 영산강과 합류합니다.

    거기서부터 또 2킬로미터를 내려가면 거대한 보가 나타납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영산강 죽산보입니다.

    터진 제방과 죽산보 사이의 거리는 불과 3킬로미터입니다.

    우연이었을까?

    [최지현/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물론 비가 많이 와서도 올라갔지만, 이 보로 인해서도 수위 상승 효과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약한 제방과 높아진 수위, 이런 영향들이 중첩돼 있어서, 제방이 터지고 농경지와 가옥들에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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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모든 수문을 개방한 죽산보.

    하지만 여전히 거대한 구조물로 남아 영산강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최낙선/영산강 재자연화 시민행동]
    "죽산보가 수문을 다 열었더라도 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현재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다고 보는 거죠."
    (그게 어떤 부분들입니까, 죽산보의?)
    "지금 죽산보의 보와 관련된 수문 아래에 있는 시멘트 교각 부분이라든지 그다음에 기둥,현재 남아있는 그런 부분들이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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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10월.

    영산강 두 개의 보 중 하나인 죽산보가 완공됐습니다.

    그 뒤부터 땅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산강의 수위가 높아지자 지하수 수위도 같이 높아졌고, 논에 물이 빠지지 않기 시작한 겁니다.

    뻘이 돼버린 논.

    할 수 없이 지난 2015년 땅을 30센티미터 정도 높이는 복토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비옥했던 땅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윤영동/전남 나주시]
    "죽산보를 해 놓고 물이 여기에 수렁논이 돼 버렸어요. 건의를 해서 복토를 한 50 센티미터 정도 한 데도 있고, 지역에 따라서 30 센티미터 정도 한 데도 있고. 했는데도 별로 효과가 없어요."

    거기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물난리까지.

    [윤영동/전남 나주시]
    "구경거리 만든다고 관광지 만든다고 처음에는 좋아했죠. 그런데 보를 해 놓고 냄새가 나서."
    (동네에 냄새가 나기 시작했어요?)
    "냄새가 나서 갈 수가 없어요. 전부 다 죽산보를 철수해야 된다고. 그래야 앞으로 이렇게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 이렇게 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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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 상류 바로 윗쪽에서 물난리가 난 건 우연이었을까?

    그런 곳은 또 있습니다.

    죽산보 상류에 있는 승촌보.

    그런데 승촌보에서 5킬로미터 상류에서도 물이 범람했습니다.

    이 사고로 광주광역시 선운지대 일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광주공항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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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있습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이곳도 보 상류 250미터 지점에서 물이 넘쳐 제방이 잘려 나갔습니다.

    [임희자/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제방이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 때 부실하게 공사가 됐다는 얘기고요. 부실한 제방을 아래쪽의 이 합천보가 합천보의 수위, 높아진 수위가 이렇게 미는, 이런 힘을 보태는 상황에서, 결국 제방 붕괴가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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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문재인 정부는 4대강을 재자연화하겠다며,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수문을 개방했습니다.

    하지만 수문을 개방해도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할 거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보는 수문이 달려있는 가동보 구간과, 수문이 없는 고정보 구간으로 나뉩니다.

    그런데 수문이 없는 이 고정보 구간이 결정적으로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겁니다.

    4대강에 만든 보는 모두 16개.

    이 보들의 수문 구간은 48%에 불과합니다.

    절반 이상은 수문이 없는 고정보, 그냥 콘크리터 덩어리입니다.

    [양이원영/의원 (8월 20일 국회 환노위)]
    "강정고령보 같은 경우는 12.6%만 열 수 있고 나머지는 다 막혀있어요. 전체를 다 보면 절반 이상이 막혀 있습니다. 아무리 문을 100% 개방한다고 하더라도. 그러니 이 보 자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건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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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 전체 방송은 유튜브 스트레이트 채널, WAVVE, iMBC.com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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