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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여야 모두 항복" - 보수 개신교의 막강 파워

[스트레이트] "여야 모두 항복" - 보수 개신교의 막강 파워
입력 2020-09-13 21:05 | 수정 2021-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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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

    보수 개신교회의 힘, 참 대단합니다.

    정치에 개입해 법을 무력화시키고 장로 대통령 만들겠다고 공언도 하고요.

    ◀ 김수근 ▶

    네, 보수 개신교회와 보수 정치권이 서로에 필요에 따라 힘을 합쳐서 영향력을 키워왔던 겁니다.

    ◀ 허일후 ▶

    영상 말미에 이 전광훈 목사에 지난 2007년도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지금은 이제 이 전광훈이라는 이름으로 대표 되는 보수적 개신교회의 싹이 이때부터 키워졌던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 조승원 ▶

    사실 종교는 포용과 화합을 지향해야 할 것 같은데 격렬한 갈등의 중심에 스스로 뛰어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번 코로나 재확산 사태에 종교가 극단적 이념주의와 결합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 김수근 ▶

    네, 여기에는 보수적인 주류 개신교의 책임도 분명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선 긋기에 나서고 개신교 안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허일후 ▶

    사실 이제 저렇게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면 종교가 국민들에게서 좀 멀어지고 사회로부터도 고립되는 거 아닙니까?

    ◀ 김수근 ▶

    네, 일부 보수적 개신교회가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상식이나 정서와는 너무 동떨어진 일부 극단적인 주장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2017년 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갑자기 지구의 나이가 쟁점이 됐습니다.

    [김병관/국회 인사청문위원]
    "후보자 입장에서 보기에 지구의 나이는 어떻게 되나요?"

    [박성진 후보자]
    "창조 신앙을 믿는 입장에서는 교회에서는 6천 년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재차 질문이 쏟아졌지만,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찬열/국회 인사청문위원]
    "지구의 나이가 몇 살이냐고 했을 때 몇 년이라고 얘기하셨죠?"

    [박성진 후보자]
    "신앙적으로 6천년이지만 거기에 있는 하루나 한 시간이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것하고 틀릴 수도 있고요."

    [이찬열/국회 인사청문위원]
    "저는 물론 신앙적으로 그렇다는 걸 제가 뭐라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이게 국무위원으로서 과연 할 얘기냐고. 저는 도대체 이해가 안됩니다. 이해가."

    박 후보자는 창조과학회 회원입니다.

    한국창조과학회. 이름은 학회지만, 개신교 단체입니다.

    진화론을 비롯해 인류가 쌓아온 과학적 성과들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창조과학회가 추천한 어린이 과학도서를 보니, 공룡은 인간과 함께 같은 시대에 살았다고 돼있습니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원리주의자들. 지난 2012년 이들 때문에 큰 사건이 터졌습니다.

    한기총 산하 특별위원회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

    [교과서 진화론개정 추진회 홍보 동영상]
    "진화론 역시 한낯 가설이지만 과학시간에 진화론만을 배웁니다. 왜 우리 아이들이 증거도 없는 거짓말을 배워야 하는 걸까요?"

    이들이 교과서에서 시조새와 말의 진화 그림을 삭제해달라고 교육부에 청원을 냈는데, 받아들여질 뻔했습니다.

    이 사건은 몇 달 뒤 최고의 과학저널 '네이처'의 보도로 큰 파장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보도였습니다.

    한국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됐습니다.

    교진추는 지금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바로 지난주에도 교육부에 11번째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장대익 교수]
    "우리나라에서 종교하고 정치가 분리돼있는 선진국이고, 소위 말해 기독교 국가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교의 입김이 과학책을 바꾸는 데까지 갈 뻔했다라고 하는 사실이 굉장히 큰 충격이었습니다."

    현대 과학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일부 개신교회의 모습은, 보수적이라는 카톨릭 교회와도 비교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오늘날 우리가 세상의 기원으로 여기는 빅뱅이론이 신성한 창조자인 하나님의 개입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화는 원천적으로 진화할 존재가 창조돼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종교적 극단주의는 차별과 혐오도 낳습니다.

    성 소수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가짜뉴스.

    [김○○ 목사]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으면서 동성애자들에게서 바이러스 나오고, 사이비, 이단 이런 데서 바이러스 나오고 수많은 사람이 죽어서 안타깝지만 하나님이 심판하신 거예요. 하나님이 경고하시는 거예요, 경고."

    이런 차별 발언을 막자는 취지로, 국회에는 차별금지법이 발의됐습니다.

    성별, 나이, 인종, 장애, 성 정체성 등 어떤 이유로도 사람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법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런 법을 갖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벌써 몇 차례나 한국에 법 제정을 권고했지만, 13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수 개신교회들의 반대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총대를 맨 건 전광훈 목사.

    [전광훈 목사]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를 통해 한국 교회를 해체하는 불순한 세력들에 대해서 엄중히 경고합니다. 결단코 당신들을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보수적인 주류 개신교회들도 이 문제만큼은 전광훈 목사와 뜻이 같습니다.

    [권태진/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죄짓고 잘못한 사람들이 자기들에 대한 정죄를 두려워해서 잘못된 것을 덮으려고 만드는 법이 차별금지법입니다. 나는 반대, 확실하게 반대."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 동성혼이 합법화되는 길이 열려서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건강한 가족 제도가 무너지게 됩니다."

    보수적 개신교회의 위력은 차별금지법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습니다.

    4년 전 20대 총선 직전 국회에서 열린 기도회.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개신교회의 뜻대로 차별금지법을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무성/당시 새누리당 대표]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관련법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대로 우리 당에서도 방침을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영선/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합니다. 누가 이거를 찬성하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은 한기총의 모든 목사님과 기독교 성도들과 정말로 뜻을 같이합니다."

    당시 사회자는 전광훈 목사였습니다.

    [전광훈 목사]
    "이 위력 앞에 두 당 대표님이 오셔서. 죄송합니다. 빨리 가신 뒤에 말씀드려야지. 항복선언을 하신 것 같습니다. 항복 선언."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아예 발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인권위 여론조사 결과 90% 가까이 찬성한 법. 개신교 안에서도 교인들과 일부 보수적 지도자들 사이에 괴리가 있습니다.

    [김진호/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
    "차별금지법 찬성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거든요. 교인들의 생각은 다른데, 그게 과잉표출된 거죠. 기독자유통일당인가? 그때는 5석을 얻는다고 생각을 했어요. 목사들의 결속도 높았거든요. 교인들이 따라갈 줄 알았던 거야. 근데 교인들이 지지를 안 해준 거예요. 그러니까 성소수자 어젠다는 안 먹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도 통과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보수적 개신교회의 눈치를 보느라, 논의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김회재 의원 (사랑의 교회 장로)]
    "성적지향 부분하고 성별 정체성을 집어넣어 놨거든요. 이게 동성애하고 동성혼으로 갈 수 있는 근거 2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를 집어넣으니까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에서 완전히, 거의 결사적으로 반대하지 않습니까."

    몇천 년 전에 쓰여진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원리주의자들. 개신교회 안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양희삼 목사]
    "그분들은 어디로 가란 얘깁니까, 그러면? 아니 사랑의 종교라면서 교회를 나오면 안 되는 거예요, 그분들은? 신앙을 가지면 안되는 거예요? 신앙의 논리로도 그렇고 모순인 거예요."

    반공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동성애 반대라는 구호가 보수적 개신교회 내부를 결속하는 수단이 돼버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임보라 목사]
    "차별금지법 문제라든지 혹은 동성애라고 하는 것, 성소수자 인권 관련된 부분들이 교회의 내부적인 결속을 위해서 희생양 삼기 위한 타깃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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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방송은 유튜브 스트레이트 채널, WAVVE, iMBC.com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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