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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국회도 좌지우지? 보수 개신교의 막강 파워

[스트레이트] 국회도 좌지우지? 보수 개신교의 막강 파워
입력 2020-09-13 21:14 | 수정 2021-04-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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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공룡과 인간이 같은 시대에 살았다.

    물론 뭐 본인이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걸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야한다는건 좀 위험해 보이네요.

    ◀ 조승원 ▶

    차별금지법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용과 화합, 사랑을 실천해야 할 종교가 소수자를 배척하고 오히려 혐오와 차별까지 조장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 김수근 ▶

    네, 일부 보수적 개신교회가 지탄을 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세습, 세금 같은 돈 문제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 조승원 ▶

    종교인 과세도 수십 년째 논란을 빚은 주제잖아요.

    ◀ 김수근 ▶

    네, 다른 종교들은 대부분 다 과세에 찬성하는데 유독 보수적 개신교회만 격렬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

    2019년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상한 법안 하나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정성호/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원안대로 의결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으십니까? 예.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종교인 퇴직금의 소득세를 대폭 깎아주는 법안이었습니다.

    근로소득자가 30년 동안 일하고 퇴직금 10억 원을 받으면, 세금으로 1억 5천만 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개정 법안은 종교인들에게만 특혜를 줬습니다.

    퇴직금 10억 원에 세금 506만 원. 30분의 1로 깎아준 겁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종교인 과세 필요성은 이 단순한 원칙에 따라 1968년 국세청이 처음 생길 때부터 제기됐습니다.

    무려 50년. 종교계의 반발로 번번이 좌절됐다가, 드디어 2018년 1월 1일부터 간신히 시행됐습니다.

    그런데 보수적 개신교회가 반발했습니다.

    법 시행 전에 적립된 퇴직금은 과세하지 말라고 요구한 겁니다.

    [이상율/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 정책관]
    "종교인이 받는 것이 과연 퇴직소득이냐. 사례금 이런 식으로 주었었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비과세해 왔습니다."

    [채이배/당시 국회 법사위원]
    "관행적으로 비과세를 했는데, 비과세라는 명확한 근거는 없었던 거죠? 과거에 관행적으로 안 해준 건데 법률적으로 안 해주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종교인과 비종교인간의 조세형평성에 문제가 있고요."

    불교나 천주교는 퇴직금 개념이 없습니다.

    개신교 목사들, 그것도 거액의 퇴직금을 받는 건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뿐입니다.

    이 법은 애초부터 대형교회 목사들을 위한 특혜법이었던 겁니다.

    [박승렬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공동의장]
    "국민들 대다수가 받는 그 월급에 대한 세금의 30분의 1 정도만 내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건 성직자들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본회의 상정 직전, 여론의 비판으로 간신히 중단된 법안. 법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은 정성호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입니다.

    예장통합 계열의 개신교인입니다.

    [정성호/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종교계에서 많은 민원들이 들어오고 공식 비공식으로 들어오고 해서 내가 부득이하게 대표발의해서 내가 어쩔 수 없이. 나도 이게 분명히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을 거라는 걸 알고서."

    기획재정위 여야 간사 모두가 법안을 함께 발의했습니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기재위를 통과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국회에서 먼저 문제제기를 했고 일부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된다고 저도 봅니다만, 국회의 4당이 같이 의견을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저희도, 정부에서도 동의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치인들은 왜 유독 보수적 개신교회들에게 약할까? 21대 국회의 첫 조찬 기도회.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6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한국교회총연합회는 21대 국회의원 3백명 가운데 125명이 개신교 신자라고 밝혔습니다.

    전체 의원의 41%나 됩니다.

    2015년 통계청 조사 결과 한국의 개신교 신자 비율은 19.7%였습니다.

    평균보다 두 배 높은 숫자입니다.

    국회 조찬기도회 회장이자 기독교 장로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 지난 2017년 간신히 통과된 종교인 과세법을 2년 더 미루자는 법안을 대표발의 했습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런저런 준비절차를 다 갖추고 하자는 취지에서 한 2년 유예를 했던 것인데…"

    우여곡절 끝에 종교인 과세는 시행됐지만, 세무조사 면제 범위가 넓어 사실상 제대로 된 감시는 아직 부족합니다.

    거기에 대형 교회들의 아들 세습 문제까지.

    [백종국/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은혜와 공평과 정직을 실천해야 하는 그러한 당사자들인데, 사회에서 공평하지 못한 태도를 취한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이 복음 전파에 도움이 되겠느냐. 이런 생각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한국의 보수적 개신교회는 스스로도 위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서울 강남권 대형교회들이 급성장했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졌습니다.

    그 틈을 파고든 게 신천지와 전광훈입니다.

    [김진호/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
    "(IMF 이후에) 개신교도 양극화가 심해졌거든요. 종교라는 것은 양극화가 심해질 때 힘겨운 사람들한테 위로도 해주고 그래야 되는데 힘도 주고, 사실은 그러지 못했어요. 그런 것들이 개신교 안에서 이탈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신앙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났고요. 그런 것들이 이제 크게 보면 두 형태로 나타나는데 비정치적 광신도 현상이 신천지 현상으로 대표되고 있고 정치적 광신도 현상은 전광훈 현상으로 대표되는 거죠."

    그래서 주류 개신교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주류 사회와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또 대놓고 반정부적인 입장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지만 자기들 입장을 광장에서 가장 거칠고 용맹스럽게 대변해주는 사람이 전광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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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한 목사님이 교회에 붙여놓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예배드리면 죽인다고 칼이 들어올 때 목숨 걸고 예배드리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러나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입니다."

    ◀ 조승원 ▶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요즘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것 같다"는 또 다른 목사님의 한탄도 새겨듣게 됩니다.

    ◀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조승원 ▶

    다음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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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 방송은 유튜브 스트레이트 채널, WAVVE, iMBC.com 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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