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5시 뉴스

[스트레이트] 삼성의 치밀한 협박-사우나에서 무슨 일이?

[스트레이트] 삼성의 치밀한 협박-사우나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20-10-18 21:13 | 수정 2020-10-18 21:13
재생목록
    ◀ 허일후 ▶

    야. 녹음을 못 하게 하려고 알몸으로 탕 안에 들어가자고 했고, 그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그래 조작했다. 어쩔래?" 뭐 이런 말이라는 거네요. 야. 이거 영화에서 많이 보던 장면 같은데요.

    ◀ 이동경 ▶

    김학긴 씨도 삼성 측을 만나러 나가면서 녹음을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해갔습니다. 그런데 사우나에서 만나자고 해서 "역시 삼성은 한 수 위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 허일후 ▶

    김용철 변호사 얘기도 했네요. 삼성그룹 비자금을 폭로했던 분이죠?

    ◀ 조승원 ▶

    삼성이 개인과 싸워서 져본 적이 없다. 이런 말들은 삼성이 할 법한 말들이긴 하네요. 하지만 녹음 파일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김학긴 씨의 주장만 있을 뿐인 거네요.

    ◀ 이동경 ▶

    그렇습니다. 그래서 김학긴 씨의 주장이 어느 정도 믿을만한 건지 최대한 검증을 해봤습니다.

    이 검증 내용, 그리고 그 뒤에 벌어졌던 사건들을 보면 판단에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

    9년 전 은밀한 만남에서 삼성이 "서류 조작"을 시인했다는 김학긴 씨의 주장.

    김 씨의 기억은 얼마나 믿을만 할까?

    스트레이트는 이 호텔 현장을 직접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기 전에 김학긴 씨에게 당시 현장을 기억나는 대로 묘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학긴 청실 재건축조합 전 이사]
    "제가 들어가니까 소개가, 상견례가 있었고. 아마 이쪽 부위에 지하로 내려가는 아마 계단이 있었어요. 사우나, 여기 사우나 계단."

    김 씨에게 사우나 내부 구조도 그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학긴]
    "탕에서 나와서 오른쪽, 그러니까 여기에 들어가자마자 여기 탈의실이 있고 여기에 사우나실이 있고 사우나에, 여기 옆에 커피 간단히 마시고 음료수 마시면서 식사 간단히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별도로 있더라고요."

    사우나 안에 휴게실이 있었다는 겁니다.

    김 씨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그 호텔 사우나에 직접 가봤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말한 그 자리에 휴게실이 없습니다.

    김 씨의 말이 틀린 걸까?

    호텔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2016년에 리모델링 하기 전에는 그곳에 휴게실이 있었다고 합니다.

    [호텔 관계자]
    <작은 휴게실이 따로 있었다는 얘기가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여기는 안 쓰는 것 같으니까. 폐쇄를, 폐쇄를 시켰어요. 폐쇄를 시키고."
    <휴게실이 과거에 있던 거 폐쇄하고 이렇게 이쪽으로 아예 크게 확장을 했다?>
    "확장을 시켰다. 구조는 뭐 맞는 것 같아요."

    김 씨의 기억은 정확했습니다.

    -------------------

    스트레이트는 당시 온탕 안에서 대화를 나눴다던 삼성물산 사람들을 추적했습니다.

    먼저 현장소장이던 임 모 씨.

    지금은 다른 대형 건설사에 있습니다.

    [☎ 임OO / 당시 삼성물산 현장소장]
    <2011년 1월, 2월경으로 기억을 하시던데 그때 김00 상무 님이랑 같이 해서 셋이서 사우나에서 얘기한 건 기억이 나시나요?>
    "아니 전혀. 만났는지도 모르겠고, 만난 것도 잘 생각이 안 나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따로 접촉해보거나 그러신 적은 없으시고요? 기억에?>
    "전혀 안 만나진 않았겠죠. 근데 우리가 만나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벗어나서 얘기하셨던 거로 기억나는데."

    삼성물산 상무 김 모 씨.

    지금은 다른 대기업 건설회사 대표이사입니다.

    비서실과 홍보팀을 통해 질문을 남겼지만,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회사로 찾아갔지만, 출근을 하지 않아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김 씨는 대신 비서를 통해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 김OO 전 삼성물산 상무 비서]
    <어제 내용 혹시 사장님한테 전해드렸나요?>
    "네. 말씀 전해드렸는데 사장 님께서는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없고 관련된 일이 없기 때문에 딱히 얘기할 게 없다고만 이렇게 말씀하셔서요."
    <그 얘기를 우리 비서님한테 좀 다음 번에 전화가 오거든 전해줘라. 이런 식으로 얘기하신 거예요?>
    "네. 그래서 저희가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거든요."

    두 사람 모두 전면 부인하는 대신, 기억이 안 난다고 했습니다.

    ------------------------

    김학긴 씨가 낸 가처분 소송은 4개월 만에 증거부족으로 패소했습니다.

    이제 김 씨에게 남은 방법은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시키는 것뿐.

    [김학긴]
    "제가 팸플릿을 만들어서 전체 조합원한테 가가호호 뿌렸죠. 그래서 저를 따르는 부녀회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돌리니까 또 깡패집단이 또 그걸 회수해가고 막 그렇게 난리를 치고…"

    총회가 열린 2011년 5월 23일

    김 씨에게 건장한 남성들이 따라 붙었습니다.

    [김학긴]
    "집에 나오자마자 열 몇 명이 나를 에워싸는 거예요. 깍두기들이. 그래서 너희들 뭐 하는 사람이냐 라고 하니까 자기네들 경호 요원이래. 왜 나한테 경호를 해야 되느냐. 가라. 하니까 걸어가는데도 둘러싸면서 일반인들이 나한테 접근을 못 하게끔 에워싸는 거예요."

    김 씨가 강당 2층에서 남성들에게 둘러싸인 사이, 삼성물산의 철거와 이주, 분양계획 수립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됐습니다.

    [김학긴]
    "단상에서는 일사천리로 회의를 진행하는 거죠. 그래서 제가 손을 들고 반박을 하고 목청을 높여도 어떻게 뭐 의장이 조합장인데, 그 의장이 진행발언권을 주지 않으면 발언을 못 해요."

    총회에서 모든 게 끝난 바로 다음날,

    삼성물산이 김 씨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또 철거업체 사장이 찾아왔습니다.

    삼성과 잘 지내겠다고 하면 고소 취하를 돕겠다고 합니다.

    [철거업체 대표 / 2011년 6월]
    "선배님이 잘 지내겠다 그러면, 고소 취하겠다고 그러면 그 말을 (삼성에) 전하겠다."

    [김학긴 / 2011년 6월]
    "천만의 말씀. 취하하지 말라 그래. 분명히."

    김씨는 이번에도 제안을 거졀했습니다.

    [김학긴]
    "내가 졌어. 그래. 내가 저쪽에 고소당했어. 그럼 끝났잖아. 근데 뭘?"

    [철거업체 대표]
    "고소 취하하고 잘 지내면 내가 그 명목이 서는 거 아닙니까?"

    [김학긴 ]
    "고소 취하? 고소 취하? 누가 고소를 취하해? 하라 그래. 취하를 하든지 소송을 하든지, 하라 그래."

    김 씨는 6개월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뒤였습니다.

    [김학긴]
    "가족들이 여기서 이제 정이 없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아주 평온한 이 가정이 완전히 거기에서 그냥 보금자리가 깨지니, 이 깨진 거를 빨리 팔고 가자. 팔고 가야지 아빠가 더 이상 여기에 신경을 안 쓰게 된다. 그러니까 이제 부인이 참 눈물을 흘리면서 '나하고 이혼을 할래?'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데…가족들한테 미안하죠. 사실은 너무나 미안하고 그래서 그 집을 팔 수밖에 없었어요. 참…"

    ---------------

    스트레이트 취재에 대해 삼성물산은 당시 재건축은 모두 합법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도 불법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시행문을 보여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관련 서류들은 현재 시간이 오래 지나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 조승원 ▶

    오늘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 그리고 강남구청 내부자와 삼성물산의 유착 의혹까지, 이 사건을 둘러싼 추적은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 허일후 ▶

    이지선, 이동경 기자 다음 주에도 또 뵙겠습니다.

    ----------

    ◀ 조승원 ▶

    스트레이트는 지난 7월 5일 방송에서 이상직 의원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고발했습니다.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여러 불법 의혹과, 선거법 위반 의혹이었죠.

    ◀ 허일후 ▶

    이상직 의원은 그 뒤에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죠. 그런데 검찰이 지난 수요일 이상직 의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어요.

    ◀ 조승원 ▶

    바로 그날 이스타항공은 노동자 605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이 사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허일후 ▶

    스트레이트는 성역없이 고발하고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 조승원 ▶

    끈질긴 추적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허일후 ▶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