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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옵티머스와 하나은행, 그리고 강경여의도포럼

[스트레이트] 옵티머스와 하나은행, 그리고 강경여의도포럼
입력 2020-11-22 20:57 | 수정 2020-11-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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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

    최순실 씨, 정말 힘이 셌습니다.

    자기 돈 관리해준 하나은행 지점장 청와대에 인사청탁해서 바로 내리꽂았네요.

    ◀ 허일후 ▶

    그것도 그렇지만, 하나은행은 참 이상한 조직이네요.

    채용비리도 그렇고, 인사청탁도 그렇고, 불법이나 부정을 실행한 사람들은 서로 자기가 했다는데, 정작 이걸 지시한 사람은?

    ◀ 조승원 ▶

    없어요.

    ◀ 허일후 ▶

    없다는 거잖아요.

    ◀ 조승원 ▶

    그런데 이거 말고도 하나은행이 또 등장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사모펀드, 옵티머스 사기 사건이죠?

    ◀ 이지수 ▶

    네, 이 사건에서도 하나은행이 등장합니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은행이었는데, 옵티머스 측의 편의를 봐준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 허일후 ▶

    왜 그런 겁니까?

    하나은행과 옵티머스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 홍신영 ▶

    이 사건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모임이 있습니다.

    바로 강경여의도포럼입니다.

    ◀ 조승원 ▶

    강경여의도포럼이요?

    ◀ 홍신영 ▶

    강경상고 출신 금융계 인사들의 모임인데, 화려한 인맥을 자랑합니다.

    옵티머스의 김재현 대표는 이 강경여의도포럼 인맥들을 전방위적으로 만나고 다녔습니다.

    스트레이트가 이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

    5천억대 펀드 사기로 확인된 옵티머스 사건.

    고객들에게 펀드를 판매한 곳은 NH투자증권이지만, 펀드 자금을 관리한 곳은 따로 있습니다.

    수탁사인 하나은행입니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의 지시를 받아 회사채를 사고 파는 등 투자금을 관리했습니다.

    옵티머스가 환매중단 사태에 빠지며 사건이 터진 건 지난 6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옵티머스 임직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이미 지난 2018년 8월부터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미 환매중단 1년 10개월 전부터 펀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수탁사인 하나은행은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

    ---

    2018년 8월 9일 하나은행 수탁부에 비상이 걸립니다.

    옵티머스 지시로 투자한 곳에서 전날 회수해야 할 자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 돈을 받아 펀드 환매를 요청한 고객들에게 보내줘야 하는데, 구멍이 생긴 겁니다.

    옵티머스에 돈을 메우라고 했지만, 오늘은 안되고 내일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은행 돈으로 대신 보내줬습니다.

    지급준비금.

    고객 예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이 중앙은행에 모아놔야 하는 돈입니다.

    이 돈을 구멍난 사모펀드를 메꾸는데 쓴 겁니다.

    하나은행은 이런 사실을 아무 데도 알리지 않고, 다음날 투자금이 들어오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장부를 고쳐놨습니다.

    [하나금융 직원]
    "운용사에서 자금이 모자라게 들어왔으면 보통의 경우는 운용사에 얘기해서 이 자금이 당일에 반드시, 왜냐면 판매사에 보내줘야 되니까요. 근데 자금을 당일 날 조정을 해서 그다음 날 운용사에서 추가로 받아서 자금을 맞췄다? 이것은 일반 직원들이 그냥 얼핏 생각하기에도 이해할 수 없는 업무 프로세스이니까."

    이런 일은 2018년 10월 23일, 12월 28일 두 차례나 더 벌어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직원]
    "수탁은행이 (펀드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낌새를 챌 수도 있었는데 그냥 넘어간 부분이 있고요. 예금자의 돈을 펀드 운용사를 위해서, 옵티머스를 위해서 무단으로 빌려준 것이죠. 하루 동안 빌려줬는데 그 빌려준 거에 대해서는 아무 기록을 안 남겨 둔 것입니다."

    금감원 조사결과 하나은행은 구멍난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메꾸기 위해, 다른 펀드 자금까지 동원했습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변호사]
    "운용회사 쪽의 부탁에 따라서 돈을 임의로 사용했다, 임의로 뺐다 그러면 그것도 횡령이고 만약에 그 자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뭐 다른 어떤 계좌의 돈을 빼냈다고 하면 그것도 당연히 횡령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뭐 어떻게 보더라도 업무상 횡령이 법적으로는 성립할 수 있고. 하나은행이라는 수탁회사가, 법적으로 횡령인가를 떠나서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일이죠."

    하나은행은 장부를 맞추기 위해 내부자금을 잠시 활용했을 뿐이고, 두번째로 문제가 생겼을 때 신규 수탁은 중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옵티머스는 하나은행의 도움을 받아 판매 중단 위기를 세 번이나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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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혹은 또 있습니다.

    옵티머스는 당초 비교적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하나은행에는 정체 불명의 회사 5곳의 사채를 사라고 지시했습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지시.

    그런데도 하나은행은 아무 문제도 삼지 않고 이 사채를 사들입니다.

    더 이상한 건 돈을 돌려받을 때입니다.

    투자한 곳에서는 돈이 안 들어오고, 정작 트러스트올이라는 투자도 하지 않은 회사에서 1년 넘게 이자를 받았습니다.

    트러스트올은 구속기소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렬 씨의 회사였습니다.

    정상적인 투자처럼 꾸미기 위해 자기 회사 돈으로 돌려막기를 한 건데, 하나은행은 이걸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수탁사 입장에서는 내가 받아야 할 데는 A인데, 느닷없이 C가 돈을 줬어요. 그러면 A가 왜 안 주고 C가 줬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야 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게, 이게 선관(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라는 거죠. 그런데 그런 것도 다 넘어간 거죠."

    하나은행은 수탁사는 실입금자를 확인할 의무나 권한이 없고 옵티머스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돈을 관리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2018년 3월 21일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임시주주총회입니다.

    스트레이트가 최초로 공개하는 화면입니다.

    이 주주총회에서 김재현 씨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를 몰아내고, 옵티머스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김재현 씨는 그때부터 금융권 인사들을 전방위로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를 금융계 인사들에게 소개한 사람은 윤만순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었습니다.

    모두 윤만순 씨의 출신 고등학교, 강경상고 인맥이었습니다.

    [OO은행 부행장]
    "뭐 학교 선후배니까 한 두 번 정도는 만났죠. 차 한 잔 먹으러 왔을 거예요."
    (부행장님 사무실로?)
    "네, 차 한 잔 먹으러 와서…"

    [금융감독원 팀장]
    "저는 거기에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 중에는 하나은행 임원도 있었습니다.

    김재현 씨는 2018년 초 윤만순 씨의 소개로 하나은행 김 모 전무를 만났습니다.

    김 전무 역시 강경상고 출신입니다.

    강경상고 출신 금융계 인사들로 구성된 강경여의도포럼.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부회장도 강경상고 출신으로, 강경여의도포럼의 임원을 지냈습니다.

    혹시 김재현 씨가 함영주 부회장도 만난 건 아닐까?

    이 사건을 담당한 한 당국자는 "2018년 3월 김재현이 윤만순의 소개로 함영주 부회장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하나은행이 왜 옵티머스의 편의를 봐줬는지, 누구의 지시였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함영주 부회장은 김재현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으며, 수탁 업무 관련해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 모 전무가 김재현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명함을 주고받고 인사만 했을 뿐, 수탁과 관련한 부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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