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승원 ▶
하나은행이 엮인 사건들이 너무 많네요.
채용비리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옵티머스 사기사건까지.
◀ 허일후 ▶
그리고 이 사건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네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 이지수 ▶
그렇습니다.
채용비리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최순실 인사청탁 사건에서는 자기가 지시했다고 총대를 맸고, 옵티머스 사건에서도 이름이 등장합니다.
◀ 조승원 ▶
함영주 부회장, 어떤 사람입니까?
◀ 홍신영 ▶
하나은행 행장을 지냈고, 현재는 지주회사인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다음달에 새 회장을 선출하는데,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허일후 ▶
차기 1인자라.
이쯤 되면 함영주 부회장의 답변을 좀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이지수 ▶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 조승원 ▶
아, 만났습니까?
◀ 이지수 ▶
만나긴 했습니다.
지금부터 하나은행이 차기 1인자를 보호하기 위해 한 행태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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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하나은행 채용비리 사건의 재판에 함영주 부회장이 출석하는 날입니다.
스트레이트는 함 부회장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 법원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함영주 부회장이 도착하는 순간.
주변에 서있던 남성들이 기자들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공판 길어지고 있는데 한 말씀 해주시죠?)
"아 왜 이러십니까. 아 왜 이러십니까"
하나은행 부행장과 상무 등 임직원들이었습니다.
(채용 비리 보고 관련해서 보고받거나 지시받으신 적 있습니까?)
(옵티머스 펀드 관련해서 김재현 대표 만나셨어요?)
법정에서 나올때도, 함영주 부회장은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고교 동문 소개로 김재현 대표 만나신 적 있으세요?)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왜 재벌급이 됐냐면 삼성의 이재용 회장도 검찰에 출두할 때는 포토라인에 섰어요. 은행권 채용 비리 할 때 은행장들, 지주 회장들 포토라인조차 안 섰어요. 이거는 재벌을 이제 뛰어넘는다는 거죠. 최소한 재벌은 자신들의 회사에요. 그런데 이건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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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 한 경제신문 기사입니다.
1조원 옵티머스 사기, 핵심 연루자들 '강경상고' 출신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신문 지면과 온라인판을 비교해 보니, 온라인판 기사의 한 대목이 삭제됐습니다.
금융권 인사 C씨가 활발하게 강경상고 동문 모임에서 활동했다는 대목입니다.
온라인판 기사를 보니, A, B씨와 D, E, F씨는 있는데 C씨가 빠져있습니다.
C씨는 누구일까?
바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입니다.
하나금융 임원이 함영주 부회장을 기사에서 빼달라고 요구해, 기사가 빠진 겁니다.
이 임원은 함 부회장의 강경상고 후배, 김모 씨였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함영주 부회장은 강경여의도포럼에 가지 않았다. 그래서 삭제를 요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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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이런 언론 대응은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스트레이트 방송을 사흘 앞둔 지난 목요일.
스트레이트팀 앞으로 하나은행 측이 내용증명서 한 통을 보냈습니다.
하나은행은 스트레이트 담당 기자와 팀장 개인을 형사 고소하고, 법원에 5억 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장 표지를 보내왔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방송한 스트레이트 <론스타와 모피아의 망령> 편이 허위 사실로 자기들의 명예를 훼손했고, 이번주 예정된 방송도 하나은행의 권익 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부분이 허위 사실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방송된지 나흘만에, 내용도 없이 고소장과 소장을 당사자들에게 직접 보낸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강혁/전 민변 언론위원장 변호사]
"더 이상 그런 비판을 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그런 수단으로 제기되는 소송을 전략적 봉쇄 소송이라고 하는데요. 공익성 추구하면서 보도하려 했던 기자에 대해서 제기한다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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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기자 개인을 상대로 이런 소송을 낸 사례가 또 있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경제신문인 이코노믹리뷰가 <하나금융 회장 재선임 앞두고 사외이사와 거래>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당시 3연임을 노리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비리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하나은행 안모 전무가 언론사로 찾아왔습니다.
안 전무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에게 불리한 기사를 다시 쓰지 않는 조건으로, 광고비 2억 원을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안 모 씨/당시 하나은행 전무(대독)]
" 2개."
(2개?)
"앞으로 안 쓰는 걸로."
(아니. 나눠서? 뭐 어떻게? 일은 명확히 해야지)
"아니. 한 번에 줘야지, 뭘 나눠서 줘? 그럼, 그럼 한 개, 한 개 이렇게 줄까? 이번 달 하나, 다음달 하나?"
(그럼 한꺼번에 2개? 오케이. 2개는 뭐 2천은 아니고)
"2억 2억 2억 줄게"
다음날에는 안 전무와 기자가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안 전무는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안 모 씨/당시 하나은행 전무(대독)]
"내가 좋아하는 형이 행장인데, 그 형이 행장이 되면, 나는 행장 안 되고 계열사 사장될 거야. 하나카드든 하나캐피탈이든지 사장할게. 그런데 우리 회장 내가 모시기 쉽지 않아."
이 녹취록에 등장한 안모 전무.
지난 11일 함영주 부회장 재판에서 스트레이트 취재진을 막아섰던 바로 그 인물입니다.
지금은 부행장이 됐습니다.
이코노믹리뷰 기자는 당시 이 제안을 거절하고 대화내용을 녹음했습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기자를 형사고소하고, 3억 원의 민사소송을 냈습니다.
당시 저녁 식사 자리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함께 합석했다고 미디어오늘이 보도했습니다.
자기 비리를 고발한 언론사를 회유하는 자리에,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겁니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당시 안 전무와 함영주 행장, 김정태 회장을 김영란법과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이 사안은 3년 전 사건으로 당시 이런 의혹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통해 무혐의 종결된 사건이다"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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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1인을 보호하기 위해 왜 임원들이 이렇게까지 나설까?
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하나금융 관계자]
"은행 같은 경우는 보통 일반인들은 행장이 최고의 결정권자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회장, 회장이 (승인)안 하면 승진도 못 해요. 속된 말로 이건희보다 더 권력이 크죠. 나한테 충성하면, 내가 죄를 저질러도 입을 꾹 다물 사람이 1순위 덕목인 거에요."
김승유 회장, 김정태 회장은 모두 3연임을 해, 장기집권했습니다.
함영주 부회장은 내년초에 새로 뽑는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유력 후보입니다.
금융지주 회장은 임기가 1-2년에 불과한 은행장과 계열사 사장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법적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
"지주 회장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장단 회의에서 말로써 지시를 하는 것이죠. 그러면 증거가 남지 않습니다. 지주 회장들은 위반 행위, 위법 행위는 하더라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책임에서 벗어나기가 좋은 구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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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뉴스
홍신영
[스트레이트] "2억 줄게" 회장님의 막강 파워
[스트레이트] "2억 줄게" 회장님의 막강 파워
입력 2020-11-22 21:04 |
수정 2020-11-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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