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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시스템 공천, 이상직은 왜 살아남았을까?

[스트레이트] 시스템 공천, 이상직은 왜 살아남았을까?
입력 2020-11-29 20:53 | 수정 2020-11-2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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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

    이상직 의원, 어떤 정치인인지 종잡을 수가 없군요.

    처음엔 정동영계였다가, 한때는 박지원계로 통했다가, 탄핵 이후에는 또 친문으로 변신했어요.

    ◀ 허일후 ▶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됐고요.

    야, 저것도 대단한 능력인데요?

    ◀ 곽승규 ▶

    민주당 안에서는 그래서 계파가 없는 실속형, 실리형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 허일후 ▶

    말이 좋아서 실속형이지, 사실 이익추구형 아닙니까?

    ◀ 곽승규 ▶

    이상직 의원은 성공한 창업자라는 이미지를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정치할 때도 경제민주화 얘기를 많이 했고, <공정>이라는 제목으로 책도 냈습니다.

    ◀ 조승원 ▶

    그런데 과거를 보니까 주가조작도 있었고, 횡령 사건도 있었어요.

    공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네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할 때도 잡음이 꽤 많았잖아요?

    ◀ 곽승규 ▶

    그렇습니다.

    2년 가까이 이사장으로 있었는데, 특혜채용, 해외출장 비위, 사전선거운동 등 온갖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제는,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이상직 의원을 또 공천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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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3월, 이상직 의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습니다.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은 공단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가 아니라, 자기 지역구인 전북 전주에서 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전주를 드나들었습니다.

    재임 22개월 동안 최소 13차례 전주에서 강연했습니다.

    이미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도 수시로 거론했습니다.

    [이상직/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2019년 국정감사)]
    "문재인 대통령과 19대 국회의원을 했고 '문재인의 남자' 뭐 이렇게 하니까 그런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는데요."

    [이상직/예비후보(지난 1월 유튜브 <박시영의 눈>)]
    "저는 대통령이 하도 일을 많이 시켜서, 진주에 있거든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해외 출장 가면 의무 순방 BTS보다 더 바쁘게 지구를 두 바퀴나 다녔는데요."

    BTS보다 더 바쁘게 해외 출장을 다녔다는 이상직 의원.

    하지만 이 해외 출장에는 수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 아마추어 골프선수로 활동 중인 이상직 의원 아들이 출전한 중국 골프대회 영상입니다.

    티박스에 들어선 아들 뒤로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는 한 남성.

    이상직 당시 중진공 이사장입니다.

    이상직 이사장은 중국 출장 중이었습니다.

    7월에는 한 달 사이 미국 출장을 무려 세 번이나 갔는데, 세 번 모두 아들의 골프대회가 미국에서 열렸습니다.

    22개월 동안 모두 26차례 해외에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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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두 달 뒤 진행된 3급 대외협력실장 공개채용.

    연봉 9,500만 원인 이 자리에 채용된 사람은 이상직 의원의 전직 비서관이자 이스타항공 간부였던 A씨입니다.

    2019년 1월 A씨는 이상직 이사장 명의로 전주시장과 시의원 등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명절선물을 돌렸습니다.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곽대훈/의원(2019년 국정감사)]
    "종전에 국회의원을 하셨던 지역구에 선물을 돌려서 지금 선관위에서 조사 중에 있는 거 같은데, 이렇게 이사장님께서 지시하셔서 돌렸습니까?"

    [이상직/이사장]
    "그건 제가 모르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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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월 이상직 의원은 드디어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출판기념회에서 공개한 책의 제목처럼, <공정>을 내세웠습니다.

    [이상직/예비후보(지난 1월 <박시영의 눈>)]
    "병역 비리, 입시 부정입학하면 분노를 하잖아요. 사회적 분노에는 촛불을 드는데 공정 경제에 대한 불공정에 대해서는 침묵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공정 경제를 만드는 건 정치가 필요합니다."

    지난 2월 15일.

    예비후보 신분이던 이상직 의원이 전주의 한 교회를 찾았습니다.

    여기서도 또 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거론합니다.

    [이상직/예비후보]
    "문재인 대통령을 3년 동안 청와대에서 모시고 있었는데 3년 대통령을 모시다 보니까는 이 지역에서 활동이 좀 적었습니다. 근데 1월에 겨우 사표를 수리해줬습니다. 가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꺾어라' 이렇게 했는데…"

    이상직 의원은 청와대에서 일한 적이 없습니다.

    종교시설에서 명함을 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는 선거법 위반입니다.

    이 사건 1주일 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상직 의원을 최종 경선후보 두 명 중 한 명으로 선정했습니다.

    --

    정치신인 이덕춘 변호사와의 양자 대결.

    이상직 후보는 또 문제를 일으킵니다.

    민주당 당내 경선은 권리당원 50%, 일반시민 50%의 여론조사로 결정합니다.

    권리당원이 일반시민 여론조사에도 참여하면, 중복투표가 되기 때문에 불법입니다.

    이상직 후보 캠프가 전주지역 유권자들에게 대량으로 뿌린 문자메시지.

    02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달라.

    권리당원은 일반시민 여론조사 전화도 같이 받을 수 있다고 썼습니다.

    중복투표를 하라고 불법을 부추긴 겁니다.

    똑같은 문구를 이상직 후보 SNS 계정에도 올렸습니다.

    이상직 의원은 결국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따냈고, 총선에서 62.5%를 득표해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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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지난 10월 14일 이상직 의원 본인과 선거캠프 관계자 6명, 그리고 전주시 의원 2명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습니다.

    중복투표를 부추긴 문자메시지, 교회에서 지지를 호소한 발언, 중진공 이사장 신분으로 돌린 명절선물,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봤습니다.

    여기에 허위사실 공표도 추가됐습니다.

    이상직 의원은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은 전과에 대해 그동안 "자기는 관여한 게 없고, 대표이사라 양벌규정으로 벌금형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의원은 35억 원의 주가조작 자금을 이른바 기술자에게 대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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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템 공천을 자랑했던 민주당.

    민주당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주가조작 전과, 선거법 위반 논란, 중진공 이사장 시절 온갖 잡음.

    그러나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에서, 이상직 의원은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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