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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석탄보다 싸진 태양광, 탄소 중립의 시대

[스트레이트] 석탄보다 싸진 태양광, 탄소 중립의 시대
입력 2020-12-06 21:10 | 수정 2020-12-0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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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

    발전소를 저렇게 크게 지으면서 송전 계획은 안 세웠다는 게 말이 됩니까?

    뭐가 저렇게 급했던 겁니까?

    ◀ 허일후 ▶

    이야기를 보면 볼수록 화가 나네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석탄화력발전소에 17조 원을 퍼붓는데, 정작 가동도 제대로 못 한다는 거잖아요.

    ◀ 이동경 ▶

    그렇습니다.

    저 계획이 확정된 게 이명박 대통령 임기 종료 직전인 2013년 2월이었는데, 불과 3년 뒤 정부가 온실가스 37% 감축 계획을 내놓은 거죠.

    ◀ 조승원 ▶

    게다가 석탄화력발전소 제대로 가동 못 해도 꼬박꼬박 발전소 건설비와 전기료까지 다 보전해줘야 한다는 거군요.

    ◀ 허일후 ▶

    4대강 사업이 22조 원을 퍼부었는데, 재벌 특혜 논란, 환경 파괴 논란.

    두 사업이 참 닮았네요.

    ◀ 조승원 ▶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없애는 움직임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있는 거잖아요?

    ◀ 이동경 ▶

    그렇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가 대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바로 탄소 중립의 시대입니다.

    ========================================

    바이든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

    바이든의 승리는 곧 지구 환경의 승리였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협정에 취임식 당일 곧바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조 바이든/2020년 10월]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는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입니다. 우리에게는 도덕적 의무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자들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외교력과 무역 수단까지 동원해서라도, 전세계 기후위기 대응을 이끌겠다고 했습니다.

    10년간 5조 달러, 5,5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친환경 산업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

    세계 경제가 대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20세기가 탄소 중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탄소 중립의 시대입니다.

    애플과 구글은 2030년, 아마존은 204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2012년 탄소 중립을 달성한 데 이어, 2050년에는 탄소 마이너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리사 잭슨/애플 환경담당 부사장]
    "애플은 2030년까지 전 공정에 걸쳐서 100% 탄소 중립을 실천할 겁니다. 공급망과 제품을 포함해서요."

    -------------

    탄소 중립.

    국가나 기업이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만큼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IT기업들만 동참한 게 아닙니다.

    전통적 화석연료 기업들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도 탄소중립 대열에 가세했습니다.

    심지어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석유 사업을 접고, 친환경과 재생에너지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왜 탄소 중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을까?

    환경 때문만은 아닙니다.

    당장 돈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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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천조 원이 넘는 돈을 굴리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

    올해 초 블랙록이 기업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후 변화로 채워졌습니다.

    앞으로 기후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래리 핑크/블랙록 회장]
    "기후 위기가 곧 투자 위기라는 생각이 세계적으로 커졌습니다. 이 문제를 고민하지 않는 국가와 기업은 추락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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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가능해진 이유는 에너지 생산 비용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가장 싼 에너지는 원자력과 석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태양광의 발전단가는 82%, 풍력은 39%나 떨어졌습니다.

    석탄화력 발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아진 겁니다.

    [박지혜 변호사/기후솔루션]
    "태양광은 패널이 대량생산되면서 패널 단가가 굉장히 많이 떨어졌고, 패널 효율이 많이 형성됐고, 수명이 굉장히 길어졌어요. 그런 게 다 영향을 미쳐서 태양광은 사실상 보조금 없이 경쟁을 하고 있고. 해상풍력도 대규모 단지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북해 같은 데도 그렇고. 그래서 해상풍력도 지금 유럽에서는 보조금 없이 경쟁을 할 수 있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보이고요."

    -------------

    각국 정부들도 적극적입니다.

    유럽연합 2050년, 일본 2050년에 이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도 20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 상품에 관세를 물리는 탄소국경세 도입도 예고했습니다.

    당장 한국 수출 기업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윤순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예를 들면 배터리 수주 계약을 맺습니다. 그런데 그냥 계약을 맺는 게 뭐 몇만 대분을 달라, 이게 아니에요. 너네가 생산하는 배터리, 생산할 때 재생에너지 100%가 되어야 된다. 이거를 요구하기 시작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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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도 이런 국제적 흐름 속에 지난 10월 탄소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2020년 10월 국회 시정연설]
    "정부는 그동안 에너지전환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습니다.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여,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관건은 역시 석탄입니다.

    한국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38%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옵니다.

    국제 기후분석 기관들은 한국이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적어도 2030년에는 탈석탄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프랑스는 2023년, 영국과 이탈리아는 2025년, 캐나다 2030년, 독일은 2038년까지 탈 석탄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금은 석탄발전소를 지을 때가 아니라, 더 늦기 전에 하루 빨리 멈춰야 할 때라는 겁니다.

    [전영환 교수/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진짜 2050 탄소중립으로 간다고 하면 지금이라도 보전을, 비용을 보전을 해주고 중지를 시키는 게 매몰비용,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매몰비용 측면에서 보면 훨씬 그게 경제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거를 계속 가지고 가면 계속 문제가 돼요."

    [윤순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이게 저탄소로도 안 됩니다. 탈탄소로 해야 돼요. 아예 탄소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아야 되는 거죠. 그러려면 거의 300년가량, 200년 이상 지탱해온 화석 문명 자체가 완전히 변화가 되어야 하는 거죠. 이게 대전환기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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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탄소 경제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철 지난 석탄화력발전소를 붙들고 있군요.

    ◀ 조승원 ▶

    한국이 기후 악당 국가로 남을 건지, 세계적 변화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갈 건지, 지금이 중요한 때입니다.

    ◀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조승원 ▶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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