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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1조원 인허가, 사돈이 심사위원

[스트레이트] 1조원 인허가, 사돈이 심사위원
입력 2020-12-20 20:56 | 수정 2020-12-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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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민간 건설업자가 '저희 이러면 남는 게 없어요' 이렇게 앓는 소리를 하니까, 구청과 시청이 재빨리 규제를 풀어준 거네요?

    ◀ 조승원 ▶

    나중에 보니까 아파트를 더 비싸게 분양해서 몇천억 원을 더 남겼다는 거고요?

    ◀ 이지수 ▶

    아직 사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저 사업으로 전봉민 의원 일가족 회사가 얼마를 벌게 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처음 인허가받을 때 자기들이 제출한 것보다는 훨씬 큰 돈을 벌 게 된 건 분명해 보입니다.

    ◀ 조승원 ▶

    마지막에 구청장 인터뷰를 보니까 최종 허가는 시청이 해준 거라고, 자기는 잘 모른다고 책임을 떠넘기네요.

    ◀ 허일후 ▶

    그렇다면 부산시청이 최종적으로 허가한 과정은 문제 없었습니까?

    ◀ 이지수 ▶

    문제가 많았습니다. 부산시의 인허가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

    2015년 6월 22일.

    부산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진베이시티의 주거비율을 80%로 올려줄지 최종 심의하는 회의였습니다.

    참석자는 16명.

    위원장은 부산시 행정부시장, 부위원장은 부산시 도시계획실장이고, 민간위원 12명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민간위원들 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습니다.

    부산시 전 주택국장 윤 모 씨입니다.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윤 씨는 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의 사돈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광수 회장의 셋째아들이자, 전봉민 의원의 막내동생 전상우 씨의 장인입니다

    전상우 씨는 동수토건의 대표이사이자, 이진베이시티 시행을 맡은 아이제이동수의 이사입니다.

    사위와 사돈집이 하는 사업의 인허가 심사 위원회에, 장인이 위원으로 들어간 겁니다.

    [김삼수/부산시의원]
    "누가 봐도 그거는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아니 사위가 사업하는데 장인 어른이 권한이 있으면 도와주는 거예요. 일반적인 상식적으로는 도와줄 수 있는 거고. 제척되어야 하는 사유가 됨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들어간 거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심받을 만한 이유가 되는 거죠."

    사위와 사돈의 사업을 심의할 때, 장인이 위원으로 들어가도 되는 걸까?

    국토계획법과 부산시 조례에 따르면, 당사자와 친족관계이거나, 해당 안건의 이해관계인이면 제척됩니다.

    친족이란 혈연이나 혼인으로 이루어진 사람들, 즉 8촌이내 혈족과 4촌이내 인척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담당 공무원에게 왜 제척하지 않았는지 물어봤습니다.

    몰랐다고 했습니다.

    [☎전 부산시청 도시계획실 관계자]
    "본인이 그걸 이야기 밝히고 스스로가 제척을 하겠다고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죠. 들어갔던 위원이 자기가 제척 사유가 되면 당연히 스스로 회피를 해야 하는 거고, 부산시가 그 사람과 어떤 사적 관계를 일일이 조사를 해서 당신은 여기에서 제척해야 한다. 뭐 이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죠?"

    왜 회피하지 않았을까?

    윤 씨는 이게 사위가 하는 사업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 윤OO/전 부산시 주택국장(당시 공동위원회)]
    "(전상우 대표님이 그 당시에도 사위분이 맞으신 거죠?) 몇 년도지 그게? (2015년입니다.) 그러면 맞겠지. 그런데 그 당시에 이진으로 이게 신청이 안 됐을 건데. (그럼 이진종합건설이 그 사업을 한다는 걸 모르셨다는 건가요?) 그 당시에는 내가 알 수가 없지."

    인허가 신청이 '아이제이동수' 명의로 들어와서, 이진종합건설이나 동수토건이 하는 사업인지 몰랐다는 주장입니다.

    아이제이동수의 아이제이는 이진의 머릿글자이고, 동수는 동수토건에서 따온 말입니다.

    게다가 이미 부산 건설업계에서는 이진베이시티 사업을 전광수 회장이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업 초기부터 이미 특혜 논란으로 여러 언론이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사위가 하는 사업인지 몰랐다는 주장.

    [☎ 윤OO/전 부산시 주택국장(당시 공동위원회)]
    "내가 위원으로 들어갈 때는 서류를 보고 내가 들어갈 거 아닙니까? 일일이 그걸 다 물어봅니까? 제가 볼 때 내 판단으로는 기피, 회피할 그런 당사자가 아니었다고 판단을 하고 들어간 거예요."

    [☎ 당시 공동위원회 참석자]
    "한진에서 누구한테 팔았다 하는 것이 그게 언론에 몇 번 나왔을 거고. 그분도 아마 시에서 국장을 했었어요. 그 정도 위원할 사람들 같으면 부산시의 어떤 입지적인 조건이 좋은 자리에 '아, 저 땅은 누구 땅이다' 하는 거는 대부분 많이 알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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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다른 위원들은 누구였을까?

    부산시 전현직 도시계획실장, 창조도시국장, 전 주택국장 등 전현직 공무원들이 많았습니다.

    모두 윤 씨와 공무원 인맥으로 얽힌 사람들입니다.

    [이성호/부산대 명예교수(전 부산시 공동위원회)]
    "공동위는 아까 봤던 전부 다 건축 선후배들인데 무슨 이야기가 필요하겠어요? 다른 말로 그때는 주택국장, 그런 분이 한마디 말하면 다 따라갈 그런 체제지. 공무원 사회는 학교하고도 다르고 회사와는 또 달라요. 대단한 위계질서이기 때문에 완전히 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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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공동위원회를 통과한 이진베이시티 사업은 두 달 뒤, 부산시 환경영향평가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평가위원장은 박 모 당시 부산시 기후환경국장.

    취재 결과 박 전 국장은 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과 합천 고향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박 씨는 퇴직한 뒤 이진종합건설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부회장님으로 통했습니다.

    [☎ 이진종합건설 관계자]
    "(박OO 부사장님실 연결 가능한가요?) 박OO…아, 박OO 부회장님이요? 잠시만요. (안녕하세요. 박OO 부회장님 계신가요?) 어떤 분이요? (박OO 부회장님이요.) 부회장님 4층에 계시는데 잠시만요. 제가 일단 4층 직원분으로 연결해드릴게요. (부회장님 통화 가능할까요?) 잠시만요. 지금 나가셔서 자리에 안 계세요. 아침에 한 10시에서 11시 그쯤에는 계세요."

    박 씨가 이진종합건설 부회장으로 취업했다면, 퇴직 후 3년 간 직무관련 업체의 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입니다.

    박 씨에게 물어봤더니, 그런 사실이 없다고 딱잘라 부인했습니다.

    [☎ 박OO/전 부산시 기후환경국장]
    "이진건설 내가 취직한 적이 없는데요? 3년 동안은 취업제한이 걸려서 저는 취업 못 합니다. 내년부터는 취업제한 기간이라도 취업을 할 수 있지만, 올해까지는 전혀 못 합니다. (그러면 이진건설에는 지금 아무것도 적이 없다는 말씀이시죠?) 전혀 없죠. 아예 못하니까."

    그러나 취재가 계속되자 며칠 뒤, 해명이 달라졌습니다.

    [☎ 박OO/전 부산시 기후환경국장]
    "사무실은 내가 가끔 나가는 게, 서예 학원을 다녀요. (서예 학원을 다니신다고요?) 서예 도구를 한 번씩 갖다 놓는데 그거를 벼루나 먹이나 이런 거를 갖다 놓고 한 번씩 찾아오고, 찾아와서 연습할 때 쓰고 그렇게 하는 거지. (그 회사에다가 서예 도구를 보관하신다는 말씀이세요?) 네. 조그마한 창고가 있어요. 내가 사무실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요. 내가 가끔 한 번씩 그래 하는 거지."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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