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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국회의원 아버지의 은밀한 제안 "3천만 원 가져올게"

[스트레이트] 국회의원 아버지의 은밀한 제안 "3천만 원 가져올게"
입력 2020-12-20 21:11 | 수정 2024-03-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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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일감 몰아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아예 아버지 회사가 하던 사업을 통째로 떼어서 주는 일감 떼어주기 수법까지 있군요?

    ◀ 조승원 ▶

    부자들이 자식들 재산을 어떻게 불려주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 이지수 ▶

    일감 몰아주기와 떼어주기 둘 다 공정거래법 위반과 편법 증여 소지가 있습니다.

    ◀ 허일후 ▶

    그런데 전봉민 의원, 기자를 피해서 도망다닌 겁니까? 건설업자도 아니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인데, 좀 무책임해 보이네요?

    ◀ 이지수 ▶

    의원실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밑에서 기다렸는데, 결국 못 만났습니다. 질문지를 보냈는데 답도 안 하더라고요. 그 대신 다른 사람을 만났습니다.

    ◀ 조승원 ▶

    누굽니까?

    ◀ 이지수 ▶

    아버지 전광수 회장입니다.

    ◀ 조승원 ▶

    아.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전광수 회장은 뭐라고 합니까?

    ◀ 이지수 ▶

    전광수 회장과 긴시간 인터뷰를 했는데요, 아들이 국회의원 공천을 받은 얘기부터 인허가 특혜 논란까지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광수 회장이 인터뷰 말미에 저에게 황당한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 허일후 ▶

    황당한 제안이요?

    ◀ 조승원 ▶

    그게 뭡니까?

    ◀ 이지수 ▶

    이제부터 진짜가 나옵니다. 전광수 회장의 얘기를 보시겠습니다.

    =========================

    전광수 회장.

    1998년부터 2010년까지 부산 주택건설협회 부회장과 회장을 지냈습니다.

    이때부터 정치권과 연을 맺기 시작합니다.

    2006년 부산일보가 보도한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의 고액 후원자 명단.

    전광수 회장이 3위였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에게 5백만원, 김병호 의원 3백만원, 서병수 의원 2백만원, 열린우리당 조성래 의원에게 3백만원을 후원했습니다.

    2008년 큰아들 전봉민 씨가 시의원에 당선됩니다.

    전봉민 의원은 내리 3선을 한 뒤 올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전광수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전광수 회장은 만나자고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아들 전봉민 씨는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을까?

    [전광수/회장(이진종합건설)]
    "자기가 원래 국회의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자기가 정치에 대한 큰 꿈이 있고, 우리 백성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 이런 꿈도 있는 놈이 아니었거든 요. 그런데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 공천 받는 것도 여러 달 걸린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어떻게 공천을 받았을까?

    [전광수/회장(이진종합건설)]
    "당에서는 3선한 사람 아니가 유재중이가. 그러니까 '내가 무소속 안 나가는 대신에 공천권을 내한테 줘' '누구?' 했더만 '시의원 했던 전봉민이'. 위에서 나름대로 자기들이 해보니까 당일 날 그리됐답니다."

    그러니까 3선인 유재중 의원이 당에서 퇴진 압박을 받자,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는 대신 공천권을 받아냈고, 자기 지역구를 전봉민 의원에게 물려줬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전봉민 의원은 유재중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과 보좌진까지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유재중 전 의원과 전광수 회장은 둘 다 합천이 고향입니다.

    공천을 둘러싼 거래가 있었다는 전광수 회장의 주장은 사실일까?

    [☎ 유재중/전 국회의원(부산 수영구)]
    "내가 전혀 없었죠. 뭐 내가 떨어졌는데 그런 건이 있습니까? 힘도 없고, 나오고 난 뒤. 전봉민이 경선이 되고 출마할 때야 저도 좀 도와주고, 도와줘야 안 되겠나. 동료니까.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전혀 그런 건 없죠."

    -----------

    세 아들들이 가진 회사에게 일감 몰아주기, 일감 떼어주기로 편법 증여를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전광수/회장]
    "편법이 아니죠. 합법이죠. 왜 합법이냐. 돈을 몰아준 것도 아니고, 세금을 안 낸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법인을 설립해서, 법인도 자기가 나이 들고 나서 자기 돈 가져와서 설립을 해서 편법이 아니고, 그때 상황 자문도 받고 다 해서 세금도 정상적으로 내고 이러지. (증여세를 내신 건 아니잖아요?) 증여세 하고는 관계없는 부분이니까."

    증여세를 냈다는 건지, 안 냈다는 건지, 말끝을 흐렸습니다.

    이진베이시티 인허가를 받으면서, 예상 수익을 일부러 축소했는지도 질문했습니다.

    [전광수/회장]
    "제가 설명을 어떻게 해드려야 이해를 하실까 모르겠습니다만 1만 원짜리를 갖다가 사업을 하면 1만 1천 원이 된다고 해야 인정도 해줄 것이고, 대화를 해줄 것이고 그런데 1만 원짜리가 2만 원 된다, 3만 원 된다 이렇게 하면 이거는 너무 과도하니까 대화를 안 해주실 것이고…"

    축소했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인허가를 결정하는 부산시 공동위원회에 사돈이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전광수/회장]
    "제 사돈이 맞거든요. 맞는데, 그 사람이 그런 역할을 했다든지 저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윤○○ 위원이 심의에 들어간 거는 일반적인 시선에서 봤을 때도 문제가 없다. 이 말씀이시죠?) 저희가 볼 적에 저는 그렇죠. 민간 위원들은 그래도 그게 경험자라고 자기들이 선정해놓은 거 아니겠습니까. (사돈이) 심의위원회 들어가 있는데, 자연적으로 저는 사업을 하다가 거기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거는 누가 보더라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보고…"

    인허가는 자기가 어쩌지 못한다고 했지만, 시기 정도는 앞당길 수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전광수/회장]
    "단지 아는 분 있으면 요즘은 날짜를 좀 당길 수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두 달 걸릴 거 한 달 만에 할 수도 있고 회의 여는 거를 공동위원회 이런 날짜를, 거기에서 예를 들어서 잡고 안 잡고 하는 것들은 하루 댕겨주면 우리가 그만큼 빨리 가는 거고. 그런 건 용역 사서 가서 그건 밑에 직원들이 할 겁니다. 예를 들어 연락하고 뭐…"

    전광수 회장은 기자에게 여러차례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더니 인터뷰 말미에 갑자기 돈 얘기를 꺼냅니다.

    [전광수/회장]
    "경비라도 다만 몇 백, 몇 천 안 들어갔겠나. 내가 준비를 할게. 딱 둘이만 그리하고. 좀 도와줘라."

    액수도 제시했습니다.

    [전광수/회장]
    "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세 개요?) 응 삼천만 원 가오게. (삼십?) 마 3천만 원 가지고 온다니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 내 만들어 올게.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고, 내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

    기자는 전광수 회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부정청탁방지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고지했습니다.

    [기자]
    "법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절대 그런 말씀을 더 이상 안 하셨으면 좋겠고, 입장만 명확하게 말씀해 주시면 돼요."
    [전광수/회장]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린 게 명확한 겁니다. 저는 이게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보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거지."

    전 회장은 아들 문제라 그랬다며, 더 이상 청탁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 허일후 ▶

    3천만 원이요? 아니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기가 막히네요. 이지수 기자, 상당히 당황했겠는데요?

    ◀ 이지수 ▶

    좀 놀랐습니다. 부정청탁방지법에 따르면 금품제공 의사를 확인하면, 즉시 회사에 신고하도록 돼있어서, 곧바로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 조승원 ▶

    좀 놀랐습니다. 부정청탁방지법에 따르면 금품제공 의사를 확인하면, 즉시 회사에 신고하도록 돼있어서, 곧바로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 이지수 ▶

    저희가 확인해봤는데, MBC 감사국은 "오늘 방송이 나간 뒤 법률 자문을 거쳐 고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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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

    지난 7월 26일부터 9월 6일까지 스트레이트가 방송한 '집값 폭등과 국회의원 이해충돌' 시리즈 4부작이,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는 '올해의 방송기자상' 기획보도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 허일후 ▶

    이 보도 이후 박덕흠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이해충돌방지법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이 수상을 시청자 여러분의 격려로 알고, 더 좋은 보도로 보답하겠습니다.

    ◀ 조승원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허일후 ▶

    저희는 연말연시에 두 주 동안 쉬고, 새해 1월 10일에 찾아뵙겠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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