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5시 뉴스
기자이미지 김지경

[스트레이트]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불황

[스트레이트]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불황
입력 2021-01-10 21:09 | 수정 2021-04-22 10:50
재생목록
    ◀ 조승원 ▶

    한 때는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였던 적도 있습니다. 안 그래도 이게 무너진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코로나19가 결정타를 날리는 것 같군요.

    ◀ 김지경 ▶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코로나 위기를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불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계층에 속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시대를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허일후 ▶

    그러게 말입니다. 누구는 코로나19로 오히려 더 부자가 되고, 누구는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으니까요.

    ◀ 조승원 ▶

    교육마저 저렇게 격차가 벌어지면 그 후유증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거잖아요. 이거 제대로 회복될 수 있겠습니까?

    ◀ 김지경 ▶

    언젠가는 코로나19도 끝나는 날이 오겠죠.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뒤입니다. 이렇게 한 번 격차가 벌어지면, 이걸 다시 좁히는 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 허일후 ▶

    그래서 K자 회복, 누구는 빠르게 회복되고, 누구는 더 추락할 거라는 우울한 전망이 있죠.

    ◀ 조승원 ▶

    이럴 때일 수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요.

    ◀ 김지경 ▶

    다른 나라들을 보면 격차 해소를 위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것과 비교해 보면, 한국 정부의 대응은 너무 소극적입니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보시겠습니다.

    지난 6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불평등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지난해 6월 9일]
    "위기는 가난하고 어려운 분들에게 특히 가혹합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위기 극복에는 성공했지만, 그때마다 소득 격차가 벌어졌던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을 반드시 깨겠습니다. 오히려 위기를 불평등을 줄이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졌을까?

    지난 화요일,

    실내체육업 종사자들이 거리에 섰습니다.

    주황색 죄수복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자기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게 바이러스가 아니라 바로 정부라고 했습니다.

    [박주형/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연맹 대표]
    "뒤를 돌아보면 빚더미와 폐업이란 천길 낭떠러지만 남아 있죠. 그런데 자꾸 누군가가 앞에서 총구를 들이밀며 벼랑 끝으로 떨어지라고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그 누군가는 저희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바로 정부임을 알아주십시오."

    바이러스와의 전쟁.

    그 전쟁의 최전선에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있습니다.

    K-방역의 성과는 우리 사회 전체가 누리지만, 고통은 일부에게만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은 여전히 소극적입니다.

    임대료 문제만 해도, 건물주의 선한 의지에만 기댈 뿐, 정부가 나서서 뭘 하겠다는 건 없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이번 3차 긴급지원 역시 최대 3백만 원이 전부입니다.

    한 달치 임대료 내면 끝입니다.

    [이성원/한국중소자영업자연합회 사무총장]
    "방역 모범국가가 되는데 피해를 입은,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피해를 감내해온 자영업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지원이 아니라 보상이 필요합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먼저 독일.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거나 배달만 하게 된 자영업자에게, 임대료와 인건비 같은 고정비용의 최대 90%를 세금으로 지원합니다.

    캐나다.

    임대료의 절반은 정부가 지원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25%씩 부담합니다.

    호주.

    정부가 건물주에게 세금과 공과금을 줄여주고 그만큼 임대료를 깎아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과 달리 모두 정부가 적극적으로 세금을 써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아이디어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김종철/정의당 대표(지난해 12월 14일)]
    "방역 2단계 이상 적용 기간에 한해서 건물주와 임차인, 국가가 각각 3분의 1씩의 재정 부담을 지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여야 정당들이 합의하면 대통령 긴급경제명령으로 실행하는 방향으로 순서를 밟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번번이 보수 언론과 재정 관료들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재정건전성, 즉 나라에 빚이 많아지면 위험하다는 논리였습니다.

    정말 그럴까?

    지난 12월 OECD가 발표한 주요 국가의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

    영국 17%, 미국 15%, 스페인 12%, 일본 10.5%입니다. 한국은 4.2%로 매우 적은 편입니다.

    더 많은 재정을 쓸 여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박상인/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지금 상황에는 (확장 재정이) 불가피하고요. 재정 건전성을 우려한다면 보수 언론이 세금 올리자는 얘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이 돼요. 더 상황이 좋은 분들이 더 세금을 더 내서 재정 걱정을 덜자, 그렇게 말하는 게 보수 언론이 해야 될 이야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상 유례없는 팬데믹 사태.

    누군가는 큰 고통을 받지만, 누군가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립니다.

    IT, 바이오, 비대면 사업은 오히려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사회연대세' 도입 논의가 활발합니다.

    유럽은 이미 구글과 아마존 등 대형 플랫폼 기업에 세금을 더 물리는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IMF는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누진세 강화를 주문했고,

    세계은행도 "누진세 강화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지출과 불평등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
    "우리 사회 많은 사람의 관계 속에서 나의 고소득이 발생한 거고, 우리 기업의 이윤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재난 시기에는 이윤과 소득이 더 많은 분이, 전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연대의 취지에서 더 내달라고 요청하고 또 그거에 해당되시는 분들도 흔쾌하게 좀 수용해줬으면 좋겠고요."

    ◀ 조승원 ▶

    바이러스가 양극화와 불평등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하는 건 건강한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 겁니다.

    ◀ 허일후 ▶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막아낼 수 있는 것처럼, 불평등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당장 머리를 맞대기를 요구합니다.

    ◀ 조승원 ▶

    스트레이트가 2020년 마지막 방송에서 전봉민 의원의 편법 증여와 특혜 의혹을 보도했는데 반향이 상당히 컸습니다. 전봉민 의원은 이틀만에 국민의힘을 탈당했습니다.

    ◀ 허일후 ▶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탈당으로 무마하려는 시도. 이상직 의원이나 박덕흠 의원 때도 그랬죠. 스트레이트는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겠습니다.

    ◀ 조승원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허일후 ▶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