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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기업들 로비에 통째로 삭제…"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스트레이트] 기업들 로비에 통째로 삭제…"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입력 2021-01-17 21:07 | 수정 2021-04-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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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승원 ▶

    아. 무슨 3-40년 전 얘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저거 형사처벌 대상 아닌가요?

    ◀ 허일후 ▶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지금도 조현범 사장인가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

    ◀ 박진준▶

    조현범 사장은 지금은 지주회사 사장입니다. 작년 6월까지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였습니다. 그러니까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 허일후 ▶

    한국타이어의 작업환경이 저렇게 열악한 이유가 다 있었군요. 노동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겠습니다.

    ◀ 조승원 ▶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거나 다치는 걸 막자고, 지난주에 국회가 법을 통과시켰어요. 그런데 법이 너무 후퇴했다는 비판이 많잖아요?

    ◀ 박진준▶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들 눈치를 너무 많이 봤다는 비판이 나왔죠. 그런데 이 한국타이어 사건을 보면, 그런 비판이 왜 나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17년 4월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문서입니다.

    직업병 가운데 늘어나고 있는 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더 폭넓게 인정하자는 내용입니다.

    이 문서에는 특히 타이어공장 사례가 담겼습니다.

    타이어공장에서 유해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방광암, 백혈병, 위암, 악성 림프종, 폐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고 돼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정부가 양대 노총과 경총,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고무 산업은 1950년대부터 방광암, 폐암, 위암 이런 암들이 많이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었고. 1980년대 국제암연구소에서 그룹1, 1급 발암 공정으로 지정을 한 바가 있습니다. 보통 발암성을 평가할 때 무슨 물질이 발암 요인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데 이 타이어 산업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많은 화학물질을 쓰고, 이 중에서 특정한 발암 물질을 찾지는 못 하는 상황이라, 공정 자체가 발암 요인이다, 이렇게 해석을 했고요."

    그런데 6개월 뒤 입법 예고 때 갑자기 이 내용이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

    입법 예고 직전에 작성된 문서에 그 이유가 나와 있습니다.

    고무학회와 타이어제조업협회 면담.

    고무산업이 발암산업으로 인식되어 인력채용 및 경쟁력 위축이 우려된다.

    업계의 로비가 있었던 겁니다.

    지난주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법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경총과 대한상의 등 재계는 작년말부터 입법중단 탄원서를 제출하고 총력전을 폈습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법안이 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법안 이름부터 바뀌었습니다.

    처음에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이름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었는데, '기업'이란 두 글자를 쏙 뺐습니다.

    적용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빠졌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동안 적용을 유에해줬습니다.

    처벌대상에서 발주처, 즉 원청 업체도 빠졌습니다.

    경총이 요구한대로 대표이사 또는 안전관리이사 둘 중 한 명만 처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업총수가 빠져나갈 길을 열어준 겁니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법 통과되고 한편으로는 우리 유족들 울었습니다. 아무리 이렇게 노력해도 우리 자식들 돌아오지 않습니다. 국가에서, 나라에서,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사람 죽는 거 막아야 하는데. 오히려 국회에서 막고, 나라에서 막고 있습니다. 참 비참한 현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시 몸 추스르고 다시 이 법의 허술한 점, 보완하려고 또 다시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승원 ▶

    2019년 한 해 일하다 죽은 사람은 2,020명. 매일 6명이 죽었습니다.

    ◀ 허일후 ▶

    국회마저 기울어진 운동장 같습니다. 정치가 왜 존재하는지 질문하게 됩니다.

    지난주 스트레이트가 신년기획 <코로나19와 불평등>을 방송한 뒤, 정치권에서 논의에 불이 붙었습니다. 특히 이익공유제가 논란이죠.

    ◀ 조승원 ▶

    이번에도 정부는 쏙 빠지고, 기업들한테 성금내달라는 건데, 불평등을 그런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허일후 ▶

    똑같은 질문을 또 하게 됩니다. 정치가 왜 존재하는 건지.

    ◀ 조승원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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