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이어서 스마트폰으로 보는 네이버 뉴스도 보수 언론 편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이지선 ▶
그렇습니다.
◀ 성장경 ▶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게 우리나라 언론 지형 자체가 보수언론이 많고, 진보 언론은 적잖아요.
혹시 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게 아니냐.. 이런 해석도 가능할 거 같은데요.
◀ 이지선 ▶
네, 물론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보수 대 진보 언론사의 기사 노출 비율이 48 대 3으로 나온 건..좀 납득하기 어렵죠.
◀ 허일후 ▶
생각보다 차이가 큰데요..
네이버측 설명은 보수, 진보는 모른다..
'구독자 수가 많은 언론사에 가중치를 주면서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한다는 건데.. 아 글쎄요...
◀ 이지선 ▶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닙니다.
사실 방금 전해드린 보수편중 현상은 네이버에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로 뉴스를 볼 때 나타나는 현상이잖아요?
◀ 성장경 ▶
그렇죠. 그럼 실제로 네이버에 로그인 한 상태에서 이용자들에게 어떤 뉴스들이 추천되느냐, 이것도 중요한 거 같은데, 조사가 됐습니까?
◀ 이지선 ▶
네 그렇습니다. "로그인 한 상태에서는 인공지능이 개인의 성향을 반영해서 뉴스를 추천해준다." 네이버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진짜 그런지.. 지금부턴 그 조사결과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에어스.'
[Airs 홍보영상]
"알아서 척척.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에어스를 만들었습니다."
네이버가 선전하는 '에어스'의 핵심 기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협력 필터링 기술.
이용자의 뉴스 소비를 분석해 유사한 성향을 가진 이용자들이 많이 본 기사를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두번째는 인공신경망 기술.
이용자가 기사를 본 순서, 체류하는 시간까지 고려해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입니다.
네이버는 이 두가지 핵심 기술을 통해 더 정교한 맞춤 기사를 추천해준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Airs 홍보영상]
"문서임베딩,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시간이 갈수록 사용자에게 정확하고 정교한 추천이 가능해졌습니다."
스트레이트는 네이버에서 아이디 2개를 새로 만들어 모바일 상에서 서로 다른 뉴스 소비 성향을 학습시켜보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보수 성향 아이디와 진보 성향 아이디.
보수 성향 아이디로는, 조선일보 또는 중앙일보의 정치, 경제, 사회 기사를 5분에 한 번 씩 클릭해 읽도록 했습니다.
진보 성향 아이디는 같은 방식으로 경향신문 혹은 한겨레의 기사를 5분마다 클릭해 읽도록 했습니다.
단순히 클릭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 사람이 기사를 읽는 것과 같이 하나의 기사를 1분 동안 천천히 스크롤하며 읽어내려가도록 설계했습니다.
학습 기간은 넉넉히 2주로 잡았습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AiRS가 최근 일주일 동안의 사용자 활동을 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추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성향 학습 2주 뒤, 네이버 인공지능은 두 개의 아이디에 어떤 기사를 MY뉴스로 추천했을까?
먼저 보수 성향 아이디입니다.
학습이 끝난 다음날인 1월 22일.
에어스는 중앙일보의 기사를 가장 많이 추천했습니다.
2위는 연합뉴스, 3위 KBS, 4위 조선일보 순이었습니다.
5위는 YTN이었습니다.
보수 언론과 중도 성향 언론 위주로 추천했습니다.
이번에는 진보 성향 아이디입니다.
네이버 인공지능은 연합뉴스의 기사를 가장 많이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위와 3위는 보수언론인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기사였습니다.
그 뒤로 지상파 방송 기사가 추천됐습니다.
경향과 한겨레 기사 외에는 그 어떤 기사도 클릭한 적이 없는 아이디였습니다.
그런데도 MY뉴스로 보수, 중도 언론만 추천됐고, 한겨레와 경향신문 기사가 추천된 비율은 2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극단적으로 다른 성향의 기사만 클릭한 두 아이디.
하지만 추천된 기사들은 모두 보수와 중도성향.
두 아이디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혹시 2주라는 학습 기간이 너무 짧았던 걸까.
기사 선택 영역이 너무 넓어서 성향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학습 조건을 더 선명하게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신규 아이디 2개를 생성해 이번에는 정치, 경제, 사회가 아닌 정치 영역 기사만 학습시키도록 했습니다.
기간도 3주 이상으로 길게 잡았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먼저 보수 아이디.
3주간 5분에 한번씩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정치면 기사만 클릭해 읽도록 했습니다.
학습을 마친 다음날인 2월 5일.
MY뉴스에 가장 많이 노출된 언론사는 머니투데이, 그 다음으로 많이 노출된 언론사는 데일리안이었습니다.
데일리안은 강한 보수성향의 인터넷 매체입니다.
뉴스1과 국민일보, 연합뉴스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보수와 중도성향 매체가 추천됐습니다.
이번에는 진보 아이디입니다.
역시 5분에 한번씩 3주 내내 한겨레 혹은 경향신문의 정치 기사만 정독했습니다.
MY뉴스에 가장 많이 올라온 언론사는 뉴스통신사인 뉴스1과 연합뉴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보수 매체인 데일리안이 4번째로 많이 추천됐습니다.
보수언론인 국민일보와 중앙일보도 3위와 5위였습니다.
역시 보수와 중도매체가 추천됐습니다.
보수 언론 기사만 계속 봤어도 보수와 중도기사가 추천됐고, 진보 언론 기사만 계속 봤어도 보수와 중도 언론사 기사만 올라왔다는게 결론입니다.
진보 언론 기사는 상위권 안에 전혀 들지못했습니다.
[김정근/경향신문 디지털뉴스편집장]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은데요. 한 쪽의 편향된 시각들만 지속적으로 일방적으로 노출된다면 올바른 여론 형성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송경재/상지대 교수]
"이 데이터상으로 본다면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이고, 그동안 3년동안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것의 우수성, 그리고 인공지능을 통해서 뉴스기사 배열이라든가 편집이 아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잘 되고 있다, 그리고 개인에게 맞춤화된 서비스가 되고 있다고 선전을 해왔었잖아요. 그런 것들이 전부 다 거짓일 수 있다라는 것이 데이터 상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부분은 분명히 해명을 해야할 부분이고요, 그 해명과 함께 검증도 같이 이뤄져야 할 겁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실제로 특정 언론사 기사만 읽는 이용자는 매우 적기 때문에 이런 특이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반론보도문
1. 제목
「심각한 보수 편중-네이버 뉴스의 비밀」 보도 및 「네이버 뉴스 집중 해부! '보수'만 추천하는 AI」 보도 관련 반론보도
2. 본문
본 방송이 2020. 12. 13. 및 2021. 3. 7. 위 각 제목으로 보도한 내용에 대하여 네이버 주식회사는 아래와 같은 반론을 제기하므로 이를 알려드립니다.
① 이 사건 보도에서 MBC는 네이버에 기사를 송고한 49개 언론사들을 보수언론, 중도언론 및 진보언론으로 분류하였으나, 이는 언론학자들 3인의 다수결 의견에 따라 분류한 것이 어서 그러한 분류가 객관적으로 보편ㆍ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② 이 사건 보도에서 MBC는 출근/점심/저녁 시간대의 기사 노출 데이터를 추려내 분석하였으나 07시부터 24시까지의 데이터로 분석하면 보수언론이 진보언론에 비해 많이 노출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네이버 뉴스 편집이 이 사건 보도의 언론사 분류에 따른 보수 언론에 편중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네이버의 뉴스 편집 인공지능 알고리즘 자체에 있어서도 언론사 또는 사용자의 정치적 성향을 어떠한 변수 또는 가중치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관련하여 네이버가 뉴스추천 알고리즘의 공정성에 관하여 판단을 의뢰하여 외부전문가 13인으로 구성된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역시 네이버 뉴스추천 알고리즘의 무결성 및 편향성 등에 대해 검증을 진행한 후 최근 "네이버 뉴스추천 알고리즘 작동과 관련하여 뉴스 기사 검색 및 추천 후보를 생성하고 랭킹을 부여하는 단계에서 언론사의 이념과 성향을 분류하여 우대하거나 제외하는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 반론보도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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