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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얼마나 더…멈추지 않는 쿠팡 노동자들의 죽음

[스트레이트] 얼마나 더…멈추지 않는 쿠팡 노동자들의 죽음
입력 2021-04-04 21:10 | 수정 2021-04-0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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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경 ▶

    처음엔 돈을 많이줘서 배달 노동자들을 끌어모으고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니까 돈을 다시 깎고.

    이런 모습 어디서 본 것 같은데요?

    ◀ 허일후 ▶

    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이 딱 1년전 이런 식으로 음식점 수수료를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죠.

    ◀ 이동경 ▶

    네 맞습니다.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까지 독점의 횡포에 맞서야 한다고 나섰고 결국 배달의민족은 공식 사과했습니다.

    ◀ 성장경 ▶

    이런 플랫폼 기업들이요.

    시장을 장악하고 난 뒤에 본격적인 이윤추구에 나서는 거야 전형적인 행태겠습니다만…

    그것도 정도껏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사회, 경제적 약자를 착취한다는 말까지 나오면 안되는 거죠.

    ◀ 허일후 ▶

    그럼요. 그런데 이동경 기자, 지난 2월에 스트레이트가 쿠팡 노동자들의 사망 사건을 전했는데…

    그 이후 한 달 남짓 사이에 노동자들의 사망 소식이 또 있었습니다.

    ◀ 이동경 ▶

    네, 그 사이에 벌써 쿠팡 노동자 세 명이 또다시 사망했는데요.

    잇따르는 사고에도 쿠팡은 책임회피에만 급급합니다.

    ==============================

    지난 달 6일, 쿠팡 배송기사 48살 이 모 씨가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숨졌습니다.

    지난 해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와 쿠팡에 취직한 이 씨는 매일 밤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새벽배송 기사로 일했습니다.

    이 씨는 일한 지 1년 만인 지난 달, 휴가를 내고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여행 직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진경호/전국택배노조 위원장]
    "(이 씨한테서)전화가 와서 '몸이 너무 안 좋다, 그냥 고시원에서 쉬고 싶다.' 이렇게 부인분한테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1차 부검 소견은 뇌출혈과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

    전형적인 과로사 증상입니다.

    쿠팡은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늘 그랬듯이 언론에 뿌린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습니다.

    사망 당시 휴가와 휴무 상태로 일하지 않고 있었다, 또 이 씨가 주당 평균 4일을 일했으며, 근무시간도 40시간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노동 강도가 세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 쿠팡 기사들의 말은 다릅니다.

    폭증하는 배송량 때문에 일하는 동안 한 시도 쉴틈이 없는 것은 물론, 일할 때 주어지는 1시간 무급 휴식시간 때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 쿠팡 배송기사]
    "저희가 들어오면 입사하면, 보통 3개월 정도 지나면 보통 (체중이) 15kg에서 20kg 정도 빠져요. 가면 갈수록 물량이 늘고, 못 따라오는 사람들은 계약 연장이나 이런 것도 있으니까 무리해서 하게 되고 쉬는 시간에도 식사 못 하고…"

    [진경호/전국택배노조 위원장]
    "(사망한 이 씨의) 근무시간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정확한 자료를 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료를 주지도 않고 그냥 4시간, 40시간 이런 식으로 언론에 발표하고 있는데 통상적인 쿠팡맨의 근무시간과 전혀 일치하고 있지 않다(는 거죠.)"

    이 씨의 사망 전날엔 쿠팡 관리직 직원이 일을 마치고 돌아간 뒤 집에서 숨졌고, 지난 25일에도 쿠팡 기사 43살 김 모 씨가 인천에서 물품 배송 도중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최근 1년 사이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만 모두 9명에 달합니다.

    여기에 물류센터 코로나 집단감염사태, 또 갑질 논란까지 끊이질 않자, 지난해 국회에서도 국정감사에 쿠팡 김범석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이 추진됐습니다.

    [류호정/국회의원 (2020년 6월)]
    "노동자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임금 떼먹고, 사과 한마디 안 하면 4차 산업 혁명 대표 기업이 되는 것입니까. 무엇보다 올해 ‘국감 증인 0순위’는 쿠팡 김범석 대표여야 합니다."

    소관 상임위원회 세 곳에서 김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최종적으로 김 대표는 어느 곳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 국회 환노위 관계자]
    "김범석 대표가 나와서 증인을 할 수 있도록 증인 신청을 했었는데, 워낙 쿠팡의 대관 능력도 지금 막강하고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어서 사실상의 증인 채택이 좀 어렵지 않겠나라고(생각했습니다.)"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이 쟁점이 됐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만 김범석 대표 대신 자회사 전무가 출석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국정감사에 나와서도 끝내 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강은미/국회 환노위 위원(2020년 국회 국정감사)]
    "고인하고 유가족에게 얼른 사과하십시오."

    [엄성환/쿠팡풀필먼트 전무]
    "……"

    [강은미/국회 환노위 위원
    "사과 못 하겠습니까? 잘못 안 했어요?"

    [엄성환/쿠팡풀필먼트 전무]
    "고인과 그의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달 드립니다."

    우리나라 국회를 얕보는 듯한 쿠팡의 행태는 처음이 아닙니다.

    위메프와 티몬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던 2015년 국정감사.

    그러나 쿠팡 김범석 대표만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농구를 하다 다리를 다쳐 못나간다는 이유였습니다.

    [노영민/국회 산업위원회 위원장(2015년)]
    "부상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김범석 쿠팡 대표 이사를 대신하여 (쿠팡 정책실장이) 출석하였습니다.

    쿠팡은 자사를 비판하는 언론에는 억대 소송으로 재갈 물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쿠팡의 코로나 방역 실태와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 등을 집중 보도한 시사 주간지 기사들입니다.

    쿠팡은 이 언론사와 기자에게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허위 사실을 기사화 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제대로 된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아 회사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겁니다.

    그러나 취재 기자의 말은 다릅니다.

    [박현광/일요신문 기자]
    "쿠팡에서 전화도 안 받고, 메신저로 카톡도 안 되고, 모든 그런 상황을 다 차단한 상황에서 메일로만 질문을 보내라고 그랬고. 근데 그 메일을 답을 안 하거나 아니면 굉장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에 (기사가) 나갔는데 거기에 대해서 반론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화가 나더라고요."

    쿠팡은 지난해 협력업체 노동자의 사망 사건을 보도한 대전 MBC 기자에게도 역시 1억원짜리 소송으로 대응했습니다.

    쿠팡은 두 건 모두 정정 보도나 반론 게재 요청 같은 언론중재 절차를 밟지 않고, 소송으로 직행했습니다.

    비판하는 언론은 억대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듯한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순/민변 미디어위원회 변호사]
    "일단 큰 돈을 써서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하는 거죠. 그러면 아무래도 (기자 입장에서는) 추가 보도를 한다든가 추가 제보를 받는 과정에서도 심리적인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아, 내가 어떤 문제 제기를 하면 약간이라도 티끌이 있으면 내가 공격당하겠구나…"

    ◀ 성장경 ▶

    미국 증시 상장으로 5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쿠팡은, 본격적으로 전국단위 물류센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 허일후 ▶

    쿠팡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수록 사회적 영향력도 더 커지겠죠.

    그렇지만 그 성장이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일궈낸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겠습니다.

    ◀ 성장경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허일후 ▶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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