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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오세훈 "잘 협의하자" vs 박남춘 "쓰레기 안돼"

[스트레이트] 오세훈 "잘 협의하자" vs 박남춘 "쓰레기 안돼"
입력 2021-04-18 21:11 | 수정 2021-04-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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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우리 국민들 쓰레기 재활용 분리배출은 진짜 잘하거든요.

    재활용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뒷처리가 조금 아쉽네요.

    ◀ 성장경 ▶

    재활용과 소각은 쓰레기 처리 정책의 '투 트랙'입니다.

    그런데 소각장 하나 지으려면 지금도 온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뭐 난리가 나죠.

    ◀ 이지선 ▶

    맞습니다.

    그래서 특히 서울과 세종, 6대 광역시에는 최근 10년 동안 단 한 곳의 소각장도 신설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소각장의 처리 용량을 넘어선 쓰레기는 전부 매립지로 가야 하는데, 당장 수도권쓰레기매립지는 4년 뒤 포화를 앞두고 있고, 인천시도 2025년부터는 더이상서울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허일후 ▶

    쓰레기 대란이 뻔히 눈앞에 보이는 상황인데.

    그럼 당장 소각장이든 매립지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성장경 ▶

    쓰레기 처리 시설 하나 만드는 데에만 최소 7년에서 10년은 걸리는 걸로 알고있는데, 이미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 이지선 ▶

    네, 지금이라도 매립 대책과 소각 대책을 서둘러 정해서 가야 하는데,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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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 아라뱃길 서쪽 끝에 위치한 해넘이 명소 정서진, 그 바로 오른편에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있습니다.

    원래 바다였던 곳을 땅으로 만든 간척지로, 1992년부터 30년 동안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나온 쓰레기들이 이곳에 묻혔습니다.

    잠실운동장 10배 넓이인 제1매립지와 그보다 조금 작은 제2매립지는 이미 사용이 끝났고, 지난 2018년 10월부터는 3-1매립지를 이용 중입니다.

    하루에만 9백 대가 넘는 폐기물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옵니다.

    연두색은 가정에서 나온 생활폐기물 반입 차량, 빨간색은 건설폐기물 반입 차량입니다.

    폐기물 차량들이 한 쪽에서 쓰레기를 쏟아내면 다른 쪽에선 불도저가 쓰레기를 밀고 펼쳐 평평하게 다지는 작업을 벌입니다.

    주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립장을 16개 블록으로 나누고 한번에 한 블록에만 매립을 합니다.

    매립이 끝나면 쓰레기가 보이지 않게 20cm 두께로 흙을 덮습니다.

    인천 청라지구와 검단신도시 등 매립지 반경 5km 안에 있는 주거지역들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정시용/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부장]
    "매일매일 하루 반입이 끝나면 작업을 해서 저희가 흙을 다 덮습니다. 그거를 ‘일일복토’라고 하는데, 그래서 폐기물이 보이지 않도록 악취 방지라든가 폐기물이 흩날리는 것, 이런 환경 오염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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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인구는 2,600만 명.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합니다.

    인구가 많으니 하루 1만 4천여 톤의 쓰레기가 수도권 매립지로 들어옵니다.

    이대로 매립량이 줄지 않고 지속되면 앞으로 4년 뒤인 2025년에는 3-1매립지가 완전히 포화되는 상황.

    그런데 인천시가 그 때가 되면 매립지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더이상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을 만나 직접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서울 쓰레기는 서울에서 처리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천 쓰레기는 인천이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죠. 쓰레기만큼은 이제 발생지에서 처리하는 정의를 확립하자…"

    인천시는 지난 2015년, 2매립지 만료를 앞두고 매립 종료 선언을 했다가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환경부, 4자 협의를 통해 지금의 매립지 연장 사용에 합의했습니다.

    3-1 공구를 연장사용하는 대신,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에도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서 수도권 매립지 사용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 (2021년 3월 30일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
    "최대한 협의를 서둘러서 (3-2 매립지를) 확보를 해야죠. 지금 현재 서울 시내에는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가 없습니다. 따라서 (인천시와) 협의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그런 입장입니다."

    반면 인천시는 더 이상은 안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언제나 똑같은 논리였어요. 대체 매립지를 구하는 형식을 취하다가 또 시간 없다고 연장하자 하는 것으로 나올 수 있는 소지가 많습니다. {발생지 처리 원칙}을 어기는 쓰레기 처리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

    대체 부지 마련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1월 뒤늦게 대체매립지 공모를 냈지만, 공모 마감날인 지난 수요일(4/13)까지 단 한 곳의 지자체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4년 여.

    부지 선정과 주민 설득,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시용/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부장]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는 데 {7년 이상}이 소요가 됩니다. 그래서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폐기물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남은 {‘골든타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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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대체매립지 마련이 어렵다면 소각장이라도 서둘러 지어야 합니다.

    경기도 하남시의 신세계 스타필드, 그 바로 옆에는 유니온파크가 있습니다.

    사계절 이용 가능한 체육관과 공원이 있고 여름에는 아이들이 뛰노는 물놀이장이 됩니다.

    공원이지만, 그 아래엔 2015년에 준공된 대한민국 최초의 지하 소각장이 있습니다.

    지하에는 48톤급 쓰레기 소각장 뿐 아니라 하수처리시설,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재활용 선별분류장까지 폐기물 처리장 4종 세트가 함께 자리해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임국남/하남시청 과장]
    "지하에 설계해서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주민을 설득하고 주민들에게 이해를 시키는 과정이 무려 2년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주민의 동의를 얻고 이 시설을 설치하고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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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사카 도심에 위치한 한 건물.

    외경만 보면 언뜻 쇼핑몰이나 호텔, 놀이시설 전망대처럼 보이지만 하루 900톤의 쓰레기를 태우는 '마이시마' 소각장입니다.

    공원과 온수풀 등 여가시설을 무료로 제공해 연간 1만 6천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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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는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이 있습니다.

    소각장 옥상에 설치된 스키 슬로프.

    산이 없어 스키장 건설이 어려운 덴마크에서 소각장은 가족들이 함께 찾는 지역의 명소가 됐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조금만 마음을 열면, 쓰레기 처리장도 혐오시설이 아닌 함께 공존하는 생활시설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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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경 ▶

    쓰레기를 더이상 버리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음식 배달이나 택배는 물론 쇼핑, 건축, 의료 같은 우리 일상이 함께 멈추게 됩니다.

    ◀ 허일후 ▶

    지금이라도 서두르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린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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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방송된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의 비밀>을 취재한 이지선 기자가 한국방송학회와 방송기자연합회가 주는 <제150회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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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스트레이트.

    ◀ 성장경 ▶

    저희는 다음주 이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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