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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재계 강타한 ESG열풍…진정성 있다면 사회적 기회

[스트레이트] 재계 강타한 ESG열풍…진정성 있다면 사회적 기회
입력 2021-05-16 21:11 | 수정 2021-05-1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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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경 ▶

    네 ESG의 가장 기본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데, 그 사회적 책임의 기본은 인권과 생명존중 아니겠습니까…

    ◀ 곽승규 ▶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 그리고 재계가 ESG를 외치면서도 산재 사망사고는 외면하는 데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 허일후 ▶

    김용균씨도 그렇고 얼마전 이선호씨도 있었고…

    이렇게 노동자들의 산재사망 사고가 많은데…

    정작 이런 부분은 ESG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요..

    ◀ 곽승규 ▶

    네, 아직 우리나라는 ESG도입 초기인데, 공신력있는 평가 기준도 미흡한 실정입니다.

    ◀ 허일후 ▶

    아… 돈벌이가 되니까 평가기관이나 컨설팅 업체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네요.

    ◀ 곽승규 ▶

    네 우리사회에 ESG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업 이미지 홍보수단 정도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의류기업이 배포한 광고문구입니다.

    Don't buy this jacket.

    이 옷을 사지 말라고 돼 있습니다.

    이 광고를 올린 건 이 옷을 만든 미국 의류회사 파타고니아였습니다.

    왜 이런 광고를 했을까.

    파타고니아의 옷은 공정무역을 통해 확보한 친환경적 소재로 만듭니다.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섬유도 적극 활용합니다.

    [이본 쉬나드/파타고니아 창업자]
    "우리가 올바른 방법을 사용한다면 옷감의 원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도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입다 버려지는 옷은 환경을 파괴합니다.

    그러니 필요없으면 이 옷을 사지 말라, 즉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라는 게 파타고니아 광고의 속뜻이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이 판매한 옷을 무상으로 수선해주는 이른바 '원 웨어'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옷으로 인한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회사방침이 반영된겁니다.

    2년 전에는 회사의 공식 사업목적에 이런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이런 노력 덕에 파타고니아는 ESG를 말하지 않아도 ESG를 가장 잘 실천하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조창훈/한림국제대학원 교수]
    "우리 산업이 쓰레기 재활용이랑 관련이 없는 산업이에요. 그러면 쓰레기 줍는 게 그냥 퍼포먼스인 거죠. 근데 쓰레기를, 우리 산업을 통해서 쓰레기가 나왔어요. 그거를 가지고 재활용하는 산업까지도 우리가 접근을 해요. 그러면 굉장히 필요한 ESG 경영이 되게 되는 거죠."

    최근 우리 대기업들이 낸 보도자료입니다.

    어린이날 빵 나눔 행사, 어버이날 곰탕 전달 행사, 임직원 걷기를 통한 기부 행사.

    이런 행사들에 하나 같이 ESG 경영이란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1회성 이벤트 행사를 ESG로 홍보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 전경련이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6%가 ESG 경영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ESG 경영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또 다른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가장 많은 43%가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들었습니다.

    [조창훈/한림국제대학원 교수]
    "단순히 이미지 개선이라고 하게 되면 바깥에 보여지는 거잖아요. 본질이 바뀌어야 하는데 보여지는 것만 신경을 쓰겠죠."

    ESG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입니다.

    상품을 대량생산해 사용하다 그대로 폐기하는 기존의 선형 경제가 아니라, 폐기물을 재활용해 다시 생산에 활용하는 순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국내기업들도 하나 둘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폐 페트병을 활용해 옷을 만들뿐 아니라 페트병 수거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는 블랙야크, 사용한 전기차 베터리를 회수한 뒤 분해해 재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기아>가 대표적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노동과 인권의 가치, 그리고 지배구조의 투명성 또한 핵심 과제입니다.

    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은 풀무원의 사례가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풀무원은 지난 2017년 일찌김치 ESG위원회를 꾸리고 ESG경영을 도입했습니다.

    이듬해에는 오너인 남승우 대표가 아들이 아닌 창업 때 채용했던 1호 사원에게 경영권을 넘겼습니다.

    [남승우/전 풀무원 대표 (2018년 인터뷰)]
    "'퍼블릭 컴퍼니' 그러니까 상장기업들이 누가 후계자가 되느냐 그러면 당연히 가장 훌륭한 사람이 돼야죠. 이미 미국기업은 100%이고…"

    전문가들은 ESG 경영 성공은 결국 기업이 소비자, 더 나아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기여하는 것을 진심으로 여기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박유경/네덜란드 연기금(APG) 아시아 책임투자 본부장]
    "ESG 문제에서 중요한 거는 진정성이에요.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깊이 생각하고 그러면 우리가 좋게 새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텐데 그것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없을지 그것은 우리 한국이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에 따라서 달려있다고 생각하고요."

    ◀ 성장경 ▶

    지금의 ESG 열풍이, 기업의 과오를 덮거나 이미지를 세탁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될 겁니다.

    ◀ 허일후 ▶

    스쳐가는 유행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스트레이트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성장경 ▶

    끈질긴 추적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허일후 ▶

    저희는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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