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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잃어도 '억', 벌어도 '억' 널뛰는 코인시장

[스트레이트] 잃어도 '억', 벌어도 '억' 널뛰는 코인시장
입력 2021-06-06 20:51 | 수정 2021-06-0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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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경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성장경입니다.

    ◀ 허일후 ▶

    안녕하십니까. 허일후입니다.

    ◀ 성장경 ▶

    오늘은 흔히 '코인'이라고 부르죠. '가상화폐'를 둘러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손병산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손병산 ▶

    네, 안녕하세요.

    ◀ 성장경 ▶

    요즘 정말 어딜 가도, 남녀노소 가리질 않고 다들 가상화폐 투자 얘기에요.

    ◀ 허일후 ▶

    '어느 회사에 누가 얼마를 벌어서 퇴사했다더라', 이런 이야기 들으면 사실 부럽기도 하고…가격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보면 '안 하길 잘했다' 싶기도 하고 오락가락합니다.

    ◀ 손병산 ▶

    네, 몇 백만 원이 수억 원이 됐다, 돈을 그냥 '복사'하는 수준이라는 성공담과 투자금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공포가 교차하고 있는 코인 시장,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좌우로 줄줄이 놓인 선반 칸칸마다 고성능 컴퓨터 장비가 들어차 있습니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24시간 가동 중인 기계들.

    건물 벽에 줄줄이 붙은 50여 개의 환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장비를 식힙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비싼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채굴장'입니다.

    [장재윤/채굴TV 대표]
    "건식 사우나 수준입니다. 여기 들어오면 막 건조하고 그래요. 양말 같은 거 빨아서 말리면 금방 말라요."

    이더리움은 고난도 수학 문제를 풀어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 그래픽 카드를 이어붙인 '채굴기'를 종일 가동하는 겁니다.

    연산 능력을 끌어올리려면 값비싼 그래픽 카드가 필수입니다.

    [장재윤/채굴TV 대표]
    "(채굴기가) 500대라고 치면 뭐 한 20억 원 정도 되려나? 20~30억 원? 정도 될 겁니다."

    이더리움 채굴은 지난해 가을만 해도 손해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이더리움 1개 가격은 40만원 안팎.

    지금의 1/8 정도로 저렴했습니다.

    컴퓨터와 그래픽 카드 등 채굴기 구입비용과 채굴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기요금 등을 고려하면 간신히 수지를 맞추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장 대표는 '미국이 마음대로 찍어내는 달러는 불안정하다', '독점할 수 없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더 올라갈 거'란 믿음으로 버텼습니다.

    [장재윤/채굴TV 대표]
    "시대가 바뀌면 어차피 자연스럽게 돈의 형태는 바뀔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신기했고, 재밌어서 그냥 해본 거고. 해보다 보니까, 이것저것 공부를 하니까 ‘시대가 이렇게 바뀌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 믿음이 예상보다 일찍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해 말 급등을 시작한 이더리움이 지난 2월 200만 원, 지난달 초엔 500만 원을 돌파한 겁니다.

    이 채굴장에서 한 달에 캐내는 이더리움만 200~250개.

    1개당 3백만원만 넘어도 8억원 가깝습니다.

    대중의 관심 밖이던 채굴 사업도 선망의 대상이 됐습니다.

    채굴기를 1년 정도 돌리면 본전을 찾고, 이후엔 유지비만 빼고 수익이 된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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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 가상화폐 열풍에 올라타 거액의 자산가가 된 투자자도 적지 않습니다.

    30대에 1백억 원대 부자가 된 안시후 씨.

    그의 별명은 '매억남', '매달 1억 버는 남자'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투자 노하우를 공개하는 안 씨는 자신의 계좌도 선뜻 보여줬습니다.

    취재 당일 기준으로 최근 돈을 번 날은 7일, 잃은 건 3일입니다.

    수익에서 손실을 빼니 39만 4천여 달러, 4억 5천만 원을 열흘 만에 벌어들였습니다.

    안 씨는 8년 전 대기업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남들은 부러워할만한 6천만 원 연봉에도 한계를 느꼈다고 합니다.

    [안시후/트레이더]
    "'10년을 모아봤자 3억 원? 그러면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 한 채 못 갖겠네? 20년을 모아도 갖기 힘들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아, 지금부터 뭔가 제2의 소득이 필요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식과 원자재, 파생상품에도 돈을 넣었지만, 가장 매력적인 투자상품은 비트코인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채굴가능한 비트코인 양이 한정돼 있어, 향후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을 거라 예상한 겁니다.

    [안시후/트레이더]
    "'유동성 장세가 오면 올수록 더 빛을 발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 비트코인을, 주식이 주였는데, 주식이 아니고 '비트코인을 주로 투자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제로 코로나19 위기로 돈이 무한정 풀리자, 비트코인은 화폐가치 하락의 대응 수단으로 여겨져 돈이 몰렸습니다.

    투자를 더 늘린 안씨는 밥 먹으면서도 차트만 보고 살았다고 합니다.

    [안시후/트레이더]
    "하루에 3시간,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고, 친구도 안 만나고 가족도 안 만나고 집에 박혀서 트레이딩만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회사 다닐 때보다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가상 화폐 투자 열풍을 주도한 건 2030세대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 가운데 20대 32.7%, 30대 30.8%로, 2030세대가 10명 중 6명이 넘었습니다.

    [나인준/25살]
    "취업도 잘 안 되고, 돈을 갖고 있자고 하니 이게 적금 갖고는 돈이 안 되니까 대부분 그래도 뭐라도 코인으로 수익을 내서 조금이라도 돈 벌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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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들을 열광하게 한 '돈 복사' 신화.

    그러나 그 신화가 최근 한 달 만에 '돈 삭제' 공포로 돌변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가상화폐 뉴스와 분석을 전하고 있는 고란 기자.

    [고란/유튜브 '알고란']
    "구글이 21년, 그런데 비트코인이 그 절반인 12년 만에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도달했습니다."

    이렇게 가상화폐 전문가로 알려진 기자가 30억 원 넘는 돈을 하루 아침에 잃었습니다.

    가상화폐를 담보로 몇십, 몇백 배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투자를 했다가, 예상보다 더 가격이 급락하는 바람에 원금을 '청산'당한 겁니다.

    [고란/유튜브 '알고란']
    "그야말로 시장의 공포라고 하는 건, 정말 어마무시 합니다. 실제로 저도 그 공포를 겪고요. 지금 정신 승리하고 있는 상황인 거고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도 자산 2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지난 4월 일본 넥슨이 비트코인을 1천억 원어치 넘게 샀는데, 비트코인 폭락 여파로 주가까지 주저 앉은 겁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수백만 원 혹은 수억 원을 날렸다는 '손실 인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튜버 ○○]
    "내가 이제까지 벌어놓았던 그 돈, 10년 동안 벌어놓았던 돈, 처박아가지고 다 잃고 나서도 '아, 나 이제부터 정말 안 해야지, 안 해야지' 그런데 또 은행 찾아가 가지고 대출받아서는…"

    4월 중순 8천만 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4일 4천만 원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10년만에 최대 낙폭입니다.

    가상화폐 가격이 곤두박질치자 거래대금도 급감했습니다.

    지난달 7일 44조 원까지 늘면서 코스피 시장의 3배를 넘기던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9조 원에도 못 미칠 만큼 급격히 빠져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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