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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우후죽순 '먹튀' 거래소…속출하는 피해자들

[스트레이트] 우후죽순 '먹튀' 거래소…속출하는 피해자들
입력 2021-06-06 21:06 | 수정 2021-06-0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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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가상화폐 시세가 워낙 변동성이 크다 보니까…'나도 흐름만 잘 타면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기 쉽겠네요.

    ◀ 손병산 ▶

    네, 맞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MM, 그러니까 시세 조종 세력의 손바닥 위에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 성장경 ▶

    저런 시세 조작을 처벌할 수 없는 게 더 큰 문제 같은데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라도 모니터링을 해서 시장을 깨끗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허일후 ▶

    거래 수수료를 받으니까,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죠.

    ◀ 손병산 ▶

    네, 그나마 대형 거래소들의 경우 투자자 보호센터를 만드는 등 고객 보호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거래소들은 투자금만 받고 자취를 감추는 이른바 '먹튀' 행각으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문을 연 비트소닉 거래소.

    처음엔 이상징후가 없었습니다.

    업체 대표도 언론에 공개적으로 등장했습니다.

    투자자들도 건실한 업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뭔가 수상하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가격이 오른 가상화폐를 팔려고 하는데, '매도' 기능이 먹통이 된 겁니다.

    [☎ 비트소닉 거래소 투자자]
    "3월 21일에 처음으로 매도를 시도해봤어요. 한 시험 삼아서 10개를. 매도 버튼 누르면 바로 취소, 바로 취소가 되어버려요."

    집단소송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피해금액만 60억 원이 넘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이 거래소를 찾아가봤습니다.

    한낮인데도 불이 다 꺼진 상태입니다.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는 공지만 붙어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검은 종이로 벽면을 빈틈없이 가려놔서, 사무실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없습니다.

    주변 사무실을 탐문하다, 조금 전까지 관계자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상가 입주자]
    "무슨 파란 박스 같은 거에, 그리고 어떤 용역 사람들이 와서 끌고 나갔는데. 사람이 세 명이 와서. 지금 금방, 5분도 안 됐어요."

    얼른 쫓아내려갔지만,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습니다.

    이번엔 같은 거래소의 고객센터도 가봤습니다.

    역시나 문이 잠겼고, 내부는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경비원]
    "오늘 아침에 의자하고 다 빼갔어요. 내일부터 딴 데 들어와서 공사해요."

    건물 관리소에서도 업체의 행방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건물 관계자]
    "일반전화로 오고, 그건 뭐 연락이 잘 안 돼요. 그리고, 전화하면. 그분들이 연락 오면 오는가 보다 하지."

    ==========

    [유튜브 '똑똑한언니']
    "연구 끝에 저는 지금 소개해드릴 방법을 개발하게 되었고, 다시 1천만 원으로 시작해서 6개월 만에 20억 원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유튜브 'MINA코인']
    "1천만 원으로 1억 원을 만드는 데 154일밖에…"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왔던 영상들입니다.

    여성 모델들이 등장해, 자신들이 알려주는 방법 대로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특정 거래소를 추천합니다.

    비트바이 코리아란 곳입니다.

    [유튜브 '돈잘버는언니']
    "저는 1년 이상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또 저희 거래소 SNS 구독자분들 십만 명이 넘게 이용을 하는 만큼 믿을만하다고 할 수 있겠죠?"

    보안 전문가가 분석해보니 거짓말이었습니다.

    애초에 '먹튀'를 노린 걸로 추정됩니다.

    [최상명/NSHC 수석연구원]
    "3월 30일 날 처음 이 거래소 도메인이 등록이 됐었고, 개인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설정을 해놓고, 또 네덜란드에서 등록을 한 도메인이거든요."

    이 거래소는 같은 이름의 업체가 캐나다에도 있었습니다.

    캐나다의 거래소 측은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거래소와 제휴 관계가 없다', '한국 업체가 허가 없이 우리의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수상한 영업 방식에 각종 의혹이 더해지자 일당은 거래소를 폐쇄했습니다.

    이어 '알 수 없는 공격으로 서버가 다운됐다'면서 시간을 끌다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비트바이 코리아 거래소 투자자]
    "'30분 있다가 사이트가 다시 열릴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30분 이후에 사이트를 다시 들어갔더니 똑같더라고요. 닫혀 있었고."

    허위 광고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1천 명이 넘습니다.

    결혼자금 4천5백만 원, 직장 생활 10년 동안 모은 5천만 원 등 피해액은 줄잡아 수백억 원대입니다.

    [비트바이 코리아 거래소 투자자]
    "한 이틀 잠을 못 잔 거 같아요, 거의. 눈이 빨개지도록 핸드폰만 보고.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 6만 9천여 명을 끌어 모아, 3조 8천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

    허가도 등록도 필요없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국내 60여곳이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금융당국은 불법, 탈법 거래소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9월부터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시행합니다.

    [이충윤/변호사]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서 거래소 등 가상 자산 사업자에게 어떤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신고하고 불법 자금 거래를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인데요."

    9월 이후에도 영업을 하려면 은행으로부터 안정성을 인증 받아 실명 거래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지금까지 은행들과 실명계좌를 튼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과 코빗 등 4곳.

    빠르면 8월엔 정식 거래소가 출범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인증에 실패한 군소 거래소 일부가 추가로 '먹튀'를 하거나, 해외로 옮겨 영업을 할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이병욱/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특금법이) 9월 (시행)되는 것도 원래 3월에 벌써 이게 시행이 되는 데 유예를 준 거잖아요, 6개월. 그것도 연착륙을 생각해서 된 건데 일단은 1차적으로는 실명 (인증)을 안 하는 부분을 막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의 피해가 생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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