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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김치, 한복, 삼계탕까지…계속되는 중국발 '문화공정'

[스트레이트] 김치, 한복, 삼계탕까지…계속되는 중국발 '문화공정'
입력 2021-06-13 20:48 | 수정 2021-06-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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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대형 관광단지사업 무산되고, 드라마도 폐지되고…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여왔던 반중감정이 확 터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 성장경 ▶

    실제 여론 조사로 나온 수치를 보니까 심각하긴 심각하네요.

    불과 5년 사이에 저렇게 나빠졌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요?

    ◀ 이동경 ▶

    네 일단, 최근 중국의 여러가지 행태가 우리 국민들의 반중감정을 격앙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허일후 ▶

    사드 미사일 배치에 대해서 중국이 경제보복을 했던 기억…다들 갖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 왜곡 논란이라든지 이런것들이 영향을 미쳤겠네요.

    ◀ 이동경 ▶

    네, 최근에는 우리 문화 전반에 걸쳐서 중국 누리꾼들의 왜곡시도가 나타나면서, 문화공정이란 말까지 생겨났는데요.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적 드문 산골짜기 속 마을.

    한 여성이 텃밭에서 속이 꽉 찬 배추를 뽑습니다.

    씻고 다듬은 배추에 소금을 뿌려 절이고, 버무린 고추 양념을 묻혀 항아리에 넣습니다.

    영락없이 한국의 김치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영상의 제작자는 중국 쓰촨성 출신 요리 유튜버 '리즈치'입니다.

    구독자만 1500만 명 이상으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상 제작자 중 하나입니다.

    올해 1월, 리즈치의 '김치 영상'이 올라온 뒤 국내에선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해당 영상의 설명란에 '차이니즈 푸드' 즉 중국음식이라는 꼬리표만 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덕현/문화평론가]
    "굉장히 힘이 있는 유튜버가 김치 만드는 영상을 내면서 거기에 태그로 중국음식이라고 붙여 놓은 그게 굉장히 큰 반감을 샀거든요. 우리 대중들한테는 굉장히 큰 반중정서 이런 것들을 만든 계기로 작용한 부분이 있고요."

    한국 누리꾼들이 이 영상에 거세게 반발하자, 중국 공산당 기구인 중앙정치법률위원회가 공식 SNS 계정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성우 대독]
    "최근 유튜버 리즈치가 자신이 올린 '파오차이' 영상 때문에 한국인들의 집중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5000년 찬란한 문화유산인 '파오차이'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리즈치가 올린 영상은 분명 중국식 '파오차이'가 아닌 김치.

    둘은 전혀 다른 음식입니다.

    [☎ 박채린 박사/세계김치연구소]
    "젓갈, 동물성 발효식품이 들어가는 건 채소 절임 식품 중에선 김치가 전 세계 유일무이하고요. 파오차이는 술이나 식초 같은 것을 넣어서 발효를 초기부터 억제하는 구조고요. (파오차이는)피클하고 비슷한 거죠."

    여기에 중국 정법위가 "한국인들이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각종 피해망상을 만들어 낸 탓"이라는 비하발언까지 덧붙이면서 국내 반발은 더 커졌습니다.

    [정덕현/문화평론가]
    "(국내에서)문제 제기를 하면 중국의 당국자들은 그건 뭐 그런 일이 있었나보다 정도로 얘기하는 거죠, 겉으로는. 근데 실질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보면 무슨 당 기관지가 나서고 이 문화공정이 굉장히 중국의 국가적인 차원에서 무언가가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인 거고 이런 것들이 사실은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건 사실입니다."

    올해 초엔 UN주재 중국대사가 이 김치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장쥔 UN주재 중국대사는 SNS에 김치 포기를 들고 엄지를 치켜 올린 자신의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겨울을 다채롭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직접 담근 김치를 맛보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 중국의 외교성과를 홍보하는 중국정부 공식 계정에 자세한 설명없이 김치 사진을 올린 건 분명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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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김치공정에 이어 우리 전통의복인 한복 역시 본래 중국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페이퍼게임즈사의 캐릭터 옷입히기 게임 '샤이닝니키'.

    지난해 11월 한국 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한복 아이템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 이용자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한복은 명나라 전통복장을 가리키는 '한푸'(漢服) 에서 유래했는데, 왜 한국의 전통복처럼 소개했냐고 따진 겁니다.

    중국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샤이닝니키 회사 측은 출시 7일 만에 한국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일방적인 서비스 종료도 문제였지만, 게임사 측이 "우리의 입장은 중국당국과 일치한다"며 첨부한 글은 더 큰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중국 공산당 청년기구인 공청단이 작성한 글을 덧붙였는데, "조선 왕실의 의복은 명나라 황제가 하사한 것이다." "한국엔 자체적인 의관제도가 없었기에 명나라의 복식을 배우고 참고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중국 시청자들이 한국 사극에서 본 한복이 바로 명나라 옷 '한푸'라는 겁니다.

    [쉬인/중국 유튜버]
    "명나라 '한푸'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한국의 한복을 비롯해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게 영향을 줬습니다. (한국이)이 사실을 인정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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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란직후인 지난 설날.

    한 한국 여배우가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중국의 한푸를 입어줘서 고맙다." "염치없는 족속들" "도둑나라 사람들 참 웃긴다."

    중국인들의 조롱과 비난 댓글이 쇄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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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문화 왜곡 시도는 주로 인터넷 대형 포털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닭 한마리를 통째로 넣고 인삼 대추와 함께 끓여내는 삼계탕.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꼭 먹고가는 한국 전통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2016년 한강 공원에서 중국 단체관광객 4천 명이 참여하는 삼계탕 파티가 열릴 정도였습니다.

    당시 중국의 리커창 총리도 한국의 삼계탕을 중국에 추천하겠다고 했습니다.

    [리커창 총리(지난 2016년)]
    "(한국의 삼계탕이)중국에 들어온다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삼계탕을 검색해봤습니다.

    "광동식 국물요리 중 하나로, 한국에 전파된 뒤 가장 대표적인 궁궐요리가 됐다"고 설명돼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민족시인 윤동주 시인은 어떨까.

    중국 포털에선 윤동주의 국적이 중국, 즉 중국 국적의 조선족 시인으로 나옵니다.

    윤동주 시인의 고향이 현재 중국 영토인 간도라는 이유에섭니다.

    실제로 윤동주 시인의 생가터 입구엔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는 문구가 한글과 중국어로 함께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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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한국 문화 전반에 걸친 중국의 종주권 주장을 국내에선 '新동북공정' 또는 '문화공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진행된 고구려, 발해사 왜곡 연구기획인 '동북공정'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 역사적 사건으로, 코로나19 발생과, 사드 보복 다음으로 역사·문화 갈등 즉 '문화공정'을 꼽았습니다.

    [조법종 교수/우석대학교 역사학과]
    "(중국이)세계 최고의 문화를 우리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 나라들에서 그걸 마치 자기네 것처럼 가져갔으니 다시 우리의 것으로 되돌려 놔야겠다는 그런 식의 억지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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