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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절차적 불법' 수사 필요 VS '과거 관행' 부당 수사

[스트레이트] '절차적 불법' 수사 필요 VS '과거 관행' 부당 수사
입력 2021-06-20 20:45 | 수정 2021-06-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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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다시 보니까, 2019년 3월 22일 이날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상황이 굉장히 긴박한데요.

    ◀ 장인수 ▶

    그렇습니다. 만약 1~20분만 조치가 늦었다면 김 전 차관이 출국해버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죠.

    ◀ 성장경 ▶

    성공적으로 심야 출국시도를 막은 건데…검찰은 이게 불법이라는 거잖아요?

    ◀ 장인수 ▶

    그러나 검찰이 기소한 부분에 대해서 피고인들은 문제될 게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양측의 주장을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결정서입니다.

    사건번호란에 '동부지검 2019'라고 적혀 있습니다.

    인천공항에 보냈던 출국금지요청서에는 '서울동부지검 2019 내사 1호'로 적혀있었습니다.

    당시는 김 전 차관에 대한 세 번째 공식수사 착수 전이라서 사건번호가 달리지 않았습니다.

    이규원 검사가 긴급 출국금지를 위해 사건번호를 임의로 적어 넣었습니다.

    검찰이 먼저 문제 삼은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허위로 사건 번호를 적어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사용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규원 검사 측은 긴급한 상황에선 그게 검찰 관행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급하니 일단 임시번호를 쓰고 추후 사건번호를 받곤 했다는 겁니다.

    또 이걸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상부의 승인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문상식/이규원 검사 변호인]
    "(상부에 보고해서) 지시를 받고서 긴급출금 요청서를 발송하였던 거고요. 그건 검사로서 상급자의 지시가 있으면 당연히 그 업무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을 하고서 본건을 한 거고…"

    검찰은 이규원 검사가 출입국 관리법을 어기면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출입국 관리법상 긴급출국금지를 할 수 있는 대상은 형사 사건의 피의자인데,

    김학의 씨는 당시 공식 입건되지 않아 피의자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규원 검사는 당시 긴급 출국금지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우선 김학의 씨가 공식 입건된 상황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수사가 시작된 상태라 피의자가 맞고 그래서 긴급출금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이미 1년 전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사건을 조사해 온 터라, 피의자로 간주했다는 얘기입니다.

    그게 또 대법원 판례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사실일까?

    대법원은 지난2015년 '공식입건하기 전이라도 조사대상자에 대해 범죄혐의가 있다고 보고 실질적 수사를 개시했다면, 피의자 신분이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14도5939)(2015. 10.29 선고)

    [양지열 변호사]
    "서류상으로 피의자가 아니더라도 공식적으로 입건이 되기 전이라도 우리 법원은 의심이 가고 범죄 수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피의자로 보고 있습니다. 그거는 확립된 판례거든요."

    그렇다면 검찰은 뭐가 문제라는 걸까?

    한마디로 이규원 검사는 검사지만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었다는 주장입니다.

    이 검사는 당시 검찰에 있었던 게 아니라 검찰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에 파견 가 있었는데 진상조사단은 수사기관이 아니란 겁니다.

    따라서 이 검사는 수사권이 없고, 임시번호를 부여할 권한이 없는데 썼으니, 그 번호도 허위라는 얘기가 됩니다.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 수사팀은 이규원 검사를 허위 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출국금지는 사실 꼭 피의자가 아니라도 할 수 있습니다.

    출국금지는 일반과 긴급으로 나뉘는데 일반 출국금지는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미리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하고 법무부장관이 승인하면 됩니다.

    수사기관 요청 없이 장관 직권으로 할 수도 있고 피의자가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대부분의 출국금지는 이렇게 이뤄집니다.

    [양지열 변호사]
    "출국금지는 형사절차는 아닙니다. 수사와 재판의 연장선상으로 보시면 사실 안 되고요. 독립된 행정처분입니다. '일단 우리나라를 떠나지 마라'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막을 수 있는 거죠. 말씀하신 범칙금(미납)이 그럴 수도 있고 조세(체납)가 그럴 수도 있고"

    하지만 김학의 씨의 경우는 이런 일반 출국금지가 아니라 긴급 출국 금지라 논란이 불거진 겁니다.

    일반 출국금지와 달리 긴급출국금지의 경우엔 수사기관이 장관 승인 없이 일단 조치부터하고 이후 12시간 내에 사후 승인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대신 남용을 막기 위해 형사 입건된 피의자만 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김학의 씨가 출국을 시도하기 전 이미 대검찰청에 일반 출국금지를 요청했었습니다.

    하지만 대검이 수사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출금이 무산되고 딱 사흘 뒤 김학의 씨가 기습적으로 출국을 시도한 겁니다.

    만일 김학의 씨에 대해 검경이 미리 미리 출국금지를 해놨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논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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