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5시 뉴스
기자이미지 남상호

[스트레이트] 총격전 벌어진 필리핀 리조트, 라임펀드가 샀다

[스트레이트] 총격전 벌어진 필리핀 리조트, 라임펀드가 샀다
입력 2021-07-04 20:33 | 수정 2021-07-08 15:23
재생목록
    ◀ 성장경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성장경입니다.

    ◀ 허일후 ▶

    허일후입니다.

    ◀ 성장경 ▶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유례없는 사모펀드 사고.

    바로 '라임 자산운용' 사건입니다.

    ◀ 허일후 ▶

    피해 규모 1조 6천억 원에, 피해자 수가 4천 명이 넘습니다.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고 벌써 1년 8개월이 지났는데요.

    아직까지도 피해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심지어 투자금을 횡령한 주범들도 붙잡지 못했습니다.

    ◀ 성장경 ▶

    오늘 스트레이트는 이 라임 사건의 이른바 '몸통'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스트레이트팀에 새로 합류한 남상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 남상호 ▶

    안녕하세요.

    ◀ 성장경 ▶

    남기자, 라임 펀드를 만든 사람들, 또 사기 판매에 가담했던 사람들은 이미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말이죠.

    ◀ 허일후 ▶

    그런데, 이 라임펀드로부터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받고 이른바 먹튀한 사람들, 이 사람들은 여전히 못잡은 거죠?

    ◀ 남상호 ▶

    네, 김영홍, 이인광 두 사람인데요. 아직 도피 중입니다.

    이 때문에 라임 피해자들은 정말 못 잡는거냐, 아니면 안 잡는거냐…수사 당국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스트레이트가 해외 도피설이 돌고 있는 주범 김영홍 씨의 행방을 추적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8월 10일.

    필리핀 중부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세부 막탄섬 라푸라푸시의 '이슬라' 리조트.

    경찰과 경비 수십 명이 철문을 굳게 닫은 채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슬라 리조트 경비원]
    "(출입, 출입금지인가요?) 네. 아직 여기 관리자 이외엔 안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있었던 이슬라 리조트 앞마당에 기관총과 권총 수십 정이 깔려 있습니다.

    리조트 곳곳에서 총알 여러 발이 발견됩니다.

    해가 채 뜨기도 전인 이날 새벽, 바로 이 총기들로 무장한 괴한 40여 명이 리조트로 들이 닥쳤습니다.

    3시 30분쯤 정문을 장악한 뒤 1백여 발의 총탄을 쏟아 부으며 주요 출입로의 경비원들을 무장해제 시켰고, 이어 리조트 건물 안으로 진입해 로비까지 점령했습니다.

    리조트 외곽의 경비원들과 3시간 넘게 총격전이 이어졌습니다.

    [막탄섬 주민]
    "(새벽에 총소리를 들으셨나요?) 네. 들었어요. (몇 발의 총소리를 들으셨나요?) 너무 많아서 못 세죠."

    괴한들의 목적은 리조트 점거.

    총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경비 2명이 총상을 입었고, 결국 리조트는 괴한들의 손안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오전 9시 10분 총격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필리핀 현지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면서 점거 사태는 약 6시간 만에 끝나고 맙니다.

    [☏ 한국인 투숙객]
    "총소리 비슷한 게 들려서 새벽에 자다가 일단 일어났는데 필리핀이 아무리 총기를 마음대로 소지할 수 있다 쳐도 거기가 여행지 한 가운데인데 관광지. 그런 데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죠. 아침에 일어나서 로비를 나가보니까 경찰들 막 들이닥쳐 있고, 로비가 엉망진창이더라고요."

    투숙객들은 새벽 총소리에 날을 지샜고 필리핀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습니다.

    "무장한 사람들이 막탄 리조트 장악 시도" "라푸라푸 시에 있는 리조트 포위"

    그런데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언급되기 시작합니다.

    "경찰은 라푸라푸 시 리조트의 소유권을 주시하고 있다." "43명 중 7명의 한국인, 리조트 공격과 관련한 4건의 혐의 받아"

    사건 현장에서 줄줄이 연행되는 검은 옷을 입은 용병들.

    이들을 고용해 총격전을 주도한 사람들이 바로 한국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경찰]
    "(이분들에게 지시한 분은 누구인지요?) 당연히 한국인들이겠죠. (한국인 이름은요?) 박 씨입니다."

    현지 경찰이 총격전의 배후로 지목한 박 씨는 이슬라 리조트의 과거 운영자입니다.

    한국에서 자금을 끌어와 리조트 사업에 나섰던 박 씨.

    그러나 영업난에 빠진 박씨가 수익 배당을 주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우선 리조트 운영권을 차지하고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여기에 반발한 박씨가 무장용병까지 동원한 겁니다.

    [필리핀 경찰]
    "한국인들 사이에 법적 분쟁이 있었는데 호텔 소유권에 대한 분쟁이었습니다. 법적 분쟁에서 이겼다고 믿은 쪽이 낮에 호텔에 들어가지 못하니, 새벽 3시에 갑자기 쳐들어간 것 같습니다."

    박 씨 일당은 사건 발생 사흘 만에 불법 무기 사용, 살인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곧 투자자들과 합의에 성공한 박 씨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납니다.

    양측이 리조트를 매각하면 수익을 일부 나눠받기로 하고, 소유권 분쟁을 마무리하기로 한 겁니다.

    투숙객이 있던 리조트에 총격을 가한 만큼 살인 협박 등 혐의로 필리핀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지만, 보석을 받자마자 한국으로 출발했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

    필리핀의 이 작은 리조트가 한국에서 유명세를 탄 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울산의 한 호텔.

    한 분양업체가 유명 연예인까지 불러 이슬라 리조트 회원권 사업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한 구좌에 1,460만 원만 투자하면 매년 12%를 이자로 주고, 연간 30일 무료 숙박에 골프장 무료 라운딩, 1회 항공권까지 제공한다고 홍보했습니다.

    특히 3년이 지나면, 분양대금을 전액 돌려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만 100여 명이 넘는 투자자가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만기인 3년이 지나자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 신창민/사기 분양 피해자 대리 변호사]
    "어느 순간부터 (이자가) 지급이 되지 않기 시작했고 지금 3년이 훨씬 지났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현재까지 아직 원금 한 구좌당 1,460만 원 지급하고 이런 거는 전혀 지급되고 있지 않습니다."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조사한 이른바 이슬라 리조트 사기분양 사건입니다.

    =========

    이렇게 문제가 많은 리조트를 사들이려고 한 제3자는 누구였을까?

    수소문 끝에 총격전 당시 리조트 투자자 측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리조트 투자자 측 관계자]
    "그러니까 박00가 계속 내가 알기로는 필리핀에 섬이 많잖아요. 반군들 있는데 가서…거짓말을 하는 거야, 이제. 자기가 이렇게 해서(리조트 장악해서) 다 너희 뭐 줄게. 그런 내막이지. 걔네들은 총이 많잖아요, 필리핀은."

    골치 아픈 이슬라 리조트를 빨리 팔아치우고 싶은 찰나에, 누군가 수백억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리조트 투자자 측 관계자]
    "매물로 내놨는데 그게 공교롭게도 걔들(라임펀드)이 돈이 갈 데가 없잖아요. 어떻게 보면…돈이 많은 사람들이니까. 그러니까 그걸 (이슬라 리조트) 공교롭게도 걸린 거예요."

    이슬라 리조트 매입 관련 서류입니다.

    270억 원에 리조트와 카지노를 한국의 '라움'에 팔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라움 부회장은 당시 김영홍 씨.

    라임펀드에서 3천5백억 원의 투자금을 받은 인물입니다.

    라임펀드는 김영홍 씨가 회장으로 있던 부동산 개발회사 메트로폴리탄에 투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 백왕기/해외은닉재산 추적 전문 변호사]
    "김영홍 씨가 라움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시기와 이슬라 리조트를 매입한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투자자 쪽이나 박 모 씨는 라움에서 매입 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죠."

    라임 투자자들의 돈 3천5백억 원은 메트로 폴리탄을 거쳐 필리핀 리조트를 비롯해 제주도 주상복합, 경기도 파주 프로방스마을,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등 국내외 부동산 개발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라임펀드의 투자 규모 중에 가장 큰 사업이었습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