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경 ▶
검사 술자리와 정치권 로비 의혹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긴 했지만, 사실 라임 사태의 본질은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금융 사기 아니겠습니까?
◀ 허일후 ▶
2019년 7월이죠, 검찰이 이종필 부사장에게 출국 금지조치를 내린게.
지금 2년이 다 됐는데 김영홍 회장, 그리고 또 소재파악이 안된 주범이 있어요.
◀ 남상호 ▶
네, 라임 펀드 사태의 주요 인물을 정리하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에 펀드의 구조를 만들고 운용을 총괄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있는데요.
그리고 이 펀드로 들어온 돈이 여러 곳으로 투자가 되겠죠.
일부는 이렇게 부동산 개발 등 실물 사업으로 흘러가고 일부는 주가조작 세력의 기업으로도 흘러갑니다.
또 일부는 라임의 부실을 숨기기 위한 이른바 '돌려막기'에 동원되기도 합니다.
실물 사업을 담당한 사람이 바로 앞서 나온 김영홍 회장이고요.
또 이쪽에서 주가조작을 주도한 세력에는 '기업사냥꾼' 이인광 회장이 있습니다.
익숙한 이름인 김봉현 회장은 이 사태를 덮는 이른바 '뒤처리'를 위해 나중에 합류한 인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 리포트 ▶
최근 몇년 사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점유율을 끌어올린 칭따오 맥주.
김영홍 회장은 이 맥주의 국내 판권을 따오겠다며 2018년 '칭따오비어'라는 법인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칭따오 맥주의 국내 독점 판권은 2003년부터 이미 다른 한국 회사가 갖고 있는 상황.
결국 판권 유치는 무산됐고, 라임펀드 자금 205억 원은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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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칭따오비어'라는 회사의 주소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입구에는 김영홍 씨가 회장인 메트로폴리탄 계열사들의 간판이 달려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건물 2층까지는 식당, 그 위는 고시원으로 쓰이고 있고 메트로폴리탄이 쓰는 사무실은 없었습니다.
[식당 직원]
"(메트로폴리탄이 이 건물에 없나요? 메트로폴리탄 건물이 어떤 거예요?) 글쎄요. 저는 모르겠어요. 그냥 3층이 고시원인 것만 알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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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홍 회장의 메트로폴리탄이 얼마나 부실한 투자를 했는지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라임 펀드 돈을 받은 김 회장은 부동산 등 10곳에 투자했는데 제주도 주상복합, 필리핀 리조트, 파주 프로방스 마을 등 장부가로만 약 2천4백억 원입니다.
하지만 채무상환능력이 양호한 A등급은 하나도 없고, 사업성 저하 위험이 있는 B등급은 2군데, 회수 불능을 걱정해야 하는 C등급은 6곳이나 됐습니다.
그런데 라임에서 메트로폴리탄 계열사 전체로 들어온 돈은 이보다 더 큰 3천5백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부동산 투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속칭 '펀드 돌려막기'에 쓰였습니다.
라임 펀드가 메트로폴리탄에 돈을 투입하면 메트로폴리탄이 다시 이 돈으로 라임이 갖고 있던 부실 채권을 사들였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 언발에 오줌을 눈 셈입니다.
이종필 부사장은 이미 이 '돌려막기' 혐의가 추가돼 재판을 또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실 투자와 돌려막기의 책임을 놓고 이종필 부사장과 김영홍 회장이 어이없는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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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메트로폴리탄의 흔적을 찾아다녔습니다.
이슬라 리조트 인수 과정에 등장하는 메트로폴리탄 제주법인.
지금은 모델하우스만 남아있습니다.
[제주 주상복합 모델하우스]
"관광 사업단지 앞이다 보니까. 여기 계시다가 오피스텔(분양)은 다 끝났고. 그래서 상가(분양)만 남아서 서울로 가셨거든요."
역시 라임 돈이 들어간
경기도 파주 프로방스 마을
[프로방스 마을 직원]
"(대표님 지금 출근하셨나요?) 아뇨, 지금 안 계시는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 (라임, 메트로폴리탄 관련해서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전달해드릴게요."
어렵게 라임자산운용 이종필 부사장의 최측근인 채 모 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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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사장의 과거 직장동료였던 채 씨는 라임에서 메트로폴리탄에 전무로 파견돼, 실제 자금 집행을 담당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자금 집행만 담당했을 뿐 회사의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채 모 씨/이종필 부사장 측]
"자금 관리 쪽을 맡은 거는 맞는데 저희가 임의로 뭔가 회사자금을 어떻게 했다?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제 위에 대표님도 있고 (이종필) 부사장님도 계시고 (김영홍) 회장님도 계시는데 그게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나 메트로폴리탄에서 일했던 김영홍 회장의 측근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대독]
"이종필 부사장의 지시로 법인의 인감도장과 통장, OTP 카드 모두 채모 이사가 관리했고, 채 이사가 김 회장도 모르게 자금 집행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메트로폴리탄으로 돈이 들어온지 10분도 안돼 돌려막기용으로 다시 나간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김 회장이 개발 후보지를 정해도 라임자산운용 쪽에서 직접 실사를 한 뒤에야 자금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부실 투자의 최종 결정이나 돌려막기 모두 이종필 부사장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이 측근은 또 '스트레이트'에 김영홍 회장의 도피는 이종필 부사장의 부탁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독]
"김영홍 회장은 한국 귀국을 두세달 보류하라는 이종필의 부탁을 받고 세부 리조트에 체류하던 중, 3천억 원을 횡령하고 해외 도주했다는 수많은 보도를 보고 귀국을 계속 보류했습니다."
결국 몸통 이종필과 김영홍, 양측이 라임사태는 상대방 책임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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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홍 회장이 라임 펀드 자금으로 부동산 등 실물 투자를 맡았다면, '기업사냥꾼' 이인광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를 악용해 주가 조작으로 수익을 내려 했습니다.
김봉현의 옥중 편지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상장사 투자금 2500억 부실 등 실제 몸통들은 거론도 안 됨"
이인광 회장이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모로 주가 조작을 한 사건을 지목한 겁니다.
원래 이름은 넥센테크로 2017년과 2018년 주가가 무려 7배 넘게 뛰어 오릅니다.
테슬라에 납품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로 전도 유망하다는 기사가 쏟아졌으나, 전부 가짜였고, 주가조작이었습니다.
[(구)에스모 직원]
"원래 넥센테크에서 에스모로 이름이 바뀌면서 그때 이제 저도 정확한 관계는 잘 모르겠어요. (주가조작 사건 관련해서…)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저희 회사가 좀 많이 어려워진 상태이고…"
이 회장이 주가를 조작해 가격은 7배 넘게 올려놨지만, 워낙 주식 보유지분이 많다 보니 제 때 팔 수가 없었습니다.
보유주식을 다 팔면, 주가가 폭락할 게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라임펀드의 투자금도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라임자산에 투자를 했던 사람들의 피해를 본 사람은 투자자도, 가입자도 있지만, 주가조작을 했던 회사에는 피해를 본 사람은 그 회사의 주주들도 있는 거거든요. 주가조작을 했던 사람들은 이중으로 피해를 양산했기 때문에…"
주가조작 공범들은 대부분 검거돼 1심에서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모든 걸 기획한 이인광 회장은 잠적했습니다.
[윤한홍 의원/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2020년 10월 19일)]
"지금 2000억 투자받았던 에스모 이 모 회장 또 2500억 투자받았던 메트로폴리탄 김영홍 씨, 다 도피 중이지요? 지금 잡으려고 수사하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박순철/당시 남부지검장]
"그 부분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곤란한데 어쨌든 지금 수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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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익률로 입소문을 타며 사모펀드 시장에서 급성장한 라임.
실제로는 2018년 5월부터 IIG라는 해외 펀드 투자에서 손해가 나고 있었는데 이를 감춰왔습니다.
투자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펀드에 들어온 돈으로 돌려막아온 겁니다.
그러다 보니 악순환을 뒤집을 고수익 사업들이 필요했고, 주가조작이나 카지노 등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라임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사기는 아니었죠. 투자했던 금액들이 손실을 봤을 경우에 그 약속됐던 수익률을 보장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 난 금액을 통제하지 않고 돌려막기를 통해서 수익률을 4에서 심한 경우에는 7%까지 맞춰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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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뉴스
남상호
[스트레이트] 라임 펀드 사태의 두 '몸통', 김영홍과 이인광
[스트레이트] 라임 펀드 사태의 두 '몸통', 김영홍과 이인광
입력 2021-07-04 20:56 |
수정 2021-07-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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