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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피해자들 "라임사태의 공범은 은행과 증권사"

[스트레이트] 피해자들 "라임사태의 공범은 은행과 증권사"
입력 2021-07-04 21:01 | 수정 2021-07-0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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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아…펀드 투자자들의 돈을 이렇게 자기들 쌈짓돈처럼 마구잡이로 쓰는데도 아무 견제를 받지 않았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질 않네요.

    ◀ 성장경 ▶

    사모펀드 운용에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을 텐데요.

    ◀ 남상호 ▶

    네, 그래서 피해자들은 진짜 '몸통'은 따로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위험도가 높은 사모펀드를 경쟁적으로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 피해자들이 왜 분노하는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편은 경비원, 아내는 배달을 하며 평생 모은 1억 원을 라임 펀드에 넣었던 노부부.

    [라임 펀드 피해자]
    "제가 한 40년 동안요. 하루도 결혼해서 쉰 적이 없어요. 파출부 몇 년 하고 그러고선 1982년에 들어가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배달일) 하고 있어요. 그 돈이에요."

    이 부부는 '안전한 펀드'라는 우리은행 직원 말을 듣고 상품에 가입했다가 뒤늦게 이 상품이 '고위험 사모펀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1억 원 중 6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라임 펀드 피해자]
    "예금을 하려고 했는데 은행 차장이 '국내 펀드 안전한 것이 있다'고 그래서…한 번 가입해보라고…"

    우리은행과의 분쟁에 지친 부부는 결국 원금의 60% 정도를 돌려받기로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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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피해 고객은 개인 4천여 명, 법인 581곳.

    피해 금액은 1조 6천7백억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부실을 알고도 펀드를 판매한 라임 펀드의 플루토TF-1호, 즉 신한금융투자의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100% 배상 결정을 내렸습니다.

    금감원은 그러나, KB증권의 라임펀드 판매 배상비율은 60%,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55%, 기업은행은 50%를 기본 배상비율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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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가입자인 정재훈 씨는 이 같은 금감원의 결정을 납득 할 수 없습니다.

    [정재훈/라임펀드 피해자]
    "제가 왜 (배상비율) 56%냐고 물어봤더니, 저는 서류에 가입신청서에 사인도 다 잘했고, 모니터링콜, 해피콜도 잘 받았으니까, 더 이상 가산되는 점수가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사모펀드는 말 그대로 원래는 개인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들 돈을 모아 운용하는 펀드입니다.

    규제도 적게 받지만, 투자에 대한 책임도 참가자들이 지는 전문적인 투자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2015년 '모험 자본'을 활성화하겠다며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운용사 설립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펀드 설립절차를 사전 등록에서 사후 보고로 간소화했습니다.

    또 최소투자금액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춰 일반 투자자들도 들어올 수 있게 했습니다.

    [이의환/사모펀드 공대위 집행위원장]
    "모험자본 활성화 내지 혁신성장 하겠다고 규제를 완전히 풀어버리면서 수많은 은행들과 증권사들이 저금리 상황에서 비이자 수익에 대한 수익 증대, 은행의 비이자 수익 증대에 탐욕이 같이 맞장구치면서 이 사태가 확대 재생산되었다."

    그러면서 사모 펀드 시장은 2배 이상 성장했지만, 거의 발생하지 않던 환매 중단 사건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규모는 6조 원이 넘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이런 틈을 노려 마구잡이로 고객들을 끌어들인 판매사, 즉 은행과 증권사 역시 라임 펀드 사태의 주범이라고 말합니다.

    [대신증권 피해자]
    "전화가 빗발치는 거예요. ’사모님 자리가 한 자리밖에 안 남았다, 빨리 예약이라도 하셔야 된다' 그러니까 빨리 예약이라도 하셔야지 만약에 이 자리 못 들어가면 못 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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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판매사 중 처음으로 문제가 불거진 사모펀드의 투자원금을 100% 보상하겠다고 자체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정일문/한국투자증권 대표]
    "판매사 책임 소재가 있는 현안 상품 가입 고객에게 투자금 100% 전액을 선보상하기로 전격 결정하였습니다."

    피해자들은 다른 판매사들도 운용사와 판매사의 상호 견제와 내부 통제에 실패했다는 걸 인정하길, 그래서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허일후 ▶

    어떤 투자도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걸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이런 펀드를 권유하고 판매한 은행, 증권사들은 그만큼의 법적, 도의적 책임은 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 성장경 ▶

    또 하나, 펀드 사기꾼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술자리에서 어울리며 로비를 받은 검사들이 있었다면…이들도 찾아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겁니다.

    ◀ 허일후 ▶

    끈질긴 추적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성장경 ▶

    저희는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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