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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막강한 군법무실장, 전역 한달만에 로펌 직행 논란

[스트레이트] 막강한 군법무실장, 전역 한달만에 로펌 직행 논란
입력 2021-07-18 20:52 | 수정 2021-07-1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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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친정집이요…?

    그러니까 군에서는 검사도 판사도 변호사도 모두 군 법무병과다…이렇게 한 식구라는 거잖아요.

    ◀ 성장경 ▶

    오늘 판사와 검사로 만났던 법무관들이, 내일은 거꾸로 검사와 판사로 만날 수 있다는 제도도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 허일후 ▶

    곽 기자, 이래서 엄정하고 공정한 재판이 가능하겠어요?

    ◀ 곽승규 ▶

    네, 게다가 군 판사, 검사 변호사들에 대한 대한 인사권 등 사실상의 지휘권한이 육해공 각 법무실장이 몰려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 성장경 ▶

    군 검사와 군 판사의 실질적인 인사권을 한 사람이 갖고 있다…

    그러니까 법무실장은 권한만 놓고 보면 검찰총장이면서 대법원장이네요.

    ◀ 곽승규 ▶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이 퇴임하면 전관으로서 영향력이 얼마나 막강할지 짐작이 되시겠죠?

    대형 로펌도 이런 전관들을 가만히 둘 리가 없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1월 해군 법무병과장에 오른 김영수 법무실장.

    3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1월 대령으로 예편했습니다.

    법무실장은 법무병과 소속 인원, 그러니까 군 검사와 판사, 국선변호인과 일선 부대 법무참모의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리입니다.

    [김경호/변호사(군법무관 출신)]
    "군사법원 조직이나 군검찰 조직이나 모두 법무조직 안에 있습니다. 군사법원의 수장인 군사법원장이나 또 군검찰부의 수장인 검찰부장, 검찰단장은 법무실장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 법무실장의 영향력, 법무실장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죠."

    그런데 전역한지 불과 한 달만에 한 대형 로펌에 취업한 사실이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영수 전 법무실장을 파트너변호사로 영입한 로펌은 법무법인 YK입니다.

    14개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홈페이지에 소개된 변호사만 120명에 달하는 대형 로펌입니다.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하며 퇴직공무원의 취업이 제한되는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의 대형 로펌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런 대형 로펌에는 검사장급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을 역임한 고위 법조인의 취업이 3년간 제한됩니다.

    하지만 각 군의 법무병과를 총괄하는 법무실장은 권한은 막강한데도 퇴임 후 취업제한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김영수 전 법무실장이 불과 한 달 만에 전관변호사로 변신할 수 있던 이유입니다.

    이 로펌은 김영수 전 해군 법무실장을 포함해 군 검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를 7명이나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군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병대 사령관 출신, 전 해군 중장과 포병학교장 출신, 육군 소장 출신을 고문으로 두고 있습니다.

    [김경호/변호사(군법무관 출신)]
    "그들은 군에 있을 때에는 군 사법 정의 어떻고, 적법성 어떻고 개똥철학으로 얘기를 해놓고 군 문을 나서서는 오로지 돈인 거예요."

    공군출신으로는 장윤화 고문이 YK에 몸담고 있습니다.

    15비행단장과 합참인사참모 부장을 역임한 예비역 장성입니다.

    군 법무관뿐 아니라 야전 지휘관 출신까지 두루 영입한 것입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군에서 이제 지휘관들이 실제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이 지휘라인에 있는 사람들까지 다 확보를 하고 있어야 로펌 입장에서는 전관 변호사를 쓰는 것에 대한 고객에게 확실한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법무관 전관들뿐만 아니라 지휘관인 전관들도 다 갖춰야 하는 좀 이런 상황인 것입니다."

    전관 변호사와 고문을 앞세워 군 형사사건 수임에 적극 나서온 YK가 홈페이지에 홍보하고 있는 성공 사례입니다.

    후배 군인인 피해자가 술에 취한 사이 성폭행하려 한 사건, 다행히 적절한 시기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후배 여군을 성추행한 사건.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정구속이 몹시 유력하였으나, 본 변호인들의 적극적인 변론 끝에 선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적어놨습니다.

    실제 이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역시 술에 취한 군인이 후배 군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은 검사가 징역 15년을 구형했는데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했는데 성추행인 거 빼내고 막 이런 것들을 되게 무용담처럼 이렇게 써놔요. 근데 왜 이렇게 하겠어요. 사실 그러니까 성폭력 가해자들이 고객이니까 이 사람들한테는. 고객이 많이 와야 할 거 아니에요."

    법무법인 YK는 최근 공군 성폭력 사건 가해자 장 모 중사의 변호도 맡았습니다.

    그러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갑자기 장 중사의 변호인은 사임계를 내고 변호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공교롭게도 공군 장성 출신의 장윤화 고문을 소개하는 내용도 홈페이지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름을 검색창에서 직접 검색해야만 옛 흔적이 발견됩니다.

    공군 장 중사 사건과 관련이 있는걸까?

    이에 대해 장 고문은 "불필요한 오해 가능성이 있어 홈페이지에서 내가 내리라고 했다"며 "YK 산하의 봉사기관에서 일을 도울 뿐 사건 수임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YK 측에도 변호인 사임 등에 대해 물었지만 "민감한 내용이라 답을 할 수 없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법무법인 YK는 전익수 공군법무실장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전익수 실장은 공군 성추행 사건 수사의 최종 책임자로, 부실 수사, 은폐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입니다.

    [유상범 의원 - 서욱 국방장관(지난달 18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지금 이 사건 주범이었던 중사의, 가해자 로펌의 대표 변호사가 김영수 변호사지요?)
    "예, 그렇게 들었습니다."
    (네. 지금 전익수 준장이랑 한양대 법대 동문이고 군 법무관도 동기지요?)
    "예, 그것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가해자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YK의 전관 파트너 변호사와 수사 책임자였던 전익수 법무실장이 인연으로 얽혀 있는데 공정한 수사가 이뤄졌겠냐는 의혹입니다.

    이에 대해 전 실장은 가해자의 변호인이 누구인지 몰랐으며 YK의 김영수 변호사와도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도 아직은 유착관계가 확인된 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광혁/국방부 검찰단장]
    "현재까지 통신사 통신기록을 확인한 내용으로는 양자 간의 통화기록은 확인되지 않으나, 추후 포렌식 등의 방법으로 검증할 예정이고 관련 의혹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익수 실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3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하다 지난 9일에서야 늑장 출석했습니다.

    또 공용 휴대전화와 개인용, 두 대를 쓰던 전 실장은 포렌식 조사도 거부해, 개인 전화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진 걸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는 수사 42일 만에 전 실장을 입건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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