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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야놀자 대박신화의 비밀

[스트레이트] 야놀자 대박신화의 비밀
입력 2021-08-22 20:52 | 수정 2021-08-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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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택시 요금에 은행 이자에 그러니까 일종의 카카오발 요금 인상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 성장경 ▶

    시작할 때는 공짜로 또는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자들의 힘을 빼고 경쟁자들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 선택권도 사라지게 되니까 결국은 혼자서 가격 결정권을 쥘 수 있게 되는 그런 과정인 것 같습니다.

    ◀ 허일후 ▶

    그런데 이렇게 시장을 장악하고 난 뒤에 더 비싸진 청구서를 내미는 거.

    이거 플랫폼 기업이 접수한 시장에서는 매번 일어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이동경 ▶

    숙박, 여행업도 예외는 아닌데요.

    대표적인 숙박앱으로 잘 알려진 야놀자 얘기입니다.

    숙박업소 업주들은 야놀자의 횡포에 남는 돈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중독성 있는 광고로 잘 알려진 숙박업소 예약앱 야놀자.

    야놀자는 2005년 모텔 종업원 출신 이수진 대표가 만든 숙박업소 정보 공유 인터넷 카페에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넷 카페에서 모텔 예약 사이트로 커진 야놀자는 지난 2011년, 모바일로 수요가 대이동 하는 시기에 발 빠르게 앱을 내놔 시쳇말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이후 야놀자는 모텔뿐 아니라 펜션, 호텔, 해외 숙소 예약까지 서비스를 넓혀 가입자 1,300만 명을 보유한 국내 1위 숙박 여행 플랫폼으로 컸습니다.

    올해는 기업 가치가 무려 10조 원까지 불어나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의 투자도 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야놀자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숙박업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객실 30개짜리 모텔.

    "매출 5000에 직원 순수 월급만 2000 정도. 그리고 그냥 공과금이 한 600 정도."

    "전기, 수도."

    "이자만 2200."

    "200 남았어, 200."

    "여기에 수수료 200에."

    "광고비 300에."

    "슬프다."

    월 매출이 5000만 원에 달하지만 800만 원이 야놀자로 빠져나가고 정작 업주 손에 들어오는 돈은 없습니다.

    인건비라도 줄이기 위해 직원 8명 중 3명을 내보내고 가족끼리 교대로 카운터를 지키기도 하지만 적자를 피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야놀자는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아가는 걸까.

    기본은 예약 수수료입니다.

    야놀자 수수료는 매출의 10에서 15%.

    10만 원짜리 방을 예약하면 일단 1만 5000원이 야놀자 몫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 배달앱 수수료가 식당으로부터 3에서 5%대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자사 수수료에는 결제 수수료와 24시간 고객 대응, 마케팅, 플랫폼 운영비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수익은 1% 정도라는 게 야놀자의 설명.

    또 최대 27%에 달하는 해외 숙박 앱의 수수료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야놀자는 해외 숙박앱들은 받지 않는 광고비를 받고 있습니다.

    앱을 실행했을 때 눈에 띄는 곳에 업체를 배치해주는 대가입니다.

    최소 광고비는 월 40만 원 선.

    광고비를 올릴수록 앱에서 업소의 노출 위치도 위로 올라갑니다.

    문제는 숙박업소 노출 영역이 여러 개로 쪼개져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야놀자 앱에서 모텔이 노출되는 위치는 지역, 내 주변, 쿠폰, 특가 등 다섯 곳.

    여러 메뉴에서 상단 노출을 하다 보면 광고비도 점점 늘어납니다.

    최근 광고비는 월 500만 원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게다가 야놀자가 최고가를 받는 상단 광고 개수 자체를 늘리면서 같은 돈을 내고 효과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게 업주들의 주장입니다.

    "처음에는 한 업소만 신청받았었어요. 2, 3달 있다가 여기에는 구가 2개니까 구마다 1명씩 한다. 또 2, 3달 있다가 2명, 2명이 됐다. 몇 달 있다가 4명, 4명이 됐다."

    이에 대해 야놀자는 광고 여부는 전적으로 숙박업주의 선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야놀자 앱에서 광고는 특정 영역에 제한적으로 노출되고 있을 뿐, 비광고 영역이 훨씬 더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업주들이 고액 광고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쿠폰입니다.

    야놀자앱의 판매가 5만 원짜리 방.

    할인 쿠폰을 쓰면 4만 원에 잘 수 있습니다.

    고객입장에서는 왠지 할인받았다고 하면 만족도도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할인 쿠폰 비용은 누가 내는 걸까?

    모텔 주인들입니다.

    그런데 쿠폰은 업주 마음대로 붙이지도 못합니다.

    업주가 광고를 하면 광고비 가운데 20에서 30%를 야놀자가 할인 쿠폰으로 알아서 붙여주는 식입니다.

    비싼 광고를 하는 업소일수록 고액 쿠폰도 많이 생깁니다.

    쿠폰이 다 떨어지면 손님도 끊기기 십상입니다.

    이 때문에 쿠폰을 확보하기 위해 더 비싼 광고를 사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백만 원씩 하는 광고를 하고도 광고 상품의 종류는 무엇인지.

    광고 노출 기준은 무엇인지 업주들은 제대로 된 설명을 듣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이와 관련해 야놀자는 업주의 동의 없이 쿠폰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요일, 객실 단가 등에 따른 업주의 요구를 반영해 쿠폰을 발행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코로나19 창궐로 숙박업계나 여행, 레저업계는 유례없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 2888억 원을 올리고 영업이익 109억 원을 내며 오히려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단순 숙박 예약 서비스를 넘어 종합 IT 테크놀로지 회사로 변모를 선언한 야놀자.

    그러나 업주들 사이에서는 정작 야놀자가 발전시키는 건 착취 테크놀로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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