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재벌 총수만 봐주는 수상한 사법특혜 '3·5법칙'

◀ 허일후 ▶

재판 받는 동안에는 '고령이다, 방어권을 보장해준다'해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또 형이 확정돼 복역하는 중에도 여기저기 아프다며 형집행정지로 나와있습니다.

하아 이거 일반국민도 가능한 일입니까?

◀ 박진준 ▶

네, 그것도 모자라서, 형기를 다 채우기도 전에 가석방이다, 특별사면이다라고 하면서 풀어주기까지 합니다.

이 때문에 재벌에 대한 법 적용을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리포트 ▶

1조 5천억 원대 분식회계를 벌였던 SK그룹 최태원 회장. 286억 원 횡령과 2천800억 원대 분식회계 혐의를 받았던 두산 일가. 1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던 현대차 정몽구 회장. 200억 원 대 횡령과 배임으로 기소된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범죄 종류도 액수도 천차만별이지만, 이상하게 법원의 판결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1년에 집행유에 2년” 이른바 ‘삼!오!법칙' 모두 유죄로 인정되지만 형 집행은 미룬다는 집행유예 판결입니다.

집행유예는 징역 3년을 초과하면 할 수 없습니다.

법원이 대기업 관련 재판에서는 집행유예를 위해 형량을 3년 이하로 억지로 꿰맞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재벌들은 이런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지 않거나, 항소심을 통해 감옥에 갔다가도 풀려났습니다.

[김우찬 교수 / 고려대 경영대학원]
"너무나도 많은 양형 사유를 들어서 감형을 해줍니다."

결국은 다 풀려나기 때문에 뭐 이런 거 한번 정도는 어련히 겪는 거, 그 정도로 생각하는 거죠. 실제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한보 그룹의 정태수 회장 이외에는 없습니다.

그분도 사실은 암에 걸려서 나중에 형 집행 정지가 됐고요. 삼오 법칙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최근에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고 합니다.

실형이 나오기는 하는데 봐주기는 매한가지라는 게 시민단체의 비판입니다.

[김남근 변호사 / 참여연대 정책위원]
“최근에는 법원이 집행유예를 쉽게 안 해주고 실형을 선고합니다. 그런데 실형를 선고하면 중형을 선고해야 하는데 형을 깎아줘야되니까 준법감시시스템을 만들어라, 그걸 이유로 해서 형을 감형해주는, 그래서 한 5년, 10년 받아야 될 것들이 2년 6개월 정도 받는 그런 모습들이 보여졌습니다."

배가 고파 달걀 18개를 훔쳤다가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40대, 또 배달 오토바이에서 4만원짜리 보쌈을 훔쳤다가 걸려 구속된 50대 노숙자. 서민들에게 법의 잣대는 엄격하기만 합니다.

특히 가석방의 기회를 잡는 건 더욱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윤예림 변호사 / 국선사건 담당]
"가석방을 심사할 때 기준이 있어요. 그 안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어떻게 평가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석방을 (재벌들처럼) 이렇게 긴 기간으로 받는다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이 수없이 반복되는 건 법이 잘못되서가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검찰과 법원 그리고 정부가 원칙을 스스로 져버렸기 때문입니다.

[박상인 교수 / 서울대 행정대학원]
" 법 자체의 문제 보다 집행하는 단계에서 검찰이나 법원이 구형과 선고량이 너무 낮다는 거고요. 법의 형량을 더 조절하거나 작량감경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제한을 하거나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결국은 법은 만들어 놓고 집행을 제대로 안하니 우습게 보는 거죠"

◀ 허일후 ▶

유독 재벌에게만 관대한 법 집행.. 수십년째 고쳐지지 않고 지금 이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스트레이트는 그들만의 봐주기 카르텔이 깨지는 그날까지 감시하고 비판하겠습니다.

끝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저희는 추석 한 주 쉬고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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