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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스트레이트] 남양유업 매각한다더니, 돌연 취소한 홍원식 회장
[스트레이트] 남양유업 매각한다더니, 돌연 취소한 홍원식 회장
입력 2021-10-03 21:01 |
수정 2021-10-0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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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엽 ▶
아니 아기들 분유파는 회사가 저래도 되는 겁니까?
모성보호에 누구보다 앞장서도 모자랄 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네요.
◀ 허일후 ▶
게다가 회장님이 직접 그 직원이 못 견디게 만들라고 지시까지 했다...
◀ 이동경 ▶
네, 사실 회장님의 납득못할 기행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홍원식 회장은 얼마전 경영에서 물러나고 회사를 팔겠다면서 기자회견까지 했었죠?
◀ 허일후 ▶
네, 기억납니다.
홍회장이 직접 사과하며 눈물까지 흘렸잖아요
◀ 김효엽 ▶
네, 그때가 자사 유제품이 코로나19 억제효과가 있다고 거짓 홍보를 했다가 역풍을 맞은 상황 아니었습니까?
◀ 이동경 ▶
네, 그래서 회사까지 팔겠다고 했던 건데… 홍회장이 이후 돌연 발을 빼면서 남양유업 매각은 무산될 상황입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13일, 한 민간 연구소 주최로 열린 '코로나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
여기서 남양유업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불가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섞어봤더니, 바이러스가 77.78% 줄었다는 겁니다.
[김경순/한국의과학연구원 센터장(지난 4월 13일)]
"동일한 식품을 동일한 조건에서 평가를 했을 때 만약에 그것이 바이러스에 좀 더 유리하다면 우리는 좀 그런 쪽(불가리스)을 선택해야 되는 시기가 되지 않느냐."
불가리스는 불티나게 팔렸고 일부 품절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주가도 상한가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방역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임상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개와 원숭이의 세포였던 겁니다.
[정재훈/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의 방식 자체가 어떻게 보면 우리 몸에 들어온다는 것이 아니고 바이러스를 유산균 음료에 담가뒀을 때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한 연구였거든요."
그것은 어떻게 보면 살균제나 아니면 세정제에 가까운 연구라고 볼 수 있고요. 이게 우리 몸에 투약되어서 쓸 수 있는 연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 연구를 진행한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박종수 박사'로만 소개됐던 발표자는 남양유업 식품연구소장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연구비와 심포지엄 장소 대관비까지 모두 남양유업이 댄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학술대회가 아니라, 불가리스를 띄우기 위한 남양유업의 홍보 행사에 불과했던 겁니다.
이런 진상이 밝혀지자 남양유업의 주가는 사흘 내리 폭락했고, 이번엔 불매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법은 의약품이 아닌 식품을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식약처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발했고, 경찰은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여기에 세종시가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남양유업 세종 공장에 대해 2개월의 영업정지를 통보했습니다.
다급해진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 3주 만인 지난 5월 4일.
홍원식 회장이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그간 숱한 논란에도 앞에 나서지 않았던 홍원식 회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과부터 했습니다.
[홍원식/남양유업 회장 (지난 5월 4일)]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는 경영에서 손도 떼고, 자녀에게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홍원식/남양유업 회장]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3주 뒤인 5월 27일.
홍 회장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7년 홍 씨 일가의 경영에 종지부가 찍힌다는 소식에, 남양유업 주가는 연이틀 폭등했습니다.
그런데 9월 1일, 반전이 벌어졌습니다.
홍 회장이 돌연 매각 철회를 선언한 겁니다.
홍 회장은 입장문에서, "이번 계약은 매수인인 한앤컴퍼니에게만 유리한 불평등 계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매수인은 거래가 끝나기도 전에 남양유업의 주인행세를 하며 경영에 간섭하려 했다"며 "선친 때부터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앤컴퍼니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의 불법 행위 때문에 계약이 불발됐다며 310억 원을 물어내라고 맞불 소송을 냈습니다.
업계에선 매각 발표 직후, 남양유업 주가가 한 달여 만에 85%까지 오르자, 홍 회장 측이 매각가 인상과 경영권에 대한 추가 요구를 하면서 한앤컴퍼니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 전 핵심 관계자]
"(홍 회장의 추가 요구안에는)아들 홍진석을 일정한 기간 동안 매각 후에도 대표이사직을 유지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자회사인)백미당은 팔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가고, 그리고 수백억 원 단위의 (매각가) 재조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세 가지 추가 조건을 내세우는데, 당연히 매수자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수용을 할 수 없었고요. 이를 빌미로 홍 회장은 이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한 거죠)"
한앤컴퍼니는 처음부터 매각 가격을 후하게 쳐준 거란 입장입니다.
[☏한앤컴퍼니 측 관계자]
"매도인께서 인상 요청을 하셔서 그 금액(최초 매각가 3,107억 원)으로 해서 맞춘 거예요. 그때 당시 주가가 한 40만 원이었어요. 그래서 한 80% 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매각) 금액을 정했던 거거든요."
결국 지난 5월 눈물의 기자회견 이후, 바뀐 건 하나도 없습니다.
물러나겠다던 홍 회장도,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사장도, 그대로 있습니다.
[☏이광범/남양유업 대표이사]
<사장님은 사의를 밝히셨는데, 지금 왜 남아 계세요?>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있을 거고요. 제가 이런 것 가지고선 전화를 하는 게 부적절한 것 같아요."
<인터뷰 한 번 하시죠 사장님>
"안 합니다."
<왜 안 하세요?>
"싫어서요. 안 합니다."
홍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8억 8백만 원의 보수를 챙겨갔습니다.
회삿돈 유용 논란으로 지난 4월 보직 해임됐던 장남 홍진석 상무도 슬그머니 복직했고, 차남 홍범석 상무는 새로운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사태에 책임을 진 건, 불가리스 효능 발표를 했던 남양유업 연구소장 정도입니다.
[☏박종수 / 전 남양연구소장]
"저는 항바이러스 연구소장 그만두고 퇴사한 지 3개월 넘었어요. 불가리스 관련돼서 긍정적인 측면을 분명히 가지고 발표했는데, 다르게 본 시각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취재에 응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며, 이번 달 주주총회에서 경영 쇄신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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