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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가라앉은 범죄수익과 검찰 수사

[스트레이트] 가라앉은 범죄수익과 검찰 수사
입력 2021-10-10 21:30 | 수정 2021-10-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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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아니 송창수 대표측 입장문을 보니까 수영장 바닥을 파도 좋다고 하는데 한번 파 보지 그랬습니까?

    ◀ 장인수 ▶

    이에 대해 저희 취재진도 논의를 해봤는데요.

    환수를 해야 할 범죄수익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확인을 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그 사이 다른 곳으로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고요.

    ◀ 김효엽 ▶

    그 큰 돈을 어떻게 손쉽게 인출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고,

    정말로 펜션에 200억 원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막대한 금액이 오리무중이거든요.

    이게 사기로 번 돈이니, 어떻게든 찾아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장인수 ▶

    네, 이동찬 씨가 제보해 온 은닉 자금 규모는 약 5백억에서 6백억 원 정도였는데요,

    나머지 은닉 자금은 어디에 있을지도 추적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이동찬 씨가 지목한 두 번째 은닉 장소는 인천항 근처의 컨테이너 박스 창고입니다.

    [이동찬/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인천에 컨테이너 박스, 고가의 가방이라든지 옷이라든지 이런 걸 보관해주는 컨테이너 박스가 있거든요. 거기다가 보관을 해놓고…"

    현금 2백억원을, 눈에 띄지 않게 사무실 집기와 함께 컨테이너에 보관해뒀다는 겁니다.

    [이동찬 음성대역(일반 접견시)]
    "친할 때니까 매일 룸싸롱 다니고 술먹고 할 때니까. 지 속마음도 다 얘기를 했었죠. 근데 결정적인 건 ‘형 컨테이너 박스에다가 신**이 통해서 뭐 몇 백억 얼마를 갖다놨어’ 지가 흘려요. 얘기를 하다보면…그러면 알게 되는 거죠"

    컨테이너 관리자로 지목된 신 씨는 송창수 대표의 여자친구.

    펜션 건물 소유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신 씨가 이 돈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부하들을 시켜 감시도 했다고 합니다.

    [이동찬(음성대역)/일반 접견]
    "신**만 알고 있으면 신**이 그 돈 가지고 다른 남자 만나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송창수가 걱정이 되니까 그 돈을 건네 줄 때 꼭 권**을 통해서, 수표를 상품권으로 바꿔서 또 일부 수표도 갖다 주고 그러니까 또 권**은 다 적어놓고 크로스체크를 하게끔 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송 대표의 접견 녹음과 이동찬씨의 제보를 비교해봤습니다.

    [송창수-권혜준*김성식 접견/서울구치소 2015년 10월 28일]
    접견인: 그 하면은 컨테이너에 다 합니까?
    송창수: 어?
    접견인: 이거.
    송창수: 컨테이너는…(중략) 아예 창고를 일단은 하는 게 안 나을까?

    컨테이너에 짐을 옮겨놓으라는 지시와, 자금을 신씨가 관리한 정황이 드러납니다.

    [ 송창수-신**(애인), 권** 접견/서울구치소 2016년 1월 5일]
    신**: 어 이거, 이거이거 어떻게 넣어?
    송창수: 그냥 수표로 넣어. 받은 거대로 넣어. 빼서, 수표로 빼서
    신**: 아~ 그러니까 이게 아닌 거지? 이거 하지 말고?
    송창수: 어.
    신**: 내가 찾아서?
    송창수: 싹 다 정리해서.
    신**: 이렇게?
    송창수: 응.

    자금 은닉 과정에 관여했는지 묻기 위해 신씨의 집을 찾았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수감 중인 송창수 대표는 **해명을 해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게 없다며** 스트레이트 팀의 접견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숨기는 과정에서 송씨 뒷통수를 치며 돈을 빼돌린 인물들도 등장합니다.

    송씨 회사 직원 두명은 사무실 금고에 보관돼 있던 수표 30억 원을 꺼내갔고, 또 다른 직원은 수표 76억 원을 현금으로 세탁하면서 12억 원만 송 대표의 여자친구 신 씨에게 건넸습니다.

    운전기사는 법인카드를 유용하고 송 대표 차량에 있던 골프채를 훔쳐가기도 했습니다.

    [송창수-권**, 김** 접견/서울구치소 2015년 9월25일 접견]
    송창수: 내가 차에 한 5천만 원 있거든. 1천만 원씩 넣어놓은 거 하고. 신분증하고 다 걔(운전기사)가 가져간 거야 그러면?
    김OO: 빈 가방 하나 있다고 그러던데.
    (중략)
    송창수: 김 과장한테 얘기해. ‘야 네가 여태까지 쓴 거는 말 안 할테니까. 갖다 놔라. 어? 근데 너 아니면 일 커진다. 아니면 너 힘들어진다‘ 응? 얘기하고.

    홍콩 계좌에 부하직원 명의로 넣어놓은 1천만 달러와 리조트 인수를 위해 부동산 개발업자와 폭력조직에 맡겨놓은 1백억원도 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은 엉뚱한 사람들이 챙기고, 정작 이숨투자자문 사기 피해자 2천 7백여 명은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제가 죽으려고 못에 갔는데 죽음도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우리 언니하고 저는요, 형제간에 다 원수 됐어요. 인연 다 끊어졌어요. 나는 너무 상처가 많아서 밤에 잠도 못 자요."

    피해자들은 송창수씨 일당이 은행에서 돈을 마음대로 인출할 수 있었던 것부터가 문제라고 하소연합니다.

    [이○○/이숨투자자문 사건 피해자]
    "최대한 (인출을) 막으려고 은행도 다녀보고 증권사도 다녀보고 ‘이거 사기 사건으로 이렇게 돼서 이렇게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계좌인데 저희가 피해자들인데 이걸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까?’라고 여러 번 여쭤봤었는데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녹취에는 이들의 금융권 로비가 의심되는 정황이 담겨있습니다.

    [송창수-권**, 김** 접견/서울구치소 2015년 10월 6일]
    "내가 팩트만 얘기해줄게. 지(장OO 이사)가 올 초에 1월인가 2월에 돈 준비해서 돈 주자고 금감원 쫓아갔어. 나하고. 돈 다 줬어. 나 어제 그 얘기도 했어. 명함 받았어. 그걸 내가 책상에 넣어놨잖아. 명함 받은 거. 어제 (검찰) 조사관이 그러는 거야. 왜 그 사람들 명함이 송 대표 책상에 있냬"

    [송창수-권**, 김** 접견/서울구치소 2015년 9월8일]
    "OOO 지점장까지 얘기 다 돼 있어. 우선 현금으로 빼는 거 그것도 계속 돌려"

    당시 송창수씨의 로비자금을 관리한 백 모 씨도 취재진에게 비슷한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백○○/송창수 대표 로비자금 관리]
    (공진단 박스에 3천만 원인가 넣어서 (금감원에) 줬다고 하던데 그게 맞아요?)
    "네. 공진단 박스도 조그마한 게 있고 큰 게 있어요, 이만한 게 공진단 그런 거 다 제가 맞췄어요. 경동시장에서 직접 사 와서 제가 그 뇌물 이런 거를 다 한 게 저예요. 그래서 제 통장으로 돈이 들어왔던 거고…"

    이에 대해 금감원은 송창수 대표에게 로비를 받았다는 간부는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숨투자자문 측에 출금을 해준 은행은 법원의 압류 결정이나 수사기관의 요청 없이 이숨투자자문의 계좌를 임의로 동결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동찬씨는 두 차례 검찰에 진정서를 낸 데 이어 지난해 8월 직접 이숨투자자문 일당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고발장에는 펜션 수영장, 컨테이너 박스, 홍콩 계좌 등 돈을 숨긴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와 구체적인 은닉 정황도 적었습니다.

    1년이 넘었지만, 아직 검찰 수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동찬/법조브로커 (전화 접견)]
    "포항지청에서 한번 (고발인 조사를) 받았고 서울(중앙지검)로 제가 갈 거라고 했는데 그다음에는 조사가 없었어요."

    피해자들도 수사기관이 사기꾼의 은닉재산을 찾아내고 피해를 복구해 주는데는 소홀하다고 지적합니다.

    [송오근/이숨투자자문 피해자 변호인]
    "검찰은 수사를 해서 형사 처벌하는 절차잖아요. 이 사람의 죄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두게 돼요. 주안을 두게 돼요. 그래서 사기의 피해액이 얼마냐, 여기까지예요 보통. 그런데 그다음에 이 피해액이 어디로 갔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수사가 잘 안 됩니다."

    은닉자금 관련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스트레이트의 질문에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관련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였고, 범죄수익환수를 위하여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짤막한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 허일후 ▶

    송창수 씨는 스트레이트팀에 보낸 입장문에서 은닉자금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될 것을 자신했습니다.

    ◀ 김효엽 ▶

    사기꾼에 대한 단죄는 꽁꽁 숨겨 둔 범죄수익을 모두 찾아내 마지막 1원까지 환수해야, 비로소 완결되는 걸 겁니다.

    늦었지만 수사를 통해 이 은닉자금이 환수될 지 스트레이트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김효엽 ▶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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