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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리딩방' 사기 기승인데, 금감원 대책은?

[스트레이트] '리딩방' 사기 기승인데, 금감원 대책은?
입력 2021-10-17 20:55 | 수정 2021-10-1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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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아니, 안그래도 폭락장에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인데, 이분들을 꼬드겨서 사기를 친다니까 정말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 김효엽 ▶

    요즘 저한테도 매일 아침 이런 문자가 날아옵니다.

    "한달에 300% 수익보장한다, 대신에 비밀을 지켜야한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3년 새에 이런 불법 리딩방 신고가 70퍼센트나 늘었다는데, 금융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손병산 ▶

    네, 그래서 리딩방 업체들이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지, 또 금융당국 대책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돈을 벌게 해준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문자 메시지가 날아옵니다.

    클릭해보니 돈다발 인증샷이 넘쳐나고, 유명인사들도 고객이라고 내세웁니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같은 사진에 문구만 바꿔 넣은 '포토샵 사기'인 게 금방 드러납니다.

    같은 이름의 유사투자자문 업체에 가보니, 자신들을 사칭한 거라고 합니다.

    [B리딩방 직원]
    "이 사람 사칭이에요. 저희가 회사가 크다 보니까 사칭이 좀…"

    그렇다면 모양새를 좀 더 갖춘 곳들은 어떻게 영업을 하는지, 투자자로 가장해 접근해봤습니다.

    우선 그들이 자랑하는 건 정보력입니다.

    이어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수익률 보장'을 언급합니다. 엄연한 불법 행위입니다.

    [☎ C리딩방 팀장]
    "고급 정보를 무료로 아무한테나 드리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같이 (주가)지수가 밀리는 장에서도 확정 테마로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 실현은 가능하신 거고요. 수익률적으로는 15% 이상 한 달 평균 이 정도로 말씀은 드리고 있어요."

    특별히 할인해서, 회비를 낮춰준다고도 합니다.

    [☎ C리딩방 팀장]
    "6개월 기준 (가입비)정가는 7백만 원이세요. 40% 정도 할인되신 4백만 원 정도, 이렇게 맞춰드릴 수 있고."

    정말 실력은 있는 곳일까.

    무료 추천종목부터 받아 봤습니다.

    제약관련주를 추천받았는데, 그날 바로 20% 이상 폭락했습니다.

    큰 손실을 봤다고 항의했더니, '종목 이름 한 글자를 잘못봤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습니다.

    리딩방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SNS로 받은 명함의 주소지로 가봤습니다.

    유사투자자문과 전혀 관계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있었습니다.

    [C리딩방 주소지 입주자]
    "저희도 우편물이 저희한테 오는데 다 반송시켰어요."

    건물 관리실에선 해당 업체가 애초에 입주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C리딩방 주소지 관리실 직원]
    "저희도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 저희한테 그런 업체가 여기에 등록 자체가 없어요."

    취재진은 이번엔 신분을 밝히고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이어 일대일 리딩방 가입을 권유했는데 불법이라고 생각하는지, 왜 가짜 주소지를 알려줬는지 따졌습니다.

    [☎ C리딩방 팀장]
    "저희가 권유드리지는 않고 있고요. '이렇게 해보시겠어요? 저희는 이렇게 컨설팅을 해드리는 회사입니다' 이 정도 말씀드리고 명함을 남겨드려요. (사무실은) 저희도 이전한 지 얼마 안 돼서 안착을 한 다음에 (주소지)수정은 바로 해야겠죠."

    의심 가는 업체를 더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이름을 딴 유사투자자문업체.

    월 77만 원 짜리 리딩방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스타트업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 D리딩방 팀장]
    "(OOO 스타트업이) 1주당 9천 3백 원에서 9천 5백 원대에 거래가 되고 있거든요. 근데 저희는 이게 운영사 측 통해서, 삼성증권 통해서 이제 내려드리는 거기 때문에 1주에 8천 원에 내려드릴 수 있는 거예요."

    연말에 이 주식이 우회 상장이 되면 큰 수익이 날테니, 최소 5백만 원을 투자하라고 권유했습니다.

    [☎ D리딩방 팀장]
    "결론적으로는 12월 연말을 보고 있잖아요, 300% 정도의 수익을 위해서. 이 15% 정도 수익을 보고 가는 게 아니고요."

    거금을 투자하라면서도, 더 알아볼 필요는 없을 거란 식으로 말합니다.

    [☎ D리딩방 팀장]
    "제2의 '배달의 민족'이라고 보시면 되고, 대외비 종목이기 때문에 사실 뭐 회원님이 알아보신다고 해서 지금은 나오는 자료가 많이 없을 거예요."

    리딩방 직원이 언급한 스타트업 기업에 확인해봤습니다.

    업체 측은 상장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특히 연말까지 상장한다는 건 얘기한 적 조차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증권 역시 리딩방 측의 영업 활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로, 삼성증권과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번에도 숨바꼭질을 해야 했습니다.

    금감원에 등록된 주소지에 갔지만 허탕이었습니다.

    다음으로 홈페이지와 명함에 적힌 상가 건물. 간판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사무실은 텅 빈 상태였습니다.

    [D리딩방 주소지 입주자]
    "나갔어요. 며칠 안 됐는데. 특별한 얘기한 적은 없고, 그냥 얼굴만 보고 인사하는 정도."

    업체 대표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금융당국이나 취재진으로 의심한 듯 대화를 피했습니다.

    [☎ D리딩방 대표]
    (좀 어떻게 되고 있나 궁금해서)
    "저희 마감했습니다."
    (아, 마감하셨다고요?)
    "예, 담당자 통해서 연락주시겠어요?"
    (투자를 얼마 하면 된다고 하길래, 직접 보고 싶어서)
    "직접 보신다고요? 아…마감하고 담당자 볼 필요 없습니다."

    이같은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전국에 2천1백 곳 넘게 난립 중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불법 영업 단속을 위한 암행점검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예산'입니다.

    금감원에 배정된 암행점검 예산은 2천만 원.

    고객인 것처럼 속여 리딩방에 가입해야 불법 행위를 확인하는 게 가능한데, 리딩방 평균 계약금액이 434만 원인 걸 감안하면 5곳도 들어갈 수 없는 수준입니다.

    결국 정식 투자자문 회사인 걸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유사투자자문업' 자체를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천창민/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장래에는 좀 그런 제도 자체를 외국과 같이 아예 없애버리는 게, 차라리 투자자 입장에서 우리가 투자자문업을 강화를 하고, 그다음에 유사투자자문업의 영역들은 결국은 차츰차츰 없어지게끔 하는 그런 방안들이 가장 좋은 방안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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