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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원당4지구, 헐값 보상 받고 쫓겨나는 원주민들

[스트레이트] 원당4지구, 헐값 보상 받고 쫓겨나는 원주민들
입력 2021-12-05 20:59 | 수정 2021-12-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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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땅 주인들이 한 적도 없는 허위 서명이 버젓이 드러났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요?

    ◀ 김효엽 ▶

    관리감독 기관인 김포도시관리공사 본부장이 굳이 개발업체 대표를 맡아야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 장인수 ▶

    네 고양시와 김포시의 사례에서 드러난 부동산 개발 특혜 의혹은 반드시 규명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대규모 부동산 개발로 애꿎은 원주민들만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정 업체가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기는 동안 힘없는 원주민들에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고양시 원당4지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약 6만2천 제곱미터 부지에 36층 아파트 1236세대가 들어서게 됩니다.

    3호선 원당역이 가까운 역세권인데다가 원당의 첫 재개발 지역이라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변 부동산에 시세를 물어봤습니다.

    [A부동산 공인중개사]
    "지금 4구역 같은 경우는 (분양권 딱지가) 피(웃돈)만 지금 5억 5천이에요."
    (대략 분양가가 지금 얘기되는 게 있나요?)
    "(3.3㎡당) 2천200(만 원)은 넘을 거예요."

    [김정숙/공인중개사]
    "대략 여기 지금 30평대, 33평대가 피(웃돈)가 6억까지 올라갔다가 팔리진 않았어요. 그냥 뭐 5억, 4억5천~6천까지 팔린 게 있고‥"

    하지만 원주민들의 처지는 이런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양윤식씨는 원당4구역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재개발에 반대했습니다.

    조합원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2~3억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양윤식/고양시 원당4구역 원주민]
    "30 년 이상 살았으니까 계속 살고 싶죠. 여기 정도 들고‥ 근데 뭐 분양을 받으려면 그 돈(추가분담금)이 또 뭐 은행 빚도 내야 되고‥"

    이사를 안 가고 끝까지 버텼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

    [양윤식/고양시 원당4구역 원주민]
    "너무 억울해서 끝까지 버텼더니 그 용역에서 그냥 밤중에 돌멩이 던지고 뭐 그냥 그 뭐야 그 분무기(소화기) 그걸로 막 뿌려대고‥"

    그가 소유한 아파트의 대지지분은 33제곱미터, 10평이었습니다.

    그는 3.3제곱미터 당 1500만 원 씩 모두 1억5천만원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이주비 2천만원을 합쳐 모두 1억7천만원을 받고 지난해 5월 원당4지구에서 쫓겨났습니다.

    은행 빚 7천만 원을 갚고 나자 남은 1억 원으로 살 수 있는 집은 없었습니다.

    그는 현재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40만 원짜리 집을 얻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양윤식/고양시 원당4구역 원주민]
    "내 의사하고 상관없이 개발을 한다 해서 다 쫓아내고 지금 이게 뭐냐고요. 내 집에서 살다가 내가 월세 내고 살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냐고 이게‥"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천만 원 갈 거다, 분양권 딱지에 웃돈이 5억 원 붙었다, 수천억 원의 부동산 개발이익이 생겼다, 그에게는 다른 세상 얘기였습니다.

    [양윤식/고양시 원당4구역 원주민]
    "그게 뭐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나는 그걸 모르겠고 원주민들을 보호를 해야 되는데 엉뚱한 타지 사람들이 들어와서 돈 있는 사람들이 거기에 투자하고‥"

    원주민들은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조합에 넘기고 대신 현금 보상을 받게 됩니다.

    얼마나 보상할지 감정평가업체가 토지 감정을 실시해 결정하게 됩니다.

    원당4구역 재개발 조합이 실시한 감정평가서를 확인해 봤더니 토지는 3.3제곱미터당 7~800만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또 빌라와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 대지지분 3.3제곱미터당 800만원에서 1,200만원 정도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원당4구역 내 거래내역을 확인해봤더니 2015년 1월 대지지분이 20제곱미터인 빌라가 1억1천15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3.3제곱미터당 1779만원에 거래된 겁니다.

    2018년엔 3.3제곱미터 당 약 2600만원에 거래된 빌라도 있습니다.

    현재 원당4구역 주변의 시세는 3.3제곱미터당 3~4천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3.3제곱미터당 약 800만원에 집과 땅을 넘겼는데 그 땅에 지은 아파트는 3.3제곱미터당 분양가가 2천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원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고양시 원당4구역 원주민]
    "원주민들은 거의 다 그냥 헐값 보상으로 쫓아냈고요. 지금 그 재개발 사업이 투기꾼들을 위한 지금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땅이 헐값으로 감정평가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지역은 1종 2종 3종으로 구분됩니다.

    1종은 4층 이하의 건물 2종은 18층 이하의 건물 3종은 18층 이상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1종 보다 2종이, 2종보다 3종이 더 비쌉니다.

    경기도는 2010년 원당 4구역 내 있던 1종 주거지역 3만6천4백제곱미터 전부를 2종 이상으로 상향해 고시했습니다.

    2010년 이후 원당4구역 안에 1종 일반주거지역 토지는 없어진 겁니다.

    그런데 2019년 실시한 감정평가서를 확인해봤더니 토지 상당수를 1종 일반주거지역이라고 표시했습니다.

    더 싼 토지로 잘못 평가한 겁니다.

    원당4구역 재개발 조합을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그럴리 없다고 잡아뗍니다.

    [원당4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
    "우리는 여기에 고시된 내용대로 진행을 하는 거고. 예를 들어서 2종 주거지역인데 1종으로 감정을 했다 그러면 그 감정 내용이 네 번의 감정 과정을 거쳐요. 그 상황에 맞는 감정을 했을 텐데 그거(헐값보상)는 논리에 안 맞다고 봐."

    일부 원주민과 땅주인들은 잘못된 감정 때문에 보상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원당4구역재개발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입니다.

    조합 설립 인가가 난 2012년 원당4구역엔 모두 1331가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입자 688가구는 이주비와 보상비를 받고 떠났습니다.

    토지주는 모두 643명.

    이중 현재 까지 조합에 남아 조합원 아파트를 분양받겠다고 신청한 사람은 471명입니다.

    하지만 이 471명 중에는 조합원 딱지를 사서 들어온 외지인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허일후 ▶

    대규모 부동산 개발로 특정 업자들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겨가는 반면, 정작 내집 한 채가 절실한 원주민들은 억울하게 쫓겨나야 하는 현실입니다.

    ◀ 김효엽 ▶

    끊임없이 제기되는 특혜 의혹은 제대로 된 감시, 감독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집없는 서민들의 상실감과 고통을 이해한다면 이제라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방법을 찾아 내야할 것입니다.

    ◀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김효엽 ▶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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