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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연인간 폭력은 과연 성별과 무관한 범죄인가

[스트레이트] 연인간 폭력은 과연 성별과 무관한 범죄인가
입력 2021-12-19 20:53 | 수정 2021-12-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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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반의사 불벌 조항.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으니, 고소 취하해달라고 협박하고, 안하면 보복폭행까지‥충격적입니다.

    ◀ 김효엽 ▶

    자칫 이 조항 때문에 연인 간 폭력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만 못하게 막으면된다 이렇게 인식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 곽승규 ▶

    맞습니다. 전문가들이 반의사불벌조항부터 없애야한다고 지적하는 이유입니다.

    ◀ 김효엽 ▶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식어서인지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통과되지 못했군요.

    그런데 최근 정치권에서 이 연인 간 폭력문제를 놓고 또한번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 곽승규 ▶

    네, 최근에 벌어진 교제 살인 사건을 놓고,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 생각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한 여성이 흉기에 찔린 채 아파트 19층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범인은 이 여성의 남자친구 김 모씨였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19층에서 떨어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혐의 인정하세요?)
    (범행 왜 저지르신 거예요?)

    이 사건이 벌어진 사흘 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여성들의 참혹한 죽음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별통보 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트레이트 취재진과 마주한 장 의원은 글을 쓴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
    "여성들은 뭔가 만나고 있었던 사람하고 헤어지기 전에 '안전 이별'이라고 하는 걸 검색을 해요. 저도 그런 단어를 검색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이런 종류의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이라고 하는 것이 경험적으로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언제든지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너무나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교제 살인 관련 판결문 110건을 분석한 결과, 사망 피해자 110명 가운데 여성이 108명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남성은 2명이었습니다.

    장 의원이 연인간 폭력 문제를 여성주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
    "그 스토킹 살인이 일어났을 때 제가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단어를 가지고 온 것도 이 문제를 바라보기 위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였어요. 그 안에서 젠더(성별) 기반 폭력에서 젠더를 빼고 보자고 하는 것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의 가장 큰 특징을 빼고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거든요."

    그런데 장 의원 의견에 공개적으로 반박 글을 올린 인물이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였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선거 때가 되니까 슬슬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런 잣대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해버리면 어떻겠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도 남성을 살해하지 않냐며 남편살해로 유죄가 확정된 고유정 사건을 재소환한 겁니다.

    스트레이트는 이준석 대표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그러니까 저는 고유정 씨를 보고 전혀 여성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지 않아요. 오히려 스테레오타이핑(고정관념화)을 하시는 분들이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건데 그 두려움은 자연적인 것일 테니까 저도 인정해요. 저희가 이거를 불안해하는데 우리를 어떻게 해줘라고 하는 거는 당연히 인정 가능한 생각인데 그걸 제도화하고 정치권에서 다루려고 그러면 냉철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교제 살인 사건을 통해 여성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인정한다면서도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예를 들어서 비행기가 아무리 교통수단으로서 차보다 사고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비행기 타는 걸 두려워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자연스럽고요. 거기에 대해서 저희가 가르치려고 들거나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어떤 비행기를 해서 다른 어떤 조항을 계속 만들고 이렇게 하는 거는 과학적이지 않은 것처럼. 저는 데이트 폭력이나 이런 부분 같은 경우에도 저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회가 폭력에는 엄격하게 대처해야 된다' 이 원칙을 가져가야 하는 것이고요. 거기서 경향성을 찾아내려고 하는 노력, 그것 자체는 좀 위험할 수 있다. 또는 그래서 어떤 집단이 가해자일 확률이 높고 어떤 집단이 피해자일 확률이 높다. 이런 것들을 공적인 영역에서 논의하는 거는 저는 되게 위험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연인 간 폭력이나 교제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남성이 많고 피해자는 여성이 많다는 식의 분석이 오히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여길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데이트 폭력이라는 것도요.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오히려 그 관점도 되게 불편한 게 뭐냐면 여성과 여성 간에 데이트 폭력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데 그게 어떻게 남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로 규정지을 수 있겠습니까. 남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해서 데이트 폭력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는 상황이에요."

    다만 이준석 대표는 장 의원이 교제 살인사건을 페미니즘과 연결시킨 것을 지적했을 뿐 범죄자에 대한 강한 처벌에는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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