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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중국과 러시아, 경제협력 넘어 군사협력까지

[스트레이트] 중국과 러시아, 경제협력 넘어 군사협력까지
입력 2022-02-27 20:59 | 수정 2022-02-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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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버린 우크라이나.

    마치 100여 년 전 대한제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 김효엽 ▶

    네.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는 것, 그리고 평화를 유지하려는 노력과 의지.

    새삼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 곽승규 ▶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질서 차원에서도 큰 변화를 의미합니다.

    표면적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부딪히는 양상이지만, 그 뒤에는 또하나의 강대국 중국이 있습니다.


    1. 불투명한 제재 효과

    러시아에 맞설 나토의 핵심 국가는 독일,

    그러나 독일은 천연가스의 절반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러시아가 아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잠시 중단하자, 유럽의 가스 가격은 9배까지 치솟았습니다.

    구소련의 정보기구인 KGB 출신으로 전략가인 푸틴은 바로 이 점을 노려 지금 이 시기 군사를 움직인 것입니다.

    [홍완석/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
    "지금이 겨울에 난방 에너지 수요가 많잖아요. 러시아 입장에서는 유럽은 40%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하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그러면 여러 가지 명분을 내세워서 가스를 줄이게 되면 결국은 손해 보는 건 유럽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겨울을 택한 거겠죠. 그게 좀 약발이 먹히는 거죠."

    러시아에 경제 제재 행렬에 독일이 선뜻 나서지 못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침공이 본격화되자, 독일도 결국 행동에 나섰습니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최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러시아에서 발트해 해저를 지나 독일에 이르는 천2백 킬로미터 길이의 노르트스트림2는 우리 돈 약 13조원이 투입됐습니다.

    러시아 저지를 위해 독일이 국책사업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린 셈이지만,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서유럽 전역이 러시아산 자원 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독일을 비롯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경제제재에 실질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 손 맞잡은 중·러

    여기에 세계 2위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이 러시아와 견고한 협력을 유지하면서 자칫 경제제재 자체가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주 폐막한 베이징 동계 올림픽.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외교 보이콧을 단행했을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흔쾌히 개막식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2008년과 2022년 14년의 시차를 두고 베이징에서 열린 여름과 겨울 올림픽에 모두 참석한 해외 정상은 푸틴이 유일합니다.

    [주재우/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이번에 외교 보이콧 등을 해서 적지 않은 정치적인 고생을 했는데요, 중국이.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개막식에 푸틴을 비롯해서 몇몇 정상들이 참여하면서 성황리에 마쳤죠."

    중국 시진핑 주석도 푸틴 대통령을 깎듯이 대접했습니다.

    특별히 단독 오찬을 잡아놨음에도 푸틴의 입국이 늦어져 약속이 깨질뻔했지만 군말없이 만찬으로 변경해 줬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통산 38번째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밀접하게 맺고 있는 양국 간 밀월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홍완석/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에 푸틴과 38번째 정상회담입니다. 과거 냉전 시대 때는 ‘사회주의 형제국가’라고 했잖아요. 그때 소련이 형이었고 중국이 동생이었는데. 소련이 무너진 이후에 반미반패권 연대로서 형제국가인데 이제는 중국이 형이 되고 러시아가 동생이 된 것이죠."

    지난해 우리 돈 약 2경원의 국내총생산을 기록한 경제대국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100억 입방미터 규모의 천연 가스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2월 4일 중·러 정상회담)]
    "러시아는 1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매년 극동지역에서 중국에 공급할 새로운 계약을 준비했습니다."

    향후 30년간 러시아 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계약으로 1,175억 달러, 우리돈 약 140조 5천억원 규모입니다.


    3. 러시아 숨통 틔운 가스 계약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경제제재는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경로가 아닙니다. 중국은 어떠한 불법적인 일방적인 제재도 일관되게 반대합니다."

    중국이 위기의 러시아를 도와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침공해 빼앗았을 때도 미국과 서방은 즉각 러시아에 대규모 경제제재를 가했습니다.

    바로 그때 중국은 러시아와 대규모 가스 공급 체결 계약을 맺으며 푸틴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당시 중국이 사들인 러시아 가스는 약 4천억 달러, 우리돈 478조원 규모였습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두 달만의 일로 고강도 경제제제의 효과는 퇴색됐습니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움직임을 보이자 서방은 다시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비웃기라도하듯 시진핑과 푸틴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만나 대규모 가스 계약을 또 체결한 겁니다.

    러시아는 이 계약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 압박 국면에서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중국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이 이득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단순히 양국이 누리는 경제적 효과 그 이상입니다.

    [김한권/국립외교원 교수]
    "유럽에서 러시아를 견제했던 미국과, 또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협력을 이러한 경제적 협력을 통해서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즉 가스관 사업과 중러의 경제적 협력은 경제적 이익과 함께 이런 전략적 이익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 하나의 중요 요인으로서의 역할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중심의 1극체제에 맞서 다시 손을 잡은 중국과 러시아.

    천연 가스라는 에너지를 매개로 단단해진 양국간 협력은 군사적 분야로까지 확장되며 '신냉전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김흥규/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하게 서로 상보적인 관계를 이루면서 거의 모든 전략적 문제에 대해서 같이 서로 지원해주고 같이 협력하고 심지어는 군사적인 연습까지 같이하고 이런 단계까지 간 겁니다."


    4. 군사 협력 강화

    우크라이나 침공 한달 전인 지난달 24일엔 러시아와 중국이 아라비아해 서쪽 해역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태평양함대 소속 1만1천톤급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호와 6천8백톤급 대형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가 참석했고, 중국은 미사일 구축함 '우룸치'와 지원함 '타이후'가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작년 8월엔, 중국 닝샤후이족 자치구에서 중국, 러시아의 전투기와 장갑차, 1만여명의 병력이 참가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도 실시했습니다.

    앞서 일부 해외 언론은 중국이 러시아에게 올림픽 기간만큼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푸틴은 시진핑이 준비한 축제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움직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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