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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기부인가 거래인가‥"골프장 개발 추진"

[스트레이트] 기부인가 거래인가‥"골프장 개발 추진"
입력 2022-03-27 20:53 | 수정 2022-03-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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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후 ▶

    순수한 기부라고 하더니 곧바로 바로 옆에 아파트 개발할테니 허가 내달라, 이렇게 요청을 한 거잖아요?

    ◀ 김효엽 ▶

    더구나 나주시도 이 계획을 받아줬고요.

    아직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주민들입장에서 기부와 개발이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까?

    ◀ 허일후 ▶

    아파트 5천 세대라‥

    도대체 어느 정도 규모의 사업입니까?

    ◀ 이지수 ▶

    네 매출은 당연히 1조원이 훌쩍 넘고요.

    부영의 이익은 최소 3천억원, 최대 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연히 특혜 의혹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대 캠퍼스와 맞닿은, 푸른 잔디와 나무가 심겨 있는 녹지.

    바로 부영 컨트리클럽 골프장입니다.

    캠퍼스 부지로 기부한 40만㎡를 빼고 남은 면적은 35만㎡.

    부영그룹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여기에 5,328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진상/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부영골프장대책시민협의회 대표]
    "골프 연습장이고요, 그러니까 여기에 북쪽이 잔여부지 주택단지 조성사업 지역이고, 여기 남쪽은 한전공대 부지‥"

    지난해 9월 나주시가 개최한 주민 설명회.

    시작부터 고성이 오갑니다.

    "나도 한번 들어 보자고."
    (안 된다고, 여기는 여러분‥)

    "이쪽의 말씀도 들어보고."
    (왜 말씀 중에 말씀하시는 거냐고.)

    이날 나주시는 부영골프장 터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3종 일반주거지로 변경하는 계획안을 설명했습니다.

    [나주시 환경영향평가 용역사 관계자]
    "골프장 부지였던 자연녹지지역이 공동주택이 가능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약 37만㎡가 변경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잔여부지에 대해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주민 상당수는 설명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나주시가 무리한 행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퇴장했습니다.

    [박종렬/광주경실련 집행위원장]
    "나주시가 행정기관이에요? 기획부동산이에요? 왜 부영주택의 이익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는 거예요. 이런 엉터리 보고서 가지고 해도 상관없으니까 강행하겠다는 거예요?"

    [임은숙/나주시 도시과장]
    "엉터리 보고서라기보다는 이 보고서를 작성했던 용역업체 얘기를 들어보고요."

    이런 소란이 벌어졌지만,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부영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박종렬/광주경실련집행위원장]
    "오늘 차라리 주민설명회 하지 말고, 부영주택 관계자들도 왔을 거니까 부영주택에 이런 형식적인 보고서 하지 말고 20페이지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된 보고서 만들고."

    3종 일반주거지역은 중고층 주택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층수 제한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자연녹지인 골프장이 부영의 요청대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뀌면 용적률은 최대 300%까지 올라가고 초고층아파트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지차남/나주시의회 의원]
    "다섯 계단이나 뜨는 용지로 변경을 해버린다면 이거 누가 보더라도 상당히 문제점이 있지 않나, 고층 아파트에 현재 그 지형 자체가 바뀌어버리니까 이것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크죠."

    부영이 제안한 아파트 용적률은 약 180%, 최고 층수는 28층입니다.

    현재 나주혁신도시에 적용된 용적률 175%, 최고 층수 25층을 벗어나는 요구입니다.

    [김종일/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나주혁신도시에서) 최고로 높은 아파트가 한 25층 정도 되는데 거기(부영)는 28층까지 건립하겠다고 한 상황이고요. 또 이제 층고뿐만 아니라 너무 좁은 지역에 과다한 세대수가 좀 들어가는 거 아닌가."

    이대로라면 부영이 벌어들일 이익이 최소 5-6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추정치도 나옵니다.

    [김태흠/국민의힘 의원 (국회 본회의 2021년 3월)]
    "(부영은) 5천 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현재 용도지구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지자체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특혜입니다. 만약 부영이 용도변경을 통해서 아파트를 짓는다면 6천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나주시는 2020년 분양가를 적용하면 부영의 추정 이익이 3천억원대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 나주시청 관계자]
    "재작년 말에 '부영애시앙' 마지막에 분양한 게 2억 8천만 원 얼마인가, 9천만 원 얼마에 분양했어요. 그렇다면 지금 만약에 3억 원에 분양한다 그래요. (영업이익률을) 우리가 15%에서 많이 보면 20%를 봐요. 그러면 (매출) 1조 5천억 원이라고 봐도 20%면 3천억 원이잖아요."

    하지만 3천억원도 부영이 기부한 땅값의 3배가 넘습니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이익이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지적은 추정치일뿐, 미분양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용적률이나 아파트 층수만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나주혁신도시에서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거나 추진되고있는 아파트는 총 1만 8천세대.

    그런데 이 1만 8천 세대 가운데 이미 약 40%가 부영이 짓는 아파트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5천 세대를 부영에 몰아주면 나주혁신도시 아파트 절반 이상이 부영의 아파트가 됩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새로운 혁신도시를 지을 때는 다양한 건설사들의 다양한 건물들을 지어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하나의 브랜드가 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하면 좀 기형적 주택단지가 될 수 있죠."

    한국에너지공대를 기준으로 서쪽 길건너편으로 입주가 완료된 부영 1단지와 3단지 아파트가 각각 946세대, 1558세대.

    그리고 1,500여 세대 아파트 후보지가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고, 여기에 5,300여세대 건설 계획마저 승인되면 학교 주변에만 부영 아파트가 총 9천3백여세대입니다.

    [윤기한/빛가람주민참여연대 사무처장]
    "부영아파트가 여기 블록 외에도 저쪽 초등학교 이쪽에도 있고, 2단지는 또 동떨어진 도롯가에 있고, 그래서 나주시에서 부영아파트가 언제 분양하느냐에 따라서 아파트 가격이 좌지우지될 것이고."

    게다가 부영은 한국에너지공대 부지가 선정되기 약 열흘 전 부영 골프장 북측에 붙어있는 3만4천㎡ 규모의 또다른 부지도 사들였습니다.

    공연장과 극장 등을 지으면서 상가나 업무용 공간을 일부 함께 지을 수 있는 문화시설용 용지였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인구가 유입되면 자연스럽게 문화시설에 대한 수요가 생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부지 매입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김진유/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
    "통상적으로 어떤 용도로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지금은 거의 복합 개발이 가능하거든요. (부영이) 개발업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인데 순수한 마음으로 무상 기여를 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여기를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봐야 하겠죠."

    세계적인 공대로 키우기 위해 수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예비 명문대.

    [이현빈/한전공대설립단장 (한전공대 설립용역 중간보고회 2018년 9월)]
    "전남지역 어디에 있는 대학이 아니고, 단 한방에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학교 주변을 부영의 아파트와 땅이 둘러싸면서 말그대로 '부영 타운'이 조성되고 있는 모양샙니다.

    [김종일/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부영이 사전에 어떤 정보를 활용해서 기대 이익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이 정도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면서 공공기여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전남도청 국정감사 2021년 10월)]
    "자신들의 기업 이익을 위해서 지금 한전(공대) 부지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전라남도가 허용하지 않든지, 만약에 용도변경을 불가피하게 허용할 수밖에 없으면 최대한의 공공기여율을 높여서 환수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전라남도와 나주시는 초과이익을 환수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입니다.

    [김영록/전라남도지사 (전남도청 국정감사 2021년 10월)]
    "어떤 적정 수익률은 보장을 해야 되겠지만 특혜가 되지 않도록 아파트 용도변경,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서 적절하게 협의를 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경우 함께 추진돼야 할 중고등학교 설립은 논의되고 있지 않습니다.

    [김진유/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
    "지금 시민단체나 주민들이 제기하는 게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봐야 되겠죠. ‘학교도 한 개 밖에 안 들어간다, 기타 다른 생활 SOC(사회간접자본)도 별로 이 단지 내에 공급되는 게 많지 않다’라고 한다면 그 부분은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되죠."

    지난해 2월 시민단체들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지역 주민 73%가 부영골프장 용도변경에 반대했습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예상보다 많은 인구가 몰리는 데 따른 과밀 개발이 우려된다고, 전남교육청은 중고등학교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현재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나주시는 용도변경 인허가 자체는 절차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부영 측에 규모를 지금보다 조금 줄이라는 계획 변경만 요구한 상태입니다.

    새 계획안이 도착해 공청회와 시의회 자문 등만 거치면 전라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입안할 수 있습니다.

    [류지희/부영골프장 대책시민협의회 회장]
    "용도변경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가 그것부터 (논의를)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만약에 정말 아파트를 꼭 지어야겠다 생각한다면 개발 규모는 어느 정도로 책정을 해야 하는가‥"

    <스트레이트>는 강인규 나주시장을 직접 만나 아파트 건설 계획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강 시장 역시 용도변경 절차를 계속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인규/나주시장]
    (부영CC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것도 적법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5천 세대 이상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요.)
    "지금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는 없네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야 되고, 또 의회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의회에서도 그런 내용들을 충분히 소명할 것이고, 주민공청회를 통해서 그런 일들을 해갈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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