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만 ▶
정 후보자 아들 딸의 편입 문제를 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문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 최경재 ▶
그래서 그때만큼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현 /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4.15)]
"윤 당선인이 조국 전 장관에게 적용했던 잣대를 자신과 측근에게 적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서 심판할 것이다."
◀ 김주만 ▶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역시 자질 논란이 일고 있잖아요.
◀ 최경재 ▶
한국외대 총장 시절 회계 부정이 있고요. 프로골프 선수에게 학점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또 이른바 금수저 학생을 파악한다면서 학부모를 전수조사까지 했다고 합니다.
평소 학생들에게 늘 고압적이고 권위적이었다는데요. 이런 동영상까지 돌고 있습니다.
[김인철]
"내가 니 친구야? 내가 니 친구냐고. 자네 이름이 뭐야. 이 친구 이름 적어."
[김인철]
"이북에서는 저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행사장에서 앉아있고 건성건성 박수 치고 적당한 목소리로 고함을 치면 어떻게 됩니까."
◀ 김주만 ▶
이런 분이 다른 장관도 아니고 교육부의 수장이 될 수도 있다는 거군요.
최 기자 그런데 이번 인사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이런 지적이 많습니다.
◀ 최경재 ▶
그 첫 단추 바로 한덕수 총리 후보자입니다.
고위 공직에서 김앤장 고문을 두 바퀴째 돌고 있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 또 비싼 고문료까지 논란입니다.
◀ 리포트 ▶
서울 광화문 근처 적선동.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3층짜리 단독주택입니다.
1989년, 장인에게서 3억 8천만 원에 샀습니다.
그 뒤 10년간 월세를 줬습니다.
두 곳에 각각 5년씩 빌려주고 10년간 받은 월세는 무려 6억 2천만 원.
한 달 평균 5백만 원 선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월세를 선불로 3억을 줬다면) 저도 여기 이 자리에서 지금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요. 선불을 믿고 주는 건데 (사전에) 뭔가 얘기가 됐다는 이야기예요."
의문의 거액을 낸 세입자는 모두 미국계 대기업이었습니다.
통신사 AT&T와 정유사 엑슨모빌입니다.
당시 AT&T는 특혜 시비에도 휘말렸습니다.
우리나라 통신시장 진출을 노리며 '한국통신 교환기 사업'에 입찰해 2백억 원대 사업을 따냈는데, 참여 자격과 기준에 못 미쳤던 겁니다.
[이수진/민주당 원내대변인]
"에이티앤티는 당시 규정에도 없는 한 장짜리 견적서로 236억의 통신기기 물량을 수주해 특혜 시비가 일었었습니다."
월세를 주던 10년간 한 후보자는 상공부와 청와대, 외교부 등을 오가며 통상 관련 고위직을 지냈습니다.
'고액의 월세가 외국 기업의 로비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한 후보자는 "외국인 임대 전문 부동산에 맡겨 임차인이 누군지도 나중에 알았다"며 "청와대 등에서 개별 업체 관련 업무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 후보자를 둘러싼 더 큰 논란은 따로 있습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과 정부 요직을 수시로 오갔던 겁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뒤 8개월간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다 다시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로 발탁됐습니다.
이후 2017년 12월부터 김앤장 고문으로 되돌아가 4년을 보내다,
이번에는 두 번째 총리로 공직 복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공직과 로펌을 수시로 오가는 이른바 '회전문' 관행의 전형입니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다른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국가의 비밀, 그것을 로펌과 그 고객의 클라이언트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됨으로 인해서 이분들은 고액의 보수를 받고 로펌도 또 이익을 받는 그런 구조가 돼 있기 때문에…"
김앤장에서 일한 총 5년, 받은 고문료는 19억 원이 넘습니다.
법조인도 아닌 한 후보자가 법률회사에서 무슨 일을 해주고 거액을 받았을까?
한 후보자가 고문이던 2002년, 김앤장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했다는 해외 사모펀드 론스타를 대리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이른바 '론스타 먹튀 사건' 연루 의혹으로 고발되기도 했습니다.
[허영구 / 투기자본감시센터 고문]
"(론스타가) 4조 6천억을 남기고 먹튀할 수 있도록 먹튀를 도와준 것, 그것은 모두 이 땅의 관료들 그리고 그 관료들의 뒤 배후 조종자 '김앤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외국 투자자에게 자문을 해줬을 뿐"이라며 론스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후보자]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의문 제기하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글쎄 그거는요 제가 어차피 청문회에서 다 진솔하게 말씀을 드릴 거니까 그때까지 뭐 좀 기다리셔도 되고."
비슷한 시기 김앤장의 비상임고문이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론스타의 로비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김영선 (04.11.15 국회 본회의)]
"다 팔아먹는 것에 이헌재 장관께서도 앞장을 서셨고, 이런 사태에 대해서 책임질 생각 없으십니까?"
[이헌재 (04.11.15 국회 본회의)]
"제가 한 일에 대해선 제가 책임을 지는데요. 개방과 경쟁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치러야 될 대가는 또 치러야만 된다."
지난 2013년, 일본 전범 기업 상대 소송에서 피해자들이 지게 하려고, 이른바 '재판 거래' 회의에 참석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일본 기업을 대리하던 김앤장의 고문 출신입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15.12.28)]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의 회전문 영입 관행.
이번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고위 관료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한덕수 후보자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퇴임을 한 후에 로펌이나 회계법인 가서 고액의 보수를 받은 것은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스트레이트>는 김 전 부총리를 만나 이른바 '전관 영입'의 민낯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는 2014년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그만두자마자, 대형 로펌들의 제의가 쏟아졌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영업 제의가) 너무 많이 와 가지고 제가 그걸 피하려고 경기도 양평에 농가 방을 하나 얻어서 6개월 가서 칩거를 했어요."
경제부총리를 퇴임했을 땐 더 심해져 2년 동안 전국을 떠돌며 숨어지냈다고 합니다.
제시한 연봉은 보통 10~20억 원대, 백지수표를 내민 곳도 있었습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굉장히 많은 연봉과 대우를 제시받았습니다. 아마 제가 받던 장관급 보수보다 뭐 10배, 20배 정도 되는 보수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거액의 대가는 무엇일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로펌의) 논리에 빠져 들어서 확신범이 될 수가 있어요. 그렇다면 당연히 직간접적으로 정부 정책의 결정이나 집행에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스스로 자신에 대는 잣대가 너무 관대하고 루스하다."
고위직 인사청문회 때마다 김앤장은 단골로 등장합니다.
[이장우 의원 (13.04.09 박한철 인청)]
"약정서를 박한철 후보께서 지금 갖고 있지 않다, 이렇게 하시는데 김앤장에서 이것 공개할 수 있습니까?"
하지만 비밀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유국현 김앤장 대표 변호사 (13.04.09 박한철 인청)]
"그것은 저희들의 생명인데요. 영업 관련 비밀이고, 그다음에 각 구성원 전원의 모든 사항이 거기 다 들어가 있습니다."
돌고 도는 회전문을 멈춰 세울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후 3년 동안 관련 기관에 취업할 길이 막힙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유'란 걸 인정받으면 다 빠져나갑니다.
모두 9가지나 되는 데다 기준 자체도 모호하다 보니, 이 '특별한 사유'가 인정돼 재취업 심사에 통과한 공직자는 지난 2016년 15%에서 5년 새 52%로 급증했습니다.
[김호균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이사장]
"한 사람이 취업이 되면 그건 당연히 '경영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터인데 이런 애매모호한 조항들이라고 하는 것들이 공직자들이 통과 의례로 지나가는 재취업 통로처럼…"
반대로 공직에 복귀할 땐 아무 제한이 없습니다.
그나마 법조인의 경우, 국회가 요구하면 로펌 등에서 뭘 했는지 자료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한덕수 후보자처럼 비법조인 출신에게는 활동 내역 제출을 강제할 수 없습니다.
이걸 개선할 법안이 19대 국회 때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없이 폐기됐습니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퇴직공직자의 범위 속에는 국회의원도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은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업무 내역을 소상하게 제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국회의원들 스스로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렇게 평가할 수가 있습니다."
비법조인 출신으로 김앤장에서 활동하는 전직 고위공무원은 지금도 8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김주만 ▶
이래서 김앤장을 ‘전관의 저수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돌아가는 로펌과 공직의 회전문, 그 회전문을 멈춰 세우지 않으면 이해충돌 논란 역시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5시 뉴스
최경재
[스트레이트] 한덕수, 김앤장에서 19억 받고 무슨 일 했나?
[스트레이트] 한덕수, 김앤장에서 19억 받고 무슨 일 했나?
입력 2022-04-17 20:48 |
수정 2022-04-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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