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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회사 가치 높이는 소액주주 '개미'의 반란

[스트레이트] 회사 가치 높이는 소액주주 '개미'의 반란
입력 2022-04-17 21:04 | 수정 2022-04-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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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만 ▶

    방금 나온 에디슨 ev라는 회사의 소액주주가 5천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됐습니까.

    ◀ 남상호 ▶

    8만 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만 1천6백 원으로 미끄러졌고요, 심지어 지금은 거래 정지 상태입니다.

    ◀ 김주만 ▶

    이때 손해 보신 분들이 많았겠군요.

    그런데 쌍용자동차가 다시 매물로 나오니까 인수전에 뛰어든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에도 쌍용차라는 거대한 고래를 새우들이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을 것 같은데요.

    ◀ 남상호 ▶

    철강과 결제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kg그룹 속옷과 특수 장비 차량 사업을 하고 있는 쌍방울그룹 등 세 곳인데요.

    이 회사들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주변은 이미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였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나 신도시 부지와도 인접해 있습니다.

    면적은 85만 제곱미터.

    수만 명이 살 수 있는 7~8천 세대 아파트가 충분히 들어서고도 남는 땅입니다.

    [경기도 평택시 중개업소]
    "그 다음에 브레인시티(신도시)가 들어오게 되면 바로 인접하게 되고, 고덕 삼성(반도체) 캠퍼스도 가깝고 지제역도 한 8분 거리밖에 안 되기 때문에 차량으로, 입지는 좋은 편입니다."

    이 금싸라기 땅의 평가 가치는 1조 원이 넘습니다.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개발 수익을 쌍용차 회생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7월 평택시와 쌍용차는 부지 개발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정장선 / 평택시장 (지난해 7월)]
    "안정적인 입주와 탄력적인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택시의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러다 보니 쌍용차 인수에 나선 기업들에 대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회사를 살리는 게 아니라, 공장 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겁니다.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 중개업소]
    "만약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면 대부분 이쪽에서 되게 좋은 노른자 땅이 되는 거죠.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세대 수로 따지면 진짜 거의 (주변 4천 세대 아파트의) 2배는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인데…"

    눈앞의 막대한 부동산 수익.

    새로운 인수 후보로 등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지난해 에디슨EV처럼 벌써 들썩이고 있습니다.

    대박을 꿈꾸며 몰려든 소액주주 개미들이 또 속절 없이 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실은 ‘이게 테마주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굉장히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업에 갑자기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가 있고요. 거기서 이익보다는 오히려 대규모 손실의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이해하셔야 될 것 같고요."

    특히 쌍방울은 이 틈에 주가가 오른 계열사 주식을 팔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쌍방울 그룹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주식을 처분했을 뿐 애초 매입가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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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한 이런 인공지능 셋톱박스를 만드는 회사인 '가온 미디어'.

    매출 5천억 원, 영업이익 2백억 원대의 '알짜'로 소문난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하지만 올해 초 2만 원에 육박했던 주가가 지금은 1만 3천 원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가 문제였다고 입을 모읍니다.

    퇴직을 앞둔 대표이사에게 최대 120억 원의 퇴직금을 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더니, 입사 1년밖에 안 된 26살 아들에게 갑자기 대표 자리를 넘겨주는 안건이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가온미디어 소액주주]
    "그런데 이제 경력이라든지 아니면 나이라든지 타사 경력 포함해서 그 부분이 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좀 염려가 많이 되는 시기죠."

    그런데도 소액주주들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14%대에 불과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뜻을 모을 구심점이 없다 보니 안건은 쉽게 통과됐습니다.

    [가온미디어]
    "(저희가 이번에 대표이사 새로 선임한 건…)말씀이 어려우십니다. 지금… 대화가 어려운 상태고요. (아니 대표이사 새로 선임하신 것 좀 여쭤보려고요. 아드님 경력 1년 됐는데 대표이사가 되셔서…) 본부장이랑 먼저 이야기를 나누시면 어떨까요?"

    가온미디어 측은 전임 대표이사가 건강상 문제로 퇴임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의 70% 이상인 해외시장 고객들이 창업자 2세의 책임 경영을 더 선호하고 있어, 아들이 대표이사로 나섰다고도 해명했습니다.

    또, 대표이사에 대한 퇴직금 관련 규정이 바뀌었지만, 당장 지급을 결정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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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소액주주들이 늘 당하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주주총회에서 개미들이 조직력을 과시한 뒤 주가가 신고가를 기록한 기업도 있습니다.

    'K팝의 원조'로 통하는 SM엔터테인먼트.

    그간 이 회사는 매출의 최대 6%가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로 들어가는 자금 흐름이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총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한 신생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뭉친 소액주주들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감사를 선임한 겁니다.

    이후 주가도 상승세를 탔습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기존 감사님이 전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 문제라든지 이런 거에 대한 목소리를 내시지 못하셨어요. 그러면 한번 우리가 한번 나서서 한번 해보겠다. 좋은 감사 후보가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 대부분의 주주들이 저희 편을 들어주셨어요. 이번에. 그래서 저희 감사 선임권 관련해서 참석한 주주의 81%가 저희 쪽 찬성해 주셨거든요."

    ◀ 김주만 ▶

    퇴직 위로금으로 120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아버지는 26살 아들에게 대표이사 자리까지 물려줬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주주와 오너 일가의 특권과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소액주주 보호 더 이상 말이 아닌 적극적인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이번 주 스트레이트는 여기까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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