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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교사 지시'로 후배 집단 폭행? 수상한 대안학교

[스트레이트] '교사 지시'로 후배 집단 폭행? 수상한 대안학교
입력 2022-08-14 21:15 | 수정 2022-08-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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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숙사 점호가 끝나고 밤 10시가 넘은 시각.

    기숙사 스피커가 울립니다.

    "김현우(가명)에게 할 말 있는 사람은 나와."

    한 학생이 당직 사감실에서 허락도 없이 방송한 겁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고2 학생 6명이 운동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곤 이미 불려 나와 있던 1학년 후배 현우를 느닷없이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엎드린 상태에서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겠으면 일어나. 그래서 일어났죠. 안경 벗으래요. 벗으려고 이렇게 했는데 뺨을 맞았어요."

    형들은 배를 발로 차고, 머리도 때렸습니다.

    더이상 안 되겠다싶어 도망치다가, 넘어져 붙잡히자, 폭행은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되냐’ 그랬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라는 말이 들리고, OO형이 턱을 찼어요.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턱을 차서 머리가 땅에 박혔죠."

    현우는 코뼈와 턱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얼핏보면 단순한 학생들 사이의 폭력 사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이 폭행을 다름아닌 교사가 시킨 거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현우 어머니]
    "선배들이 그랬대요. OO선생님이 혼내주라고 그랬다고. 손 봐주라고 했다고. 혼내주라고 했대요."

    설마 선생님이 시켰을까 싶지만. 사건을 들여다 보면 의심스러운 대목도 많습니다.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된다는 이 학교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충남 금산군에 있는 기독교 대안학교.

    깊은 산속, 작은 성 같은 곳에서 중고등학생 190여 명이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늦은밤 후배를 집단 폭행하자며 공개 방송까지 했지만, 당직사감은 이 방송도, 폭행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당직 사감은 교사도 아닌 그냥 졸업생이었습니다.

    그날 당직 교사는 기숙사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고, 폭행 사건이 터졌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식수대에서 저는 피 좀 물로 닦고 그러다가 (당직) 선생님이 왔어요. 당직 선생님 차가 와서 저를 데리고 갔죠."

    턱뼈가 부러진 현우는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직 교사와 학교 목사는 응급실 2곳에 들렀다가, 수술할 의사가 없다고 하자 현우를 그냥, 기숙사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현우 부모에게는 반창고나 붙이면 될 것처럼 말했습니다.

    [현우 어머니-OOO목사/충남 OO대안학교 (작년 6월 1일, 사건 당일 통화)]
    (저희들이 지금 내려가봐야 하는 상황인가요 목사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건지?)
    "턱 쪽에 사진을 일단 찍어봐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코 쪽에 조금 상처가 났는데 이제 대일밴드(반창고)는 붙여져서 피가 나거나, 외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큰 수술을 하거나 해야 할 상황은 일단 아닌 것 같고요."

    학교가 먼저 알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현우 어머니는 119 구급대원 전화를 받기 전까지, 아들이 다친 걸 전혀 몰랐습니다.

    [현우(가명) 어머니]
    "‘여보세요’ 했더니 '119인데요' 그래서 '네? 왜 그러세요' 그랬더니, 현우가 지금 다쳐서 치료 때문에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학교에서 연락이 안 왔는데> 선생님은 옆에 없냐'고‥"

    이후 조치도 이상했습니다.

    학교는 중상을 입은 현우를 가해 학생들과 같은 방에서 자게 했습니다.

    싫다고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기숙사에 돌아온 게) 새벽 2시쯤이었어요. 정확히 기억해요. 선생님이 물어봤어요. ‘이렇게 돼서 선배들이랑 관계도 안 좋아질 것 같으니까 오늘 그러면 그 선배들이 너랑 같이 잘 수 있게 해줘라’."

    다음날 아침엔 억지로 사과도 받게했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형들이) 와서 미안하다고 하고 몇몇 사람들이 와서 방관해서 미안하다고. (저는) 턱이 다쳤기 때문에 말을 제대로 못 하니까 (대답을) 어어어, 어어 약간 이런 식으로‥"

    폭행 사건 다음날 현우 부모가 찾아와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아들을 데려갔습니다.

    현우는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래턱과 위턱에 각각 2개씩 나사를 박고 이걸 고무줄로 묶어서 턱을 고정시켰습니다.

    [담당 의사 (작년 6월 7일, 수술 후)]
    "위에도 보시면은."
    (아 저렇게 있구나. 제가 보고 싶어서 제가 (고무줄을) 걸어주려고 해도 안 되는 거죠.)
    "생각보다 송곳니 앞에 (있어서 걸기 어렵죠)"

    처음엔 죽도 못 먹었고, 1년이 지난 지금도 딱딱한 음식을 제대로 먹질 못 합니다.

    도대체 2학년 선배들은 왜 갑자기 현우를 불러내 폭행했을까요.

    검찰 공소장엔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버릇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 이라고 돼 있습니다.

    피해자측은 공소장에 언급된 이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폭행을 시켰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작년 6월, 현우는 컴퓨터실 영어 수업 시간에 격투기 선수 기사를 검색해 보다가 교사 우 모 씨에게 걸렸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이럴거면 나가라'고 하시길래 나가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막으시는 거예요. 선생님이 막고 계속 벽 쪽으로 밀치시니까‥"

    우 씨는 이렇게 현우를 벽으로 2~3번 밀쳤고, 현우도 목소리 높여 대들었다고 합니다.

    [OOO목사/충남 OO 대안학교 (작년 6월 1일, 사건 당일 통일)]
    "현우가 잘못한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현우는 강압적으로 느꼈던 것 같고, 거기에 언성이 높아지고. 잘못을 반성해야 할 상황인데 우OO 선생님이 지적하니까, 현우가 강하게 막 소리를 지르면서‥"

    현우는 수업이 끝난 뒤 교사에게 사과했고, 우 씨도 안아주며 사과를 받아줬습니다.

    하지만 그날, 점심시간에 만난 2학년 선배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형이 웃으면서 '넌 오늘 죽었다'라고 하길래, 아 오늘 그거(오전 수업) 때문인가 보구나. 군대도 선후배가 있잖아요. 기강은 선배가 잡잖아요."

    실제 그날 밤 폭행이 있었던 건데, 이 가해 학생들이 그 자리에서 선생님이 시켰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병원으로) 선생님 차에 실려가기 전에‥ 이거 선생님이 시켰다, 그리고 형들이 널 사랑해서 그러는 거다."

    또다른 학부모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대안학교 학부모 (작년 6월 2일, 사건 다음날)]
    "우OO 선생님 말로는 '너네들이 선배니까 <좀 규율을 잡고 이렇게 해라>' 그렇게 했나 봐요. 그래서 이제 그 애들이 현우를 불러냈다는 거지."

    대안학교 학부모 현우 어머니가 학교 목사에게 따져물었지만 사실이 아닐 거란 말만 들었습니다.

    [현우 어머니-OOO 목사/충남 기독교 대안학교 )작년 6월 1일, 사건 당일 통화)]
    (현우 말로는 선배들이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혼내주라' 그랬다고. 현우가 지어낸 얘기는 아닐 테고, 선배들도 장난으로 한 얘기는 아닐 것 같아요.)
    "아 그래요? 아이들이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제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아까 우OO 선생님하고 통화를 제가 제일 처음 했거든요."
    (그건 아닐 겁니다.)

    당사자인 교사 우 씨에게 직접 연락을 해봤는데요, 우 씨는 '좀 다독여주라'고 했을 뿐인데 가해 학생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우OO 교사/충남 기독교 대안학교 (올해 3월 18일 통화 내용)]
    "(가해 학생들에게 현우를) '이해해라'고 이제 그런 쪽으로 이야기 했었고. 정말 이야기하고 싶으면 <그냥 말로>, 그러지 말고 <좀 다독여주라> 이런 식으로 저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가해 학생들이) <오해도 있었고>, 좀 잘하려고 하는 거였겠죠."

    만약 교사가 폭행을 지시했다면, 가해 학생들도 또다른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변호인 (지난 5일 통화내용)]
    "선생님의 폭행 교사·사주가 입증되면, 선생님은 관리하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교사범보다 처벌을 세게 받고, 아이들의 형벌은 약해지죠."

    하지만 경찰은 우 씨를 입건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우 씨가 시킨 게 아니라고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충남 금산경찰서]
    "우OO 선생님을 이제 입건하려고 마음먹었지만, 문제가 뭐냐. 걔들(가해 학생)한테 무슨 말만 나오면 수사가 이어지려고 해도 단서가 없는 거예요. 증거가 없어요."

    그런데 교사 우 씨,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재작년 여름 밤, 당시 중3이었던 현우와 고등학교 1,2학년 전원을 기숙사 앞으로 집합시켰습니다.

    반바지 착용 금지기간에 현우가 교실에서 반바지를 입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저 혼자만 선생님 옆에다 세워놓고, (그 앞에) 선배들 고등학생 다 불러놓고, 얘가 규율을 어겼다. 어떻게 생각하냐. 언제 이렇게 남자 기숙사가 변했냐."

    그리고 30분 뒤 교사는 홀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뒤에 어떻게 됐을까요.

    선배들은 현우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특히 기숙사 방장 선배는 선배들 방마다 현우를 데려가, 때리며 사과를 시켰습니다.

    [김현우/피해 학생(가명)]
    "빗자루 있잖아요. 그걸로 엎드려(뻗쳐) 한 다음에 후려쳤죠. 한 방씩 돌아가면서. (너 때문에 시간 낭비했으니까) 전체한테 사과해라 이런 느낌이죠."
    (이 방에 들어가서 ‘죄송합니다’라고 시키고 나서.)
    "다음 방."
    (엎드려뻗쳐 시키고 때리고.)
    "또 다음 방."

    당시 교사 우 씨는 대체 왜 선배들까지 집합시켰을까요.

    처음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또 마음이 아프다더니 나중엔 보도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OO 교사/충남 기독교 대안학교 <올해 3월 18일 통화내용)]
    "현우도 제가 사랑하는 제자고, 애들도 다 사랑하는 제자인데 제가 지금 이렇게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요. 지금은 좀 머리도 아프고, 마음이 좀 많이 아프네요."
    (가장 아픈 건 현우가 아닐까요?)
    "네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파요. 보도는 안하셨으면 좋겠고요."

    현우 어머니는 교사 우 씨가 현우를 벽에 밀친 폭행만이라도 조사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는데요, 교실에 CCTV가 있어서 쉽게 확인할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CCTV가 낙뢰에 맞아 고장났다며 경찰에 영상을 주지 않았습니다.

    [충남 금산경찰서]
    "마른하늘에 무슨 날벼락이냐, 낙뢰라는 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그 CCTV 좀 보자고 그랬더니, 아니 사실이라는 거예요 자꾸. 아마 기자님도 그게 납득이 안 가실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제출한 게 뭐냐면 (고장 상황에 대해) 주고받은 카톡 내용, 그리고 (부품) 명세서도 제출했어요."

    수상한 폭행 사건, 그리고 학교의 부실 대응.

    이에 대한 학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우편으로 질문지까지 보냈지만 3주 동안 아무 답이 없었습니다.

    학교를 찾아가봤습니다.

    [충남 OO 대안학교 실장]
    (혹시 교감 선생님 오늘 학교에 계십니까?)
    "계실 거예요. 교감 선생님께 지금 연락드려서 여쭤볼게요."

    하지만 잠시 후 말이 바뀝니다.

    [충남 OO 대안학교 실장]
    "교감 선생님 지금 외부 일정 때문에 안 계셔서‥"

    한 고위 직원은 저한테 다가오더니 학교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는데요.

    [충남 OO 대안학교 국장]
    "설립 취지가 기독 인재를 양성하는 그런 학교입니다. 여건에 어려움이 있는 한 명을 찾아서 돌보고 하는 학교지‥"
    (그런 학교이기 때문에, 더 그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금 더 잘 처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거든요.)

    [충남 OO 대안학교 직원]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지금은 국장님 말씀 안 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무대응으로‥"

    학교는 끝내 어떤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교사 우 씨는 학생들의 폭행사건에서 참고인 조사만 받았습니다.

    직접 폭행에 가담했던 학생 7명만 재판을 받게 된 겁니다.

    검찰은 징역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판결하지 않고 가정법원 소년부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형사처벌 대신 소년원을 가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한 겁니다.

    현우가 다닌 학교는 기독교 재단이 세운 대안학교입니다.

    현우 부모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 부인이, 아이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다며 소개해줬습니다.

    그런데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바로 이 목사네 아들이었습니다.

    [현우(가명) 어머니]
    "저희 교회에서 알게 된 학교잖아요. 그래서 믿었죠. 그 믿음이 지금 생각해 보니까 맹신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요."

    다른 가해 학생 부모는 현우 탓을 하며 막말까지 했습니다.

    [가해 학생 부모]
    "어디서 XX놈이, 그런 교사들이 그런 얘기를 요즘 같은 세상에 큰일 나려고. 그 피해자요, 조현증 있습니다. 조현증 환자들 보면 대다수가 망상에 빠져 있거든요. 없는 사실을 있는 식으로 얘기해요. 기자 할 일이 그렇게 없어요? 그렇게 없습니까?"

    하지만 현우는 조현병을 앓지도 않았고,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없습니다.

    [☎ 현우(가명) 어머니]
    "아니요 전혀요. 그렇게 얘기하세요? 두 번 죽이는구나, 정말 두 번 죽이는구나. 폭력적인 살인보다 이런 것들이 더 잔인하고 고통스럽거든요. 교회에서는 안 그런 척 하면서 뒤에서. 차라리 저희 앞에 와서 얘기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대안학교들은 교육청의 관리 감독도 받지 않다보니 학폭위를 열거나 교육청에 알릴 의무도 없는데요.

    그래서 사건 처리 과정이 더 폐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박주형/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
    "지금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혹은 등록된 대안교육기관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수요자, 즉 학비나 등록금으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 평판이란 게 상당히 중요한 요소 같습니다. 학교의 불미스러운 일이 외부에 공개되는 걸 본능적으로 숨기게 되는 욕구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대안학교는 학교 폭력의 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지난해 3월.

    [MBC 뉴스데스크, 작년 3월 30일]
    "서당이라는 간판 아래 엽기적이고 반인권적인 괴롭힘이 벌어져 온 경남 하동의 한 기숙형 학교."

    서당학생들끼리 폭행은 다반사였고, 입에 담기 힘든 성적인 괴롭힘에, 체액을 먹이는 엽기 행동까지 있었습니다.

    [서당 폭행 피해자(작년 3월)]
    "XX랑 오줌까지 먹으라 하더라고요. 물을 달라고 했더니 변기 물을 떠서 먹이고‥"

    서당 원장의 폭행과 갑질 폭로도 나왔습니다.

    [서당 폭행 피해자(작년 3월)]
    "(대나무로) 발바닥을 때려요 그냥. 저희는 돈을 줘 가면서 노예 짓을 했죠. 그냥 일만 하다가 왔어요. 그냥."

    피해 학생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실상을 폭로하면서,

    이 사건은 겨우,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교육청이 서당 전수조사에 나서 40건 넘는 추가 피해가 드러났고, 서당 훈장 2명은 구속됐는데요

    지금은 어떨지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서당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청학동 OO서당 관계자]
    "남은 친구들 그대로 그냥 일단은 데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초등학교 위주로 해서."

    하지만 서당마다 학생수는 크게 줄었습니다.

    작년 4월 서당 12곳에, 100명이 넘던 학생이 지금은 39명으로 줄었습니다.

    [청학동 ㅁㅁ서당 관계자]
    "(학생)모집은 하나도 안 하고, 있는 애들 하나씩 자리 찾으면 가는 거죠. 그냥 애들 안 다치게 건강하게 밥 잘 먹이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작년 사건 이후 가장 달라진 건 다름아닌 교육청이었습니다.

    서당이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이라 관리도, 감독도 할 수 없다더니 이젠 없던 예산까지 만들어 지원하고 있습니다.

    폭력 예방 교육은 기본이고요. 1년 365일, 밤 시간 서당을 순찰하는 야간지킴이 5명을 고용했습니다.

    심지어 서당 주변에 편의점이 없다며 학생들에게 간식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남 하동교육지원청 관계자]
    "아이들이 (서당 밖을) 나가봐야 먹을 곳도 없고, 우리가 직접 방문해서 (서당 아이들에게) 간식하고 빵하고 전달하고, 예산도 잡아가지고. 아이들이 다투는 원인이 배고픔도 있거든요."

    제도권 밖이라 어쩔 수 없다며 방치되고 은폐돼온 대안학교의 폭력 사건들.

    하지만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이렇게 교육 당국이 나설 수 있습니다.

    그럼 현우네 학교에 대해 관할 교육청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충남교육청은 폭력 사건 자체를 몰랐고, 혹시 알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 (지난 12일 통화내용)]
    "대안교육기관은 (교육청에) 보고 의무가 없어요. 그러니까 심하게 얘기하자면 (각자) 법으로 해결해야죠. 국가에서 (대안교육기관) 교육과정이라든지 생활 교육이라든지 학교 폭력이라든지 이걸 터치(관리·감독)하는 건, 근거 법령이 하나도 없어요."

    학교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고, 가해 학생들도 이전처럼 학교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현우만 학교를 그만뒀고, 앞으로 10년 동안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학교 폭력, 물론 예방하고 관리하는 법과 제도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어른들의 관심과 의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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