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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국적불명 '한복쇼'에 '총독 관저' 복원?‥이젠 '미술관' 된다는 청와대

[스트레이트] 국적불명 '한복쇼'에 '총독 관저' 복원?‥이젠 '미술관' 된다는 청와대
입력 2022-08-28 21:12 | 수정 2022-08-2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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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는 74년 만에 열렸습니다.

    대통령 취임일이던 5월 10일 0시 개방.

    새 정부의 신호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이 잇따르는데요.

    활용 방안을 놓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청와대 영빈관 의자에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누운 모델.

    본관 계단 앞에선 남색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한쪽 다리를 드러낸 포즈를 취했습니다.

    최근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찍은 화보 사진들입니다.

    이 촬영을 허가한 문화재청 내부 문서를 보면요.

    '보그 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한국 패션과 전통, 문화 유산을 알리고 한복의 예술적인 면모를 선보일 거라고 돼 있습니다.

    기대 효과로 '청와대 홍보'와 '한복 홍보', '예산 절감'을 꼽았습니다.

    보그 측에서 무상 홍보를 제안했다는데요.

    이게 어떻게 한복 홍보냐는 비난이 폭주했습니다.

    모델들이 버선만 신고 있을 뿐 의상은 아무리 봐도 한복같지 않아 보입니다.

    [박술녀/한복 장인]
    "과연 서양 드레스에다가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인가? 상징적이고 세계 사람들이 바라보고 관심 갖는 그 장소에서 그런 옷을 찍은 것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는 말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싶고요."

    특히 이 흰색 드레스는 일본 디자이너 작품이라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국회에서도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임종성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지난 25일)]
    "과연 이게 대한민국의 한복입니까 이게? 한복으로 보이세요?"

    [최응천/문화재청장]
    "'보그' 잡지의 콘셉트(주제) 자체가 좀 약간 그런 식으로 변형시키고‥"

    [임종성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지난 25일)]
    "지금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에서는 청와대 사진 다 내렸죠. '한복 문화 홍보'라고 했는데 세계적으로 이건 망신만 당한 거 아니에요?"

    [배현진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지난 25일)]
    "청와대라는 역사적인 공간의 위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그 책임이 문화재청 뿐만 아니라 문체부 전체에 있는 것은 장관님도 알고 계시죠?"

    문화재청은 앞으로 청와대 촬영과 사용 허가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응천/문화재청장]
    "활용 방안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갔어야 되는데 활용에 대한 미흡한 절차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고‥"

    그런데 '한복 파문'에 앞서 문화재청은 똑같은 사과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5일 한 케이블 채널 예능 프로그램이 신세계그룹 가구 업체 소파를 청와대 본관 앞에 갖다 놓고, '대한민국 최초, 청와대를 방문한 소파'라는 영상을 내보냈는데요.

    역사적인 공간을 상품 홍보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거셌죠.

    이 때도 문화재청은 "기업 홍보용인지 몰랐고, 앞으로는 최종 촬영 결과물을 반드시 확인하는 조건으로만 허가하겠다"고 했었는데요.

    한 달도 안 돼서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진 겁니다.

    [청와대 전면 개방 (지난 5월10일)]
    "정문, 개방!"

    청와대 개방 100일만에 155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푸른 기와 15만 장이 얹어진 본관이고요.

    국빈 만찬이 열리던 영빈관.

    대통령이 생활하던 관저와 기자회견이 열렸던 춘추관.

    곧 천연기념물으로 지정될 오래된 나무들까지.

    시민들에겐 새롭고, 신비해 보입니다.

    [최지혜/청와대 관람객]
    "역대 대통령들이 어떻게 집무하셨고 거기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상상하면서‥ 인상 깊었던 곳이 관저였는데, 달력이 5월에 멈춰 있더라고요."

    이렇게 관람객이 밀려드는데 준비 부족으로 관리는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저 뒤에 보물로 지정된 불상이 있는데요.

    개방 첫날 50대 여성이 불상 앞 불전함을 밀어 넘어뜨리고, 그 앞에 있던 사기 그릇을 바닥에 던지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경내로 들어가는 통로인 연풍문 화장실엔 쓰레기가 넘쳐서 화장실을 아예 폐쇄했고요.

    청와대 입장권이 최고 4만 원에 암표로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내부 시설 가지 말라'고 그러면 가서 보고, 이미 그런 건 예견이 됐던 문제이거든요. 예견됐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해서 상업 광고에 동원되거나 이렇게 한다는 것은 간단하게 말하면 준비 부족, 졸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청와대 개방 당일, '임시로' 문화재청에 관리를 맡겼는데요.

    문화재청에 담당 조직이 생긴 건 개방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준비 시간이 없었으니 당연히 관리할 사람도 부족했겠죠.

    서울시 직원들까지 안내에 동원됐습니다.

    [김대현/문화재청 노조위원장]
    "여러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서 소규모로 일단 '추진단'이라는 임시 조직을 만들었던 겁니다. 그 인원 가지고 밀려드는 관람객들을 다 이제 안내라든가 질서 유지라든가 그 다음에 시설 보호라든가 이런 것들이 힘드니까‥"

    급기야 지난 6월 문화재청 회의에서 이러다 청와대가 훼손될 수 있으니 시급히 관리 주체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지금처럼 '임시' 관리 체제가 아니라 '정식' 조직을 만들어서 인력과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문제는 관리와 운영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2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통령 업무 보고를 앞두고 사전 브리핑을 했는데요.

    [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달 20일)]
    "청와대를 상징성과 예술성과 자연, 역사성이 잘 어우러지는 복합 공간으로 재구성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미술관으로 바꾸고, 옛 본관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청와대 옛 본관이란 1939년 일제 강점기에 지은 조선 총독 관저를 말합니다.

    조선 총독 3명과 미 군정 사령관이 사용했고요.

    정부 수립 이후에도 대통령 6명이 살면서 집무실로 썼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걸 왜 복원하겠다고 하는 걸까요?

    [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달 20일)]
    "대통령의 삶과 권력의, 권력 문화가 남아 있는 역사 현장입니다. 그런 것을 추적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 스토리텔링도 하면서 전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건물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면서 철거해 공터로 남게 된 겁니다.

    [MBC <뉴스데스크> (1993년 8월 11일)]
    "부끄러운 우리의 과거도 이 건물의 철거와 함께 역사 속에 묻히게 될 것입니다."

    갈수록 비판이 거세지자 문체부는 건물 복원이 아니고 작은 모형, 미니어처를 만들겠다고 말을 바꿉니다.

    일주일 뒤엔 모형 대신 사진도 고려하겠다고 했습니다.

    [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달 28일)]
    "미니어처를 모형으로 제작할지, 사진으로 미니어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을 할지‥"

    대체 얼마나 중요한 터가 어떻게 방치돼 있기에 복원하겠다는 건지 가 봤습니다.

    청와대 옛 본관(총독 관저) 터입니다.

    '천하제일복지'라는 비석이 있고요.

    옆에는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일제가 민족 정기를 끊으려고 했다, 외세 침탈의 상징이 됐다는 내용도 나와 있습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부적절한 요소가 있었다"면서도, 역대 대통령들이 일했던 곳이라 복원하려고 했던 거지 조선 총독 관저라 검토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박 장관 스스로가 중앙일보 기자 시절 했던 친일 논란 발언을 떠올리면 이걸 곧이 곧대로 믿어도 되나 싶습니다.

    일단 일본 식민 지배를 긍정 평가했고요.

    [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4년, 당시 중앙일보 대기자)]
    "일본도 아시아를 지배해봤고 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도 보면 준법정신이 ○은데, 민족적인 교육도 있지만 세계를 경영해 본 습관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인은 침착히 대응했지만 한국은 호들갑에 익숙하다고도 했습니다.

    [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4년, 당시 중앙일보 대기자)]
    "일본 수산물에 혹시 방사능이 있을까봐 한국 사람들은 안 먹잖아요. 동경에서 돈이 없어 갖고 사시미(생선회)하고 초밥을 못 먹는데‥"

    문체부는 지금도 모형 복원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달 20일)]
    격조 있는 문화·예술 전시장으로 국민께 다가갑니다. 청와대 아트 콤플렉스(복합 예술센터)의 개념입니다."

    조선 총독 관저 복원과 함께 갑자기 꺼내든 미술관 계획도 논란입니다.

    대통령 업무 보고 자료에는 청와대 대부분을 미술관으로 바꾸겠다고 돼 있는데요.

    본관과 관저는 상설 전시장, 영빈관은 기획 전시장, 녹지원은 조각 공원, 춘추관은 전시 공간으로 꾸민다는 겁니다.

    하지만 닷새 뒤인 지난달 25일.

    문화재 전문가들인 문화재위원회가 긴급 모임을 하면서 미술관 계획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 자리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데, 거위를 잡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 세대까지 전할 생각을 하고 청와대 터의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청와대엔 문화 유산이 많기 때문에 우선 조사와 연구부터 해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문체부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과 이탈리아 피렌체 피티 궁전도 전시장으로 쓰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여당에서조차 비판이 나왔죠.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6일)]
    "베르사유 궁전은 궁전 자체의 건축미, 왕실의 유품을 관객들이 보러 오는 것이라 청와대 본관, 영빈관, 춘추관을 전시관으로 만들어 소장 미술품 600여 점을 전시하려는 계획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조건입니다."

    전문가들도 미술관은 온도를 섭씨 20도,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장치를 설치해야 하고 조명같은 각종 시설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럼 당연히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충분히 예상됐던 우려에도 미술관 계획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걸까요.

    대선 후보 때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 활용 방안을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윤석열/당시 대선 후보 (1월 27일)]
    "역사관을 만든다든지, 또 시민들의 공원으로 활용한다든지. 청와대가 아무래도 역사적인, 문화적인 또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제가 판단할 것이 아니고, 일단 돌려드려 놓고 국민들께서 판단하시고‥"

    당시 대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야간 조명 쇼, 워런 버핏과의 점심처럼 대통령과의 점심 같은 아이디어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하자는 얘기가 정부 차원에서 나온 건 지난 3월 문체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청와대 개방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를 1500억 원 정도라고 예상했는데요.

    1년에 300만 명이 2만 3천 원 정도를 쓴다고 가정하면 그렇다는 거죠.

    이런 가정, 뭘 근거로 했냐면요.

    300만 명은 한 해 경복궁 방문객 수를, 2만 3천 원은 아직 문을 열지도 않은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관에서 한 명이 지불할 예상 금액이라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청와대 미술관이 공식화되진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달 여 뒤인 4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보름 정도 앞두고 한 언론사에 김건희 여사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청와대 소장 미술품으로 청와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고, 김건희 여사가 이 미술품을 정리하고 일반에 공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김 여사는 허위 이력 의혹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외부 활동을 중단했었죠.

    [김건희/당시 코바나컨텐츠 대표 (작년 12월 26일)]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그 시점에 김 여사 측 관계자 말을 받아 썼다는 이 기사.

    지금보니 문체부 발표 내용과 비슷합니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고요.

    지난 2015년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마크 로스코' 전시회 도록을 선물했습니다.

    6월에 스페인에서 NATO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도 소피아 왕비 국립미술관에서 '미술관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당장 사흘 뒤부터 청와대 춘추관에선 '장애 예술인 특별전'이 열립니다.

    이 전시회는 김건희 여사가 2019년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면서 예술 감독을 맡았던 '장애인 아트 페어'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에서 열렸던 이 행사.

    최근 대통령실 통로에 전시된 그림을 보던 윤 대통령도 언급했습니다.

    [윤석열/대통령 (지난달 25일)]
    "몇 년 전에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장애인 전시 가서 본 그림이야. 그 작가입니다."

    이런 정황들로 볼때 청와대 미술관 계획도 김 여사가 관련됐을 거란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누구든지 봐도 김건희 씨 쪽에 의심이 간다, 저는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국가, 정말 최고의 시설물을 농락을 하는 거잖아요. '야 이거는 절대 권력 아니면 힘들겠다'‥"

    야당도 국정 조사 요구에 포함시켰습니다.

    [오영환/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지난 17일)]
    "미술관·공연 시설 중심의 이런 활용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도 '직권 남용'이나 이런 것이 있었는지‥"

    그럼 청와대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야 할까요.

    우선 역사적·문화적 가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지금의 청와대 자리가 고려시대 궁궐 터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익주/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서울은 고려 시대에 '남경'이라고 해서 수도 개경에 이은 제2대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고려 시대 왕이 머물 수 있는 '행궁'이 있었다는 기록이 분명히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고려 숙종 때 썼던 궁궐 옛 터가 너무 좁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래서 임좌병향, 11시 반 방향에서 5시 반 쪽을 바라보는 곳으로 새로운 궁궐 터를 정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익주/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지금으로서는 그 지역이 고려 시대 행궁 자리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청와대엔 아직 조사가 안 된 정체 모를 문화재도 많다고 하는데요.

    대통령 경호원들은 한자가 새겨진 심상치 않아 보이는 돌이 땅에 파묻혀 있는 장면이나 거북이 모양 돌, 불상들을 곳곳에서 봤다고 합니다.

    [이성우/청와대연구소장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
    "대통령 시절로 놓고 보면 대략 70년이 넘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안에 있었던 쌓여 있는 역사성 같은 것,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생각을 해야 될 부분이라고‥"

    청와대 옛 본관만 해도 건물이 모두 철거돼 지붕 위에 있던 호리병 모양 장식 하나만 남아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저희가 이 건물에 있던 푸른 기와 한 장과 벽돌을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푸른 기와 건물, 즉 청와대란 이름이 유래된 그 기와인데요.

    고려 청자 같은 느낌의 푸른 빛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철거 당시 제2부속실장이었던 정병국 전 의원이 흔적이라도 남기려고 보관한 겁니다.

    [정병국/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
    "'아쉽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것을 좀 '흔적이라도 남겨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나중에 역사 박물관이든 또는 국립중앙박물관이든 필요할 때 이것은 내가 기증을 해야겠다‥"

    청와대 안에는 자연 유산도 많습니다.

    청와대 안에 있는 침류각입니다.

    침류각 앞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요.

    바로 이 물오리나무입니다.

    수령은 130년 정도로 추정되고요.

    높이가 무려 25미터에 이르는데요.

    도심 속에서 흔히 볼 수 없다는 생물학적 희소성과 함께, 경복궁 후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사적 가치도 있습니다.

    청와대 관람객들에게 물어보니 청와대를 지금 그대로 보존하자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습니다.

    [권재명/청와대 관람객]
    "경복궁하고 연결이 돼 있잖아요. 그러니까 사실 우리나라의 행정의 중심지인데. 이걸 잘 보존해서 우리 후손들에게. 무언의 교육장이죠, 보면 교육이 되는 거니까."

    과거 유산을 보존하면서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비율은 22%, 박물관이나 전시관처럼 새로운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은 15%였습니다.

    [이익주/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과거 유산의 기록과 보존을 우리가 스스로 포기한다면 2022년의 한국인들이 우리 역사 속에서 어떻게 기억될지 심각하게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아마 반문화적인 행위, 반문화적인 세대, 이런 평가를 받게 되겠죠."

    당초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도 내년부터 4년 동안 청와대 유적을 발굴하고 복원·정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미래 세대에 물려줄 것인가.

    개방보다 더 신중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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