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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참사는 엄청난 기회"‥천공, 그는 누구인가?

[스트레이트] "참사는 엄청난 기회"‥천공, 그는 누구인가?
입력 2022-11-20 21:15 | 수정 2022-11-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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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 서울시청 앞.

    주최 측 추산 40만, 경찰 추산 3만 명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날마다 언론 탄압, 무능, 무속, 무자격 윤석열은 퇴진하라"

    조형물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윤 대통령과 엄지 손가락을 올린 김건희 여사.

    그리고 이들의 머리 위에서 미소 짓는 사람.

    백발에 긴 수염을 날리며 윤 대통령 부부를 감싸 안고 있는데요.

    이 사람의 말 한 마디에 국정이 좌지우지된다는 의혹을 풍자한 겁니다.


    '국정을 좌우한다'는 이 조형물의 주인공.

    적잖은 분들이 한두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른바 '천공스승'이라 불리는 인물입니다.

    최근 158명이 희생된 10.29 참사를 놓고, "엄청난 기회"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천공 (지난 2일)]
    "좋은 기회는 자꾸 줍니다. 우리 아이들은 희생을 해도 이렇게 큰 질량으로 희생을 해야지 세계가 우리를 돌아보게 돼 있어요.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보람되게 하려면 이걸 기회를 잘 써서 세계에 빛나는 일을 해야 됩니다."

    마치 '도인'을 떠올리게 하는 외모부터가 범상치 않죠.

    그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 다름 아닌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의 멘토, 그러니까 예전부터 조언을 해주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겁니다.

    취임 뒤에도, 국정의 주요 고비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만큼 세간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천공은 대체 어떤 인물이며, 그는 권력과 무슨 관계인지.

    오늘 <스트레이트>는 이 문제에 집중해보겠습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천공과 윤 대통령의 인연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작년 3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때였습니다.

    천공을 만났다는 조선일보 출신 한 논객의 인터뷰 기사가 불을 지폈습니다.

    기사를 볼까요.

    천공은 "윤 대통령이 고비 때마다 내게 물으면 답해 준다. 지금도 돕고 있다"며 거침이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말기, 윤 대통령이 수사팀장이었던 국정농단 수사를 놓고도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는데요.

    "박근혜 당시 대통령까지 수사를 해야 할지 결정 내리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그 유튜브, 그러니까 자신의 강연 동영상을 듣고 윤 대통령이 수사를 밀어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돼 있군요.

    하지만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관훈 토론회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장세정/중앙일보 논설위원 (작년 12월 14일 관훈토론회)]
    "'박근혜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으로 확대할지를 놓고 후보자께서 천공이라는 사람에게 자문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윤석열/당시 대선 후보 (작년 12월 14일, 관훈토론회)]
    "제가 그동안 살아온 공직 경로에 비춰봤을 때 전혀 합당하지 않은 그런 일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처리 문제는 기본적으로 특검의 수사 권한은 이미 종료가 됐기 때문에 아예 원천적으로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기사를 보면요.

    천공은 특히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 여·야 통틀어 지금은 윤 총장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이처럼 내용부터 꽤 충격적인데, 이 기사가 게재된 시점 역시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기사가 입력된 시간은 작년 3월 4일 오전 9시 49분.

    놀랍게도 그 날 오후,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직을 전격 사퇴합니다.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작년 3월 4일)]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습니다."

    검찰을 떠나고 석 달여가 지나, 정치에 발을 들인 윤 대통령.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그런데 당내 경선 과정부터 '천공'을 둘러싼 파열음이 거셌습니다.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5일)]
    "혹시 아시는 분인지요. 천공 스승님 아십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5일)]
    "천공이란 말은 제가 못 들었는데요."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본인이 스스로 '윤석열 후보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 그런 자칭하는 분인데 모르시는군요."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아니요. 제가 알기는 하는데요. 무슨 멘토니 하는 얘기는 좀 과장된…"

    토론회에서 이런 문답이 오간 이틀 뒤, 천공은 YTN과 인터뷰했는데요.

    윤 대통령이 총장직 사퇴를 고민할 때 조언을 해줬던 것처럼 말합니다.

    [천공 (작년 10월 7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
    "(검찰총장 사퇴하면) 조금 정리할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힌트는 내가 코칭을 해줬죠. 그래서 너무 이렇게 오래 싸우면 모든 검찰들이 어려워질 거니까. 그런 것들을 조금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러자 나흘 뒤 토론회에서, 이 문제로 또다시 불꽃이 튀었습니다.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11일)]
    "검찰총장을 그만두실 때도 이 사람이 조언을 했습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11일)]
    "아닙니다. 검찰총장 관두라고 한 사람은 수백 명이고‥"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이런 황당한 사람이 이런 헛소리를 하면, 그러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그걸 재미로도 볼 수 있는 거지, 그게 제 의사 결정하는데‥"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실제로 만나셨으니까 하는 말이죠."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아니, 만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부인하고 같이 만나셨습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그렇습니다."

    천공 역시 부인 김건희 여사를 통해 윤 대통령을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죠.

    앞에서 보셨던 천공의 인터뷰 기사를 다시 보겠습니다.

    "윤 총장 부인은 오랫동안 내 강연 유튜브를 보고 공부했던 모양이다"

    "부인이 그걸 보고서 윤 총장에게 권했던 것 같다"

    "윤 총장이 몇 번이나 그걸 반복해서 들었다고 한다"

    천공은 또, 국정농단 수사 이후 김 여사가 연락을 해와 윤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고도 했습니다.

    "부인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부인을 통해 윤석열을 도와줬다. 그러다가 "부인에게 '윤 총장이 직접 내게 물어라'고 했다. 공부를 시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말한 겁니다.


    경선 때부터 윤 대통령 주변을 맴돌았던 이른바 '무속 의혹'.

    윤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 앞에서 이런 말도 했는데요.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7일)]
    "그분을 보는 것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무슨 미신이나 점 보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손바닥 '王'자 논란까지 더해져 파장이 커지자, 천공과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11일)]
    "(언론에) 나오자마자 '아, 이건 아니다'해서 저는 그 이후로는 서로 연락하거나…"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작년 10월 11일)]
    "아예 딱 끊으셨습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만난 적이 없습니다."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딱 끊으셨습니까?"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그럼요."

    지금 보신 이 장면들, 불과 1년여 전 일입니다.

    대선에 이겼고 취임 반 년을 넘긴 윤 대통령이 여전히 천공과 교감하는 지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의구심이 여전한 것도 현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천공은 주로 유튜브 강연을 통해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그의 발언이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말들이 자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당선 직후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추진했습니다.

    막대한 예산과 안보 공백 등을 우려한 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윤 대통령은 강경했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난 3월 24일)]
    "여론 조사를 해서 몇 대 몇이라고 하는 것은 더는 의미가 없고. 국민들께서 이미 정치적인, 역사적인 결론은 내리신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논란이 거세질 무렵, 천공의 유튜브 강연.

    [천공 (지난 4월 3일)]
    "예산을 지금 못 준다 하니까. 국방부 앞에 마당은 있으니까 '거기다 천막을 치겠다. 천막을 쳐서 거기에서 직무를 보면서 준비하겠다' 이러고 그 앞에 천막을 치는 거…"

    '천막'을 쳐서라도 이전을 강행하라고 한 거죠.

    그런데 바로 다음날, 윤 대통령이 "야전 천막을 치더라도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는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참 공교롭긴 한데,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초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집무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됐습니다.

    "왜 굳이 안보 불안을 자초하냐" 이런 비판은 물론이고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됐습니다.

    이 때 천공의 4년 전 발언이 새삼 눈길을 끌었습니다.

    용산의 옛 미군기지 자리에 문화공원을 만들자는 취지의 강연에서, 천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천공 (2018년 8월 16일)]
    "용산에는 어떻게 그 힘을 쓰느냐 하면 용이 와야 돼. 용은 그냥 오면 쓸모가 없어요. 여의주를 들고 와야 돼. 여의주가 뭐예요? 법이에요. 인간한테 최고의 사람을 용이라고 합니다, 용."

    '여의주를 든 용이 용산으로 와야 한다', 더욱이 그 여의주가 '법'을 뜻한다?

    이쯤 되자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사실과 겹쳐지면서 관련 기사가 쏟아졌는데요.

    당시 인터넷을 달궜던 기사들이 한나절 만에 죄다 사라졌습니다.

    [ ☎ OOO 기자 (당시 '천공' 관련기사 작성)]
    "<혹시 삭제된 이유가 있나 해서…> 제가 썼던가요?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제가 뭐 답변할 이유가 있나요? 왜 그러시죠? <항의가 있었던 건가…>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당선인 시절부터 국정 주변에 어른거렸던 천공의 그림자.

    윤 대통령 취임 뒤에도 그는 방송에 나와 인연을 자랑했습니다.

    [천공 (지난 5월 15일, KBS '시사직격')]
    "강의 내용도 좋고, 너무 좋다고 나한테 말씀을 항상 하신 때가 있었으니까. 고맙다고. 그리고 진짜로 스승님이라고… '스승님인데 뭐가 그렇게 제가 만나는 게 안 되겠습니까?' 이렇게 하셨으니까."

    대선 기간 두문불출하던 김 여사는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지자 공개 행보를 자제하겠다고 했는데요.

    [김건희 여사 (작년 12월 26일)]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그러다 올해 6월, 천공의 최측근이자 수제자로 알려진 신 모 씨의 유튜브 발언이 나왔습니다.

    [신OO / 천공 최측근 제자 (지난 6월 13일, 유튜브)]
    "영부인은 굉장히 젊잖아요. 특히 또 그 영부인은 국제적인 행사도 많이 주관하신 분이에요. 그래서 국제적인 감각과 센스가 있으신 분이거든요. 그 여사님이 지금은 당분간 남편의 내조를, 그림자 내조라고 할까요? 하시겠지만 저는 그 내조를 어느 정도 하시고 나면 저는 바깥에 나오셔서 우리 여성들과 정말 멋진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엿새 뒤엔, 그의 스승 천공의 당부가 이어집니다.

    [천공 (지난 6월 19일)]
    "대통령 부인이 할 일은 뭐냐 하면, 이 세계의 대통령 부인들하고 사귀어야 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부인은 세계의 대통령 부인들하고 상대를 해야만 됩니다."

    당시는 윤 대통령의 첫 외교 무대로, 스페인 나토정상회의 참석 계획이 발표된 뒤였습니다.

    김 여사도 함께 가는지, 관심이 높았죠.

    그런데 '세계의 영부인들과 사귀라'는 천공의 강연 사흘 뒤, "김 여사도 참여하는 쪽으로 타진 중"이라는 대통령실의 언급이 나왔습니다.

    결국 김 여사도 순방길에 올랐고, 민간인의 전용기 탑승 파문과 값비싼 장신구 논란 등이 잇따랐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엔 윤 대통령 부부가 고 엘리자베스2세 조문을 위해 영국을 방문했는데요.

    다른 나라 조문객들과 달리 시신에 직접 조문하지 않아 외교적 결례라는 논란마저 일었죠.

    때마침 공개된 천공의 발언이 또 주목을 받았습니다.

    [천공 (지난 9월 15일)]
    "조문 같은 것들은 4차원하고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필요 없이 그런 데 돌아다니면 거기서 4차원 기운을 나한테 묻어서 나올 수도 있어요. 탁한 기운이 하나 붙어올 수도 있어요."

    사실 이 강연은 영국 여왕 서거 한 달 전에 찍었던 건데, 영상을 올린 게 서거 뒤였습니다.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과 조율한 거"라고 했지만, "조문을 안 가려고 늦게 출발한 게 아니냐" 그런 의심도 샀습니다.

    [김성환/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지난 9월 22일)]
    "대통령실이 속 시원히 답을 하지 못한다면 여러 정황상 국민들은 천공이 말한 탁한 기운 때문에 고의적으로 출발을 늦게 했고, 교통 통제를 빌미 삼아 의도적으로 조문을 회피했다고 믿게 될 것입니다."

    당시 윤 대통령 부부는 영국을 출발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는데요.

    그런데 그보다 며칠 앞서 천공이 뉴욕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한인동포회관에서 열리는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세미나에 강연자로 초청받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지 교민들 반대로 취소됐습니다.

    정말, 용산과 천공 사이에는 무슨 교감이라도 있는 걸까요.

    우연이 여러 번 겹쳤다고 해서 쉽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소하려면 일단 천공을 만나야 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두 달 전부터 이 베일 속 인물과 그 주변을 샅샅이 찾아나섰습니다.


    그간 전화와 문자 연락만 수십 차례, 천공 쪽의 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천공의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서울 용산의 고급 오피스텔.

    대통령 집무실과는 2.4km.

    차로 5, 6분 거리입니다.

    집무실 이전에 맞춰 천공도 이곳에 왔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확인해보니 2017년부터 이 사무실을 쓰고 있었습니다.

    "계십니까? 없는 것 같아요."

    며칠 전에는 출입문 틈새에 질문지를 끼워넣기도 했는데요.

    소용 없었습니다.

    어디가면 만날 수 있을까?

    궁리 끝에 그의 공개 행사를 찾아봤습니다.

    천공의 강연 참가 신청을 받는 홈페이지.

    제 이름을 넣고 신청했는데,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기자라는 걸 알고 피하나 싶어서 기자가 아닌 취재진 이름으로 신청했더니 이번엔 곧바로 연락이 왔습니다.

    이상하게도 참가비를 내야 시간과 장소를 알려준다고 해서 입금했는데요.

    동행자에 제 이름을 입력했더니 바로 참석 불가 통보가 왔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연 당일 현장을 찾아갔는데요.

    역시나 입구에서부터 제지당했습니다.

    [정법시대 직원 (지난달 16일, 경기 수원)]
    "죄송한데, 확인 좀 해봐도 될까요? 이거 카메라 아니에요?"

    직원들이 강연장 입구에 화분과 칠판을 세워놓고 시야를 가리기까지 합니다.

    이날 행사는 '청춘포럼 소리소문'이라는 제목의 강연이었는데 이렇게까지 비밀스럽게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꼬박 5시간 여를 바깥에서 기다린 끝에 드디어 천공과 마주쳤습니다.

    [천공 (지난달 16일, 경기 수원)]
    "<선생님 꼭 뵙고 싶어서 왔거든요.> 뵙고 싶은 것도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와야지 옆구리로 들어오면 안 돼. <연락을 엄청 많이 드렸었는데> 강의 300개 듣고 나면 스승님이 만나줘."

    김건희 여사 관련해 질문을 시작하자, 천공은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천공 (지난달 16일, 경기도 수원)]
    "<김건희 여사님하고 소통하시는지…> ... (죄송합니다. 문 닫아주세요.)"

    천공은 한 달 평균 3번 정도 강연하고 회당 참가비로 적게는 3만 원, 많게는 30만 원도 받고 있는데요.

    이후 다른 강연에도 신청서를 내봤지만 초청받지는 못했습니다.


    자신의 법문을 널리 설파하고 싶어한다는 천공.

    그러면서도 취재 요청은 한사코 피하는데요.

    대신 저희는 천공의 측근으로 통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승민 씨는 자신을 '천공의 제자'였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6년간 천공의 강연 제작과 출판 관련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천공과 갈등이 생겼고, 재작년 그를 떠났습니다.

    평소 천공은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자주 언급했다는데요.

    [오승민 / 전 천공 제자]
    ""(천공이) 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이제부터 지지율을 올려서 대통령을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법 가족으로 온 윤석열 전 총장을 대통령 만들어서 뜻을 펼치겠다"고 이야기했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때 당시에는 상당한 걱정을 했었죠."

    특히 오 씨는, 윤석열 당시 총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퇴임하라'고 조언하던 천공의 모습을 직접 봤다고 주장합니다.

    [오승민 / 전 천공 제자]
    "거실에서 그 통화를 제가 들었습니다. 총장 퇴임 문제는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이병철 씨(천공)가 "버틸 때까지 버텨봐라. 아니면 사표 내고 남자답게 미국으로 가든지" 하더라고요. 제3자를 지칭하는 이야기는 아니거든요. (통화 상대) 1인칭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얼마 안 있다 총장 사퇴를…"

    또 다른 천공의 제자 A씨도 만났는데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5월쯤, 김건희 여사 측에서 천공에게 '언론 노출을 자제해 달라', 그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A씨 / 전 천공 제자]
    "신 씨가 (김 여사에게) 지침이 내려왔대요. '당분간 속도를 낮추라'고 연락이 왔다면서 제게 '한 1, 2주일은 유튜브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잠잠해질 때까지 몸 좀 사려' 이런 식으로 말을 전달했습니다."

    그는, "천공이 최근까지도 윤 대통령 부부와 연락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천공의 최측근 신 씨에게 문의가 오면, 천공이 유튜브 영상에서 답을 한다는 겁니다.

    [김민식 / 전 정법시대 간부]
    "제가 판단하기로는 좀 즐기시는 것 같아요. 어떤 그게 사회적 파장이라든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정법 강의를 듣는 사람들한테 홍보하는 역할이죠. '아, 이 사람은 대통령을 멘토 하는 사람이구나' 착각을 하게끔 지속적으로 하는…"

    김 여사의 질문을 받아 천공에게 전달한다는 신 씨가 누구냐면요.

    천공의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하는 여성 제자입니다.

    신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다녀와 공개적으로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OO / 천공 최측근 제자 (지난 6월 13일, 유튜브)]
    "'윤 대통령은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그런 생각이 들고 (천공)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모님이 정말 큰 역할을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의 말대로 천공은 이런저런 정치적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천공 (지난 6월 23일)]
    "(앞으로도 윤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에 이러한 질의응답 시간을 게속 가져야 되는지 질문 올립니다) 아, 기자들 수준이 너무 낮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제일 좋은 방법이냐 하면 일주일에 한번씩 기자회견을 합니다. 기자들하고 노상 말한다고 국민의 소통이 아니에요."

    또, '10.29 참사에 대해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때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천공 (지난 2일)]
    "누구 책임으로 돌리려고 그러고… 이거는 우리가 다 같이 책임이지 이건 누구 책임이 아니에요. 어른들이 정신을 다시 차리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지. 누구 책임을 지우려고 들면 안 돼. 여기서."

    특히, 윤 대통령의 사과가 없다는 논란이 한창일 때 이런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천공 (지난 2일)]
    "우리 아이들을 먼저 상기하고 '미안하다. 우리가 노력하마' 이 말을 입으로 뱉어야 돼. 속으로만 한다고 안 돼요. 입으로 뱉어야 돼. 지금은 입으로 이렇게 뱉었다고 해서 흉볼 사람 하나도 없어."

    천공의 이 발언이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에선 '윤 대통령이 곧 사과할 거'란 말이 예언처럼 돌았는데, 이틀 뒤, 윤 대통령은 조계사에서 열린 추모 법회에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4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천공은 50대다, 70대다 나이를 놓고도 여러 설이 있고, 천공을 스님으로 잘못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본명도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천공은 1958년생, 64살입니다.

    각종 공문서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본명은 이병철, 최근에 '이천공'으로 개명했습니다.

    천공의 휴대전화번호 뒷자리와 차량 번호도 1000번인데요.

    유난히 '천'이란 글자에 집착하는 것 같죠?

    천공이란 이름은 동양 철학에서 근간인 '천,지,인' 중에서 하늘인 '천'을 따서 스스로 지은 건데요.

    가장 아끼는 두 제자에겐 땅을 뜻하는 '지'와 사람을 뜻하는 '인'을 따서 '지공'과 '인공'이란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최측근으로 알려진 신 씨가 바로 '인공'이라고 합니다.

    [지공 / 전 천공 제자]
    "(천공과) 일거수일투족 다 같이 그렇게 생활을 했어요. '천, 지, 인'을 이제 완성시켜야만 된다는 그런 사명감을 갖고 왔다는 거죠. 그래서 자기는 천공이고 나한테 호를 지공으로 해 주고 (여제자) 신 모 씨를 인공으로 해서 천지인을 완성시킨다는 논리로…"

    천공이 낸 자서전에는 그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도 적혀 있습니다.

    부산 고아원에서 자라 초등학교를 2학년 때 중퇴한 뒤 전국을 떠돌다, 경남 양산의 신불산에서 10여 년 수행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지난 2004년 부산에서 홍익인간의 이념을 교리로 '해동신선도'라는 종교를 만들었는데요.

    카세트 테이프로 강연을 녹음해 팔다가 5년여 만에 해체됐습니다.

    여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0년 천공은 범행을 자백하면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요.

    5년 뒤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하면서 결국 무죄가 됐습니다.

    함께 기소됐던 여제자의 판결문은 천공을 '사이비종교의 교주'라고 표현했습니다.

    한 인터넷 매체는 천공이 '전과 17범'이라고 보도했는데, 사실인지 확인할 순 없었습니다.

    이후 천공은 제자인 '인공', 최근에는 '혜공'이라 불리는 신 씨와 2017년부터 '정법시대'란 종교단체를 설립했습니다.

    '인류의 스승', '종교 지도자' 등을 자처하며 여러 주제로 유튜브 강연을 하고 있는데요.

    [천공 (2018년 4월 15일)]
    "하나님 믿으면 다 된다고? 하나님이 뭔 줄은 알고 하나님을 믿냐? 참 답답한 사람들… 이제 좀 (정신을) 잡아야 돼. 이제부터. 나한테 돌을 던져도 내가 다 맞을 테니까."

    2011년부터 시작한 유튜브 동영상에는 스스로 신격화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천공 (지난달 10일)]
    "사람들한테 힘을 주기 위해서 모르는 거는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는 사람이지. 누구든지 앞으로 대통령 하고 싶은 사람은 이 사람 찾아와. 이 사람은 하나님의 제자로 나온 사람이야."

    지금까지 본인 이름으로 책 10권을 냈는데요.

    그런데도 천공은 한글을 잘 읽지도, 쓰지도 못 한다고 합니다.

    [지공 / 전 천공 제자]
    "카톡 같은 거, 컴퓨터 같은 거 이런 거 이렇게 하지만, 그 글을 연결하고 문장을 만들어서 그것을 표현을 하고 하는 그런 것이 없어요."

    행사 있을 때마다 글을 써서 이 축원문 올리고 소지 올리고 하는 것도 전부 다 내가 써서 이렇게 준 걸로 자기가 그걸 읽지를 못 했어요. 천공도 이런 사실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천공 (2000년 초 강의)]
    "나는 산에 들어갈 때는 책 한 자 본 적도 없는 사람이고… 글자 한 자도 모르는 사람이야. 역사도 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산에 들어가 십수 년 있다가 나온 거예요."

    천공의 책은 대부분, 직원들이 유튜브 강연을 받아 적어 출판한 거라고 합니다.

    [오승민 / 전 천공 제자]
    "이병철 씨(천공) 강의를 스태프들이 소위 말해서 그대로 치는 거죠 컴퓨터로. 일단 1차 문서화하고 그다음에 다시 이제 그것을 문장을 다시 잡죠. 교정을 보고. 그러면 책이 나오는 거죠. <본인이 쓰는 건 아니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런 강연을 듣고 추종하는 사람은 약 7-8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튜브와 책으로 버는 돈도 있지만, 천공의 주 수입원은 정법시대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기부금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모인 신도는, 가입비 성격의 '입도비' 60만 원을 내고, 달마다 회비 10만 원씩을 내야 합니다.


    천공 강연을 듣고 정법시대 간부까지 맡았던 신도 김민식 씨.

    [김민식 / 전 정법시대 간부]
    "부끄럽기도 하지만 사이비 종교화된 그런 단체로 보시면 됩니다. 본인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서 정치권력들하고 인연 관계를 강조를 많이 했던 분입니다. 그런 걸 보고 '우리 스승이 정말 대단하다' 이런 착각을 들게끔 하는 쇼를 너무나 잘하는 분이다."

    천공은 특히 유력 정치인을 많이 데려오라고 지시했다는데요‥

    [김OO / 제21대 총선 낙선자]
    "'정치인을 왜 만나고 싶어 하십니까' 물었더니, 이제는 '자기를 알리려면 유명 정치인이나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요즘 말로 '셀럽(유명인)이 나의 제자가 돼야 내 정법을 대한민국이나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 경험이 있는 신도들이 정치인 포섭에 활용됐다고 합니다.

    [지공]
    "선거 운동도 하는 신도들도 있었거든. 신도들 몇십 명을 끌고 가서 국회도 방문하고 했거든. 세상을 한 번 바꿔야 되겠는데, 정치에서부터 시작돼야 된다는 그런 논리로, 정치 쪽에 손을 대려고 욕심을 부리고 그랬었죠. 신도들은 거기 가서 그런 데 갔다 오면 그냥 ‘아’ 하고서 스스로 도취돼서…"

    천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 자신의 강연을 보라고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승민 / 전 천공 제자]
    "최초 저한테 지령을 내렸던 게 '강의를 일단 300개만 들어봐 달라' 어떤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선지자임을 암시하는 편지 내용과 '박근혜 대통령, 당신은 어떤 인류를 위해 특별한 일을 해야 하는 그런 사명을 갖고 왔기 때문에 스승을 만나야 된다'는 편지를 썼었죠. <답변이 왔습니까?> 될 리가 없죠. 그런데 그런 망상에 빠져 삽니다. 이 사람들이…"

    화려한 인맥을 갖추려는 듯 연예인들에게도 공을 들였습니다.

    [A씨 / 전 천공 제자]
    "명단을 주면서 자기가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만나고 싶어 했던 정치인, 연예인들이 있었나 봐요. 연예인으로는 김OO, 엄OO, 이OO도 있었고… 국회의원도 있는데 말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연예인 유튜브에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천공-김흥국 (지난 8월 9일, 유튜브 '들이대쑈')]
    "(천공스승께서 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가르쳐 주기 위해서 그 천공스승께서…) 나한테 나는 묻는 사람한테만 대답하거든요. (질문 안 하면…) 아무 말도 안 하죠. 간섭도 안 하고"

    천공은 기업들의 기부금을 받기도 했는데요.

    해운 대기업인 장금상선.

    정모 회장 명의로 2017년 3억 원, 기부 재단 명의로 2019년과 지난해에 각각 1억 원씩 기부했습니다.

    정 회장은 정법시대 창립 총회에도 참석했는데요.

    회사 측은 "정 회장이 불교와 도교에 관심이 많고 정법시대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도우려 기부금을 요청받아 지원했지만" 작년에 천공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된 뒤 "연락을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인맥과 친분을 과시한 덕인지, 정치 지망생들이 찾아와 상담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김00 / 제21대 총선 낙선자]
    "<뭘 물어보셨어요?> 배지를 달든, 장관이 되든. 내가 어떻게 될 것인가…(천공이) 될 거래요. 처음에 들어보면 맞는 말 같은데, 집에 와서 생각하면 내용이 없는 거지. 그다음부터는 '회비를 내셔서 활동하시려면, 그래야지 임원의 직책을 가진다'고 그래서 안 갔어요."

    천공은 사회에 거액을 내놓기도 합니다.

    최근엔 장애인 단체들에 잇따라 1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내고 있는데요.

    다만,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21일, 충남 당진시청에 천공이 나타났습니다.

    한 장애인협회에 2억 4천만 원을 기부한 자리인데요.

    한 가지 요구가 따라붙었습니다.

    기부금 수여식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해 달라고 한 겁니다.

    하지만 주최측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 OO 장애인협회 관계자]
    "천공 스승님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틀겠다고 그래서 강력히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렸고요. 정치적으로 자꾸 말도 오르락 내리고 하니까 제가 안 했죠. (천공이) 어떤 분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미지를 바꾸려고 그러셨던 거 아니겠습니까?"

    <스트레이트>는 이날 행사를 마치고 나오던 천공을 두 번째로 만날 수 있었는데요.

    [천공 (지난달 21일, 충남 당진시청)]
    "<혹시 여사님과 아직 통화하세요?> 제가 연락드릴게요. <아직 연락하시는지 그것만 궁금해서 그러거든요.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이 양반 참 끈질기네. <(김건희 여사 측에서) ‘무속 논란’ 때문에 말씀하시지 말라고 이런 증언도 있거든요.>"

    그는 말을 극도로 아꼈습니다.

    측근들은 온몸을 동원해 취재진 앞을 거칠게 막았습니다.

    옷을 잡아당기고 카메라를 손으로 가렸습니다.


    천공의 조직이 커지고 돈이 쌓이면서, 정법시대 내부의 분란 조짐도 엿보입니다.

    회비가 천공 개인 돈처럼 쓰이고 있다며, 최근 경남 지역 신도 39명이 회비 2억 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천공이 쓴 회비의 사용 내역은 물론, 회계 감사 보고서도 없다고 하는데요‥

    천공은 이런 움직임을 "야당과 손잡은 정치 공세"라며 반격했습니다.

    [천공 (지난달 2일, 전국 임시이사회)]
    "반대파들이 붙어서 야당하고 손을 잡았어. 나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공작을 해서… 박근혜 한 사람을 탄핵시켜서 하야시켰으면 됐지. 또 이제 이 맛을 보니까 공작 정치를 (하고) 여파를 계속 이어간단 말이죠. 거기에 딱 걸린 게 내가 걸려 버린 거야. 내가 대단한 사람 맞긴 맞는 것 같아."

    오히려 해외로 진출해 교세를 확장하겠다는 듯한 포부도 밝혔습니다.

    [천공 측근 (지난달 2일, 전국 임시이사회)]
    "2023년 4월경 모로코를 출발해 에티오피아까지 총 52개국이라는 나라가 합쳐 있는 아프리카입니다. 17개 국가 원수께서 스승님을 공식으로 초청하는 내용입니다. 세계로 가는 미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엔 주지사가 직접 초청을 합니다."

    몇 해 전,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이른바 '비선 실세'의 악몽.

    그저 인터넷 뜬소문이나 괴담쯤으로 여기기엔, 이미 공론의 장에서 심각한 화제가 된 지 오랩니다.


    [박지원/전 국정원장 (지난 1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영국 가셔서는 조문하지 말라' 하는 게 뜨고. 또 이번(10.29 참사)에는 '조문 다녀라' 하니까 6일 내내 다니잖아요."

    [박지훈 변호사]
    "우연의 일치인가요?"

    [박지원/전 국정원장]
    "천공이 하면 다 들으니까. 이게 무당 정권인가 점쟁이 정권인가, 이렇게 의심스러워지죠."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경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
    "많은 국민들은 천공과 건진법사 등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의혹 해소 노력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행보마다 천공의 그림자가 아른거립니다. 대통령이 정·교분리를 위반하고 있다면 탄핵 사유이자 죄악입니다."

    [문성호 국민의힘 대변인 (지난 4일, YTN 라디오 '이슈&피플')]
    "저도 거기(절연 주장)에 동의하고요. 이런 분의 발언을 지금 우리가 공식적인 방송에서 이야기해야 된다는 게 제 스스로 참 창피합니다."

    평범한 시민들 역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걱정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조정환 / 서울 강서구]
    "저는 그게 사실일까 사실 의심은 돼요. 국정 운영하는 걸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그냥 보통의 사람들의 상식이면 그렇게 안 하잖아요."

    의문이 꼬리를 무는 상황을 계속 방치해선 안 된다는 충고도 나왔습니다.

    [박정휘 / 경남 창원시]
    "우리 국가의 이미지라든지 이런 부분에도 상당히 좀 부정적인 그런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 같고요. 확실하게 해소를 해야 되지 않나…"

    [강순란 / 전남 여수시]
    "대통령이 나서서 딱 '아닌 건 아니다' 말하고 자를 거 자르고 이렇게 해야지. 분명히 해야지, 국민들도 안심하고 할 텐데 계속 부인도 안 하고 정확한 답변이 없잖아요."

    시중의 온갖 풍문에 왜곡이나 과장은 없는지,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인지, 취재하는 내내 궁금했고, 지금도 의문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있습니다.

    국정의 혼란이 커질 때마다 우리가 선출하지도 않은 '가짜 권력'을 떠올리게 된다는 겁니다.

    이건 대통령에게도, 국민에게도 불행입니다.


    저희는 시청자인 국민을 대신해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와 천공의 인연, 지금의 관계, 또 가시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 등 여러 가지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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