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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대화' 아닌 '진압'에 무릎 끓은 화물연대‥윤석열의 '법과 원칙'은?

[스트레이트] '대화' 아닌 '진압'에 무릎 끓은 화물연대‥윤석열의 '법과 원칙'은?
입력 2022-12-11 20:57 | 수정 2022-12-1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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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운임 확대하라! 안전운임 확대하라!"

    12월 31일 폐지되는 안전운임제 지속·확대 요구하며 파업 돌입

    [윤석열 대통령]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16일 만에 파업 철회

    [이봉주 / 화물연대 위원장]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때문에 저희 조합원들이 흩어지고 하는 모습들이 너무 가슴이 아팠고요‥"


    "사랑하고, 죄송합니다."

    화물연대 파업이 16일 만에 끝났습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을 귀족 노조의 명분 없는 불법 행위, 정치 투쟁으로 규정했습니다.

    시작부터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고, 노조는 대화 상대가 아닌 제압 대상이 됐습니다.

    파업 기간, '법과 원칙'에 따른 정부의 엄정 대응이 결국 통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권리를 찾기 위한 집단행동은 너무나 쉽게 혐오와 응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인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파업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했습니다.

    타협도 없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불법 파업]의 악순환을 끊어…"

    그리고 업무개시명령.

    첫 카드부터 초강수를 꺼내 들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 시멘트 분야의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합니다."

    장관들은 형사처벌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추경호 / 경제부총리 (지난달 29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입니다. 운행 정지 및 자격 정지뿐만 아니라"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달 29일)]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까지도 동시에 함께 받게 됩니다."

    이후에도 계속된 대통령의 강경 발언‥

    [윤석열 / 대통령 (지난 4일)]
    "경제 전체를 화물연대는 지금 볼모로 잡고 있습니다.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입니다."

    다음 날엔 화물 연대 파업을 '북한의 핵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은 화물연대 파업을 체제 전복 시도로 몰아가며 노골적인 색깔론 공세를 펼쳤습니다.

    [성일종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6일)]
    "[북한에 동조]하고, 국민 경제의 혈맥인 물류를 인질 삼는 집단의 이기주의가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공정보다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말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언제 이렇게 일사불란했나 싶을 정도로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도 발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심지어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까지 꾸려졌는데요.

    중대본이 운영된 2004년 이후 노조 파업으로 중대본이 설치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지목됐던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이렇게 파업으로 재난이 발생했다며 중대본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달 28일)]
    "극소수 강성 [귀족노조] 수뇌부가 주도하는 이기적인 집단행위로 국민경제가 휘청거리고, 다수의 선량한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악습은 이제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지난달 28일)]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 나아가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하여 [예외 없이 사법 조치]할 방침입니다."

    이날 오후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이 예정돼 있었는데도 이렇게 말한 걸 보면, 협상 의지는 아예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다음 날 곧바로 업무개시명령이 나온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이은주 / 정의당 원내대표 (지난달 29일)]
    "마치 준비된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는 군사작전이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정부가 벌이는 군사 작전의 최정점은 오늘 국무회의에 올라갈 업무개시명령입니다.

    실제 국토부가 만들어 둔 화물연대 파업 대응 매뉴얼을 보면요.

    258쪽에 달하는 분량에서 이번처럼 '심각' 단계에서도 대화와 협상 얘기는 단 두 문장뿐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파업을 어떻게 보는지 더 분명해지는데요.

    "불법 운송거부 집단의 지도부를 검거한다"
    "경찰 정보 활동을 강화한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자를 일제히 검거하고, 명동성당이나 조계사에 집행부가 잠입하지 못하게 차단한다"

    이 매뉴얼엔 각 부처가 해야 할 역할도 상세히 적어놨는데요‥

    고용노동부 역할은 더 노골적입니다.

    "민주노총, 운송하역노조 지도부 및 지역별 노조 동향을 파악해 관계기관에 전파한다"고 돼 있습니다.

    심지어 파업 참가자 가족을 설득할 때 쓸 전화용 원고까지 마련해놨는데요.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그동안 받고 계시던 유가보조금도 6개월간 지급이 정지될 수 있어 가사에 큰 타격이 있을 것입니다."

    이 밖에도 파업을 계속하면 계약이 깨지고, 가장이 일자리를 잡지 못할 거라고 하라는 사실상 협박성 문구들도 보입니다.

    대통령부터 정부 책임자들이 이렇게까지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유는 뭘까요.

    "화물연대 파업은 불법"이라는데 초점을 맞춰뒀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불법'이라는 걸까요.

    먼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얘기 들어보시죠.

    [원희룡 / JTBC 인터뷰]
    "화물연대든 개인이든, 정당한 사유 없이 운송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불법으로 돼 있습니다. (..) 어떤 물건이나 어떤 용역 서비스에 대해서 독점하고 있는 경제 주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공급을 거부했을 때 이를 매점매석으로 처벌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요약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파업을 해서 불법이라는 건데요.

    그럼 운송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뭘까요?

    국토부에 물어봤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쉽게 말해 정부를 상대로 한 파업은 꿈도 꾸지 말라는 소리죠.

    그리고 또 한 가지.

    화물 기사들의 집단 파업 자체가 불법이란 건데요.

    노동 3권을 규정한 헌법 33조를 보겠습니다.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돼 있죠.

    그런데 화물 기사들에겐 단체행동권, 즉 파업권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개입 사업자이기 때문이란 논리입니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 ILO는 화물연대를 보호받아야 하는 노동자로 봐야한다며 우리 정부에 꾸준히 권고해왔습니다.

    [윤애림 /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ILO(국제노동기구)가 한국의 화물연대를 꼭 집어서 '이 사람들은 결사의 자유 협약에 따라 보호받아야 되는 노동자다'라고 권고한 것도 무시하고, 오로지 '우리가 판단할 때 이 사람들은 (노동자가) 아니야'라는 얘기만 하고 있는 거죠, 지금."

    설령 정부 말대로 화물 노동자가 개인사업자라 하더라도, 업무개시명령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해석도 있는데요‥

    개인 사업자가 일을 안 한다고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제로 일을 시키는 게 가능하냐는 겁니다.

    [한상희 /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업무 개시 명령은 운송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운송을 하라고 명령을 하고요."

    노동력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그것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처벌하는, 바로 그래서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강제 노역]에 해당됩니다.

    업무개시명령으로 노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화물연대의 호소에 급기야 국제노동기구, ILO까지 개입에 나섰습니다.

    정부에 공문을 발송해, '결사의 자유 협약' 위반 가능성을 언급한 건데요.

    하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ILO의 개입은 "공식 절차가 아닌, 의견 조회에 불과하다"며 조약 위반 의견을 보내온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 와중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섰습니다.

    공정위 조사관 10여 명이 화물연대 사무실에 들이닥쳤습니다.

    화물연대 반발로 내부 진입은 무산됐습니다.

    공정위는 원래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와 독점을 막는 기관인데 무슨 일로 화물연대를 찾았을까요.

    [안남신 /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 (지난 2일)]
    "담합 행위가 있는 건지 그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좀 나온 겁니다."

    [김태영 /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 (지난 2일, 통화 음성)]
    "대통령 한마디 하고 장관 한마디 했다고 그래서 그거 따라 가지고 공정위가 움직인다는 것이 공정위는 기업들 담합하고 하는 그런 것들을 부당한 거를 제지해야지. 어디 노동자들을 갖다가 그렇게 하시는 게 어디 있습니까. 예?"

    공정위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사업자들 간의 담합이라고 보는 겁니다.

    특히 이번엔 신고를 받고 나온 것도 아니고, 직권으로 조사에 나섰는데요‥

    이것도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공정위가 화물연대 파업에 개입하는 건 19세기에나 가능했던 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애림 /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19세기에 각국에서 그야말로 노동 기본권이라고 하는 걸 인정하지 않고, 노동법이라고 하는 게 만들어지기 전에 그랬거든요. 노조로 모이는 것도 범죄 행위이고, 왜냐하면 시장 질서를 교란을 하는 것이고.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나오고 있는 것은 도로 노동법이 없던 시대인 [19세기로 돌아가는 거를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죠."

    공정위는 또 탈퇴한 조합원의 명단까지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조합원 명단은 노조 활동 보장을 위해서 노동조합 신고할 때도 안 낸다고 합니다.

    [윤애림 / 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공정위가 도대체 무슨 법적 근거와 무슨 타당성을 가지고 조합원 명부까지. 그리고 뭐 탈퇴자는 누구이고, 이걸 내놓으라고 하는가. 이것 자체가 노동조합에 대해서 충분히 위협 효과가 있기 때문에‥"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 귀족 노조의 이기적 투쟁, 테러에 준하는 범죄.

    이번 파업에 대해 쏟아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들이 연일 주목을 받았죠.

    그럼 이런 비난에, 일당을 포기하면서까지 파업에 참여했던 이유는 뭐였을까요?

    화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유회사에서 휘발유를 받아, 주유소로 납품하는 유조차 기사 백상현 씨.

    10여 년 전 일을 시작한 뒤로, 집에 있는 시간보다 차에 머문 시간이 더 많다고 합니다.

    [백상현 / 화물 노동자]
    "보통 시간에는 한 12시간 정도? '집중출하 시간'에는 거의 18시간 정도 하죠."

    정부는 이들을 개인 사업자라고 하지만,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도 없다고 합니다.

    정유사가 직접 배차를 하는데, 이를 거절하거나 일감을 줄이겠다고 하면 곧바로 보복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백상현 / 화물 노동자]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반발을 하면은 쉽게 얘기해서 ['보복 배차']라는 용어도 또 하나가 있습니다.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그런 곳을 집중적으로 배차를 넣는 거예요. 말 그대로 노예처럼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러다 보니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고, 사실상 회사에 종속돼있는 겁니다.

    [박명환 / 화물 노동자]
    "흔히 하는 얘기는 우리는 갑, 을‥ 병 아닙니까, 병. 을도 아니에요. 갑 정유사, 을 운수회사, 우리 병. 병이 무슨 얘기를 합니까?

    갑자기 일감이 몰리는 이른바 '집중 출하 기간'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2박 3일 혹은 3박 4일 동안 잠도 거의 못 자고 기름을 운송합니다.

    [박명환 / 화물 노동자]
    "물량이 많이 몰린다고 그럴 때는 새벽 1시에 나와서 그럼 몇 시간, 그럼 한 스무 시간 이상을 일하고, 그 다음 날 또 새벽에 배차가 나오잖아요. 그게 며칠씩 이루어진다고. 그걸 누구한테 하소연합니까? 사고 나면 사고 난 사람이 모든 책임을 다 지는 거예요."

    새벽 시간 영하의 기온일 때도 히터 없이 차에서 쪽잠을 자야 하는데, 워낙 피곤해 추운 줄도 모른다고 합니다.

    [백상현 / 화물 노동자]
    "(이런 곳 잠이 오세요?) 아, 너무 피곤하면 와요. 네. 그냥 한두 시간. 혹시 못 깰까 봐 알람 맞춰놓고 자요."

    그렇게 일해서 버는 돈은 얼마나 되는지 물었습니다.

    [백상현 / 화물 노동자]
    "할부가 250에서 300만 원 정도 나가고 있고요. 기름 값만 해도 한 달에 500만 원 이상 나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고정지출비와 그다음에 소모품 나가는 거, 유류비 나가는 걸 제했을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250에서 350만 원 사이로 저희가 갖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정부와 여당 의원들은 자신들을 '귀족 노동자'라고 부른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박명환 / 화물 노동자]
    "저금을 해놔야 되는데, 저금할 저것도 없이 지금 잔액이 150만 원 남았죠. 이게 저기 과연 귀족 노동자의 급여 통장이냐고."

    화물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2시간, 매달 300시간 가까이 일하고 보통 3백만 원 안팎을 법니다.

    그럼 지난 2020년 도입된 안전운임제를 적용받는 시멘트 화물차 기사의 소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201만 원이었던 소득은 제도 시행 이후 424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시급 5천 원 수준에서 시급 1만 2천 원 정도로 높아진 겁니다.

    노동 시간은 375시간에서 354시간으로 다소 줄었습니다.

    이들에게 안전운임은 사실상 법으로 고정 받는 최저임금인 겁니다.

    지난 6월 정부와 화물연대는 파업을 접으면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에 합의했습니다.

    접점을 찾은 듯했지만, 알고 보니 당시 합의를 놓고 양측 해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화물연대는 '일몰제 폐지', 그러니까 안전운임제의 영구시행으로 해석했지만, 정부는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일 뿐 '일몰제 폐지'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 해석의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도 없었습니다.

    손 놓고 있었던 건 국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2월 31일, 안전운임제가 폐지된다는 걸 모두가 알면서도 지난 6개월 동안 국회에서 관련 회의가 열린 건 지난 9월 29일, 단 하루였습니다.

    지난달 파업 직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안전 운임제 법안이 상정될 계획이었지만 이조차 무산됐습니다.

    민주당이 '용산공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국민의힘이 국토위 모든 회의를 거부하면서 토론이 원천 차단된 겁니다.

    [심상정 의원 / 국회 국토교통위]
    "서로 골치 아프면은 그냥 책상 속에다 서랍 속에다 넣어놨다가 회기 끝나면 자동 폐기되는 이게 국회의 아주 나쁜 관행이거든요. 이번 화물연대 법안도 국토위원회에서 다시 재상정해서 책임 있게 논의를 해야 하는데. 한 번도 논의도 안 됐고, 상정조차 안 됐다. 그건 국회의 직무유기죠. 저도 국토교통위원회 일원으로서 정말 책임감을 크게 느껴요."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오롯이 화물연대에만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충분히 답을 찾아낼 수가 있었을 만한 시간이 이미 주어졌는데 그거를 정부가, 여야가 사실 직무유기했다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대화는 전혀 안 한 채, 한 쪽에서 그걸 문제 삼아 파업한다고 하니까, 그러니까 거기에 바로 그냥 주먹을 내미는 그런 식의 태도가 이후에도 계속 되풀이되지 않을까, 라고 하는 게 걱정이 되는 얘깁니다."

    그래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상승 추세인데요.

    9월 비속어 논란 때는 24%까지 떨어졌는데, 그제 33%로 올랐습니다.

    이런 흐름은 반대로 화물연대가 여론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지난 1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를 보면요.

    화물연대가 파업을 자제해야한다는 응답이 58%로 정당한 단체행위라는 답변 34%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참에 화물연대의 낡은 투쟁 방식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쇠구슬 테러에서부터 비조합원 협박까지.

    파업 기간 벌어진 폭력 사태에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렀다는 건데요.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오히려 화물연대한테는 곱지 않은 국민들의 시선이 더 곱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을 하면서 현장에 여러 가지 단속이 더 잘 될 필요는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물 기사들은 화물연대 밖에 기댈 곳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윤규형 / 화물 노동자]
    "정유사 돈 많이 벌었잖아요. 좀 우리를 좀 미리 알아서 대우했으면‥ 화물연대 (가입) 왜 합니까. 누가 도와줬어요? 사실, 화물연대밖에 없어요. 우리 도와준 데가. 그래서, 화물연대 하는 것이지. 우리가 뭐 나라를 괴롭히려고 뭐 하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파업 철회에도 정부는 강경 기조를 이어갈 태세입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파업 직전 제안했던 안전운임제 3년 연장도 이젠 못 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은혜 / 대통령실 홍보수석 (그제, 파업 철회 직후)]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는 우리 경제와 민생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줬습니다. 화물업계의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피해 규모가 정말 천문학적인가‥

    살펴보겠습니다.

    업계는 '출하 차질' 규모를 최소 3조 5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출하 차질' 규모란 운송이 멈춰 선 제품의 단가와 규모를 곱한 걸 말합니다.

    이 액수에 대해 산업부조차 실제 발생한 피해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창고에 물건이 너무 쌓여 생산을 멈추거나, 운송이 멈춘 제품들을 버리는 등의 일은 아직 거의 없었다는 거죠.

    화물연대가 백기를 들고 빈손으로 복귀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진 뒤.

    윤석열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대통령의 법과 원칙, 과연 언제까지,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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